사실 이런 류의 글을 내 블로그에 올리지는 않는다. 내가 검증할 수 없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글은 검증을 굳이 안해도 믿을만 하다. 기자나 PD들의 취재관행을 어느 정도 알기 때문이다.
"제 질문에 답하시지 않으시면 "즉답을 피했다""할 말이 없다"로 나갑니다"라는 말은 협박이다. 이 말의 은연중에 잘못을 인정하는 뉘앙스를 풍기로 앞뒤로 글이나 영상으로 약간만 편집을 해주면 바로 "당신들이 말하는 것이 맞다"로 변한다.
이 글이 사실이면 (앞서 말했지만 난 사실이라 믿는다) 해당 PD는 문책을 받든지, 퇴사시켜야 한다. 20대 후반PD라면 이제 겨우 꼬마PD든지 아니면 연차가 2~3년 안쪽이라고 본다. 그런 PD가 이런 식의 취재를 했다면 이후 그가 커서 프로그램 하나를 통째로 지휘할 때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너무나 뻔하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저널리즘. 취재원과 취재대상을 생각하기보다는 시청율과 나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영상이 양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세상의 빛을 좀더 밝게, 어두운 면을 없애려는 기자와 PD들도 많다. 진정 사람들을 도와주려는 그들을 위해서라도 분명 시정되어야 한다.
원문 그대로를 옮긴다. 현재 다음 아고라와 MBC 게시판등에 게시되어 있는 글이다.
-아해소리-
---------- PD님껜 밥줄이었지만 아이에겐 '생명'이었습니다 --------------------------
실명게시판이라 글을 쓰기가 망설여졌지만, 너무 억울한 일이라 이름을 걸고 글을 씁니다.
오늘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MBC 생방송 오늘아침"에 방송된 '무서운 10대, 차도 훔친다'편의 문제아(?) 담임선생님입니다.
제일 처음에 사건내용을 알고나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건은 사건이고 다시 처음부터 지도하리라......'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긴 하지만, 제게는 그저 똑같이, 아니 더욱 더 신경썼던 '제자'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니, 다시 학교로 돌아온다면 다른 방법을 써서라도 아이를 지도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죠. 그런데, 제가 첫번째 실수를 하고 맙니다. 방송국을 믿었던거죠.
방송국 담당PD(김모 PD)가 와서는 제게 취재를 요청합니다. "그 아이의 평소생활태도라던가 어떤 방침으로 지도하셨는지 알고싶습니다. 방송취지는, 초등생들이 '처벌'받지 않는 다는것을 알기에 자꾸만 재범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그 제도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취지이니 협조해주세요"
믿지 못하고 처음엔 거절했습니다. "아무리 잘못했어도 제 제자입니다. 제가 어떻게 제 제자의 잘못된 생활태도를 방송에서 말합니까? 그렇다고 거짓말로 '품행바른 아이였다'고 말할 수도 없고, 저는 싫습니다."
바빠죽겠는데, 1시간동안 저랑 교장선생님을 설득했습니다. 계속 거절했죠. 그랬더니 거의 막바지에 이야기하더군요. "만약, 인터뷰 불응하시면 학교측에 재차 취재를 요구하였으나 '할말이 없다'며 노코멘트로 일관하여 취재할 수 없었습니다 라고 방송 내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 같이 출연한 전문가들이 학교 왈가왈부 씹어대면서 '학교를 무엇을 했는가?'라고 이야기할겁니다. 그렇게 할까요?" 말이 설명이었지, 무서운 협박처럼 들리더군요. 저, 사실 그렇게 방송나가면 너무나 억울한 한사람입니다. 5학년때부터 그녀석 인간 한번 만들어보겠다며, 육상전문코치 찾아다니면서 육상을 배워서 그녀석 아침마다 가르쳤습니다. 그 좋은 운동신경 다른 방향으로 쓸까봐요. 대회에서 여러차례 입상도 시켰구요. 그리고, 장기결석이 이루어지기 시작했을 때, 그녀석을 돌보고 있는 깡패두목 혼자서 찾아갔습니다. 그리고는 '아이 초등학교 졸업은 시켜야하지 않겠냐'고 매달리다시피 하여 다시 빼내오기도 했습니다.
교사로서의 밥줄목숨 걸고 심하게 때리기도 했습니다. 우는 갓난아이 뒤로 하고, 밤 11시에 놀이터에 가서 불량배들 10명 모여있는 곳에 가서 녀석 뒷덜미 붙잡고 다시 끌고오기도 했습니다. 저라고 겁이 없겠습니까?
매일 아침 8시 40분까지 출근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매일 아침 8시에 녀석의 노숙지를 들렀습니다. 학교 데리고 오려고...... 1주일에 한 두번쯤은 밤 11시에 놀이터로 가서 그녀석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했습니다. 집으로 보내면 사고칠까봐 제가 퇴근하는 시간까지 학교에 붙잡아두고 자장면이며 피자며 사주고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취재거부'라는 이름으로 방송이 될거라고 겁을 주더군요. 취재에 응했습니다. 취재의 취지가 '10대들이 촉법소년이라는 빈 틈을 타고 범죄를 계속하고 있다. 이것을 막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로 기획되었음을 재차확인한 후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후에 알게된 내용이지만, "맘 변하셔서 인터뷰 응하지 않으셨으면, 몰래카메라로 선생님 미리 찍어둔 것 그대로 내보내려고 했어요." 이러더군요...... ㅎㅎ. 잔인한 김PD
그런데, 인터뷰가 끝나고 제게 부탁을 하는겁니다. "선생님! 우리 그 아이좀 인터뷰할 수 있게 해주세요." "PD선생님께는 취재와 인터뷰가 밥줄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그것은 씻지 못할 마음의 상처가 될 것이고, 그것은 곧 아이에게는 생명인겁니다. PD님에게는 밥줄...... 아이에게는 생명......" 알았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깨끗하게 취재를 접는 것 같았습니다. 여기서 두 번째 제 실수가 생깁니다. 분명히 주변에 맴돌면서 녀석을 다시 취재할 것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으면서도, 녀석에게 '조심해라'라는 말을 안해주었고...... 좀 더 감싸안고 데리고 있지 못했습니다. 역시나 일이 터졌더군요.
