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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은 자극적인 것을 좋아한다. 전직 국무총리 아들이자 현직 서울대 교수가 영화제 한국 유치와 관련해 수억 원어치의 접대를 받아 사기 및 협박 혐의로 고소를 당했지만, 정작 대중들의 시선은 그 술자리에 나온 여배우로 꽂혔다.

이는 뭐 지금 현재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해당 여배우로 지목된 박현진과 그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나탈리’가 1,2위를 다투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해당 교수로 지목되는 노경수 교수도 검색어에 올랐다)

내용은 서울의 한 룸살롱에서 술 접대가 벌어졌고, 그 자리에 박현진이 나왔으며, 해당 교수가 향응의 대가로 500만원을 건넸다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해당 교수는 “박현진이 영화배우인 줄은 나중에 알았다. 돈을 건넨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뉴스를 보다가 재미있는 것은 방송 화면이었다. 뻔히 영화 박현진이 첫 여주인공으로 나선 ‘나탈리’의 한 장면이었다. 물론 ‘나탈리’가 지난해 흥행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3D 영화이며, 파격적인 정사 장면이 등장해 영화 홍보 초반 관심을 끌었던 점을 감안하면 무리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모자이크 처리를 했다하더라도 해당 영화를 직접적으로 삽입하는 것은 아니었다 