녀석이 분명 잘못을 안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잘못에 대해서 뉘우치고 있고, 학교에서 다시 한번 잘 지도해보려는 녀석에게 꼭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취재를 해야만 했고, 그것을 그 가족들이 생생히 지켜보도록 해야했습니까?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것이 만고불변의 진리이거늘 꼭 비참한 모습을 몰래카메라로 찍어서 내보내야만 했었나요? 취재원이 동의하지도 않은 내용을 방송했어야 했나요? 전화를 걸어서 PD에게 따졌습니다.
"그렇게 몰래카메라 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했어요?" "학교에서는 안했잖아요......" 정말 말이 안나오더군요.
녀석...... 많이 충격받을까봐 조심스럽게 이야기했지요. "할머니도 방송보셨을거야. 너, 혹시 어제 그 기자님들 만났었니? 하기 싫으면 이야기 안해도 된다고 했자나...... 왜 이야기 했니? 그거 몰래카메라로 다 나왔는데...... 근데, 별 내용 아니고, 좋은 내용으로 나왔으니까 괜찮을거야...... 괜찮으니까, 앞으로 학교 열심히 나오자...... 알았지?"
녀석 떫떠름한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거리더군요...... 담임선생님에 대한 믿음마저 깨져버렸으니, 분명 또다시 학교를 안나오고 제2 제3의 범죄를 저지를까 두렵습니다. 그 뿐입니까? 할머니를 취재한 내용조차 동의를 구하지 않은 몰래카메라였습니다. ㅎㅎ. 그런데, 방송법상 '음성변조'와 '모자이크'처리를 하면 법을 어긴 것이 아니라서 괜찮다고 하네요...... 법적으로만 괜찮으면 도의적 책임조차 없는건가요?
이번에 방송된 10대 '촉법'의 위치에 있는 아이가 범죄를 저지르면 도의적 책임조차 없는건가요?
정말 너무들 하셨습니다...... 게다가 본래 설명한 방송취지와는 너무도 다르게 방송된 내용! 그것이
'촉법'의 한계를 넘어서는 법적구조적 제도를 만들어야한다는 내용의 방송이었나요? 누가 보더라도 가쉽거리가 될 수 있는 '한 초등학생의 끊임없는 타락'이었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학교와 교사부분은 더 가관입니다.
앞에서는 '정말 많이 노력하셨네요' 해놓고서는 실제 인터뷰내용은 앞뒤 다 짜르고 다짜고짜 "사고치면 사실상 학교에서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부분...... 정말 편집의 기술 대단하십니다.
저, 혹시라도 이런 불미스러운 경우를 대비해서 인터뷰 전에 '서약서'를 받아두었습니다. '본래의 방송취지를 어기고 방송될 시 명예훼손 및 관련법상 일체의 책임을 지겠습니다.'라는 것이 그 주요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혹시 몰라서 방송부 아이를 시켜서 PD의 동의 하에(저는 비겁하게 몰카같은 거 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인터뷰하는 모습 전체를 녹화해두었습니다. 법을 지켜서 취재를 하였을 것이니 분명 법적처벌까지는 어렵겠지요? 하지만, 저는 서약서와 테이프를 발판으로 이 문제를 사회적 이슈화로 만들려고 합니다. 시청률을 위해서 학교, 교사, 그리고 한 아이의 인생을 밟아버리는 이런 방송취재관행은 반드시 응징되어야합니다.
열심히 협조한 취재원이 이런 형식으로 매도되어서는 안됩니다. 아이가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사법기관에서 학교로 돌려보냈다는 것은 분명 다시 '교육'의 여지가 있기에 돌려보낸 것인데, 한 아이의 꿈과 인생을 '선정적보도'를 위해 희생시키다니요. 김모 PD님의 승진을 위해서 반드시 몰래카메라가 필요했고, 주민들의 '악담'이 필요했을지 모르지만, 아직 커가는 아이이고, 개선의 여지가 보인다면 주위에서 가만히 지켜봐주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알아주셨어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청자 여러분과 이 글을 읽고계신 모든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절대 '취재'에 동의하지 마시라는겁니다. 분명 그들은 우리보다 많은 방송법을 알고 있고 그것을 악용하여 한 사람의 인생과 노력쯤은 손쉽게 밟아버리니까요...... 많은 포털사이트와 방송국, 청와대 신문고 게시판에서 김PD님을 만나뵙길 빕니다. 곧......
(저는 이렇게 흥분한 가운데에서도 김PD님의 신분을 감싸드렸습니다.)
P. S : 여기서 말하는 김PD님은 '생방송 오늘아침'프로의 팀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퉁퉁하고 겉으로 보기엔 사람좋아보이는 20대 후반의 남자PD분을 이르는 것을 분명히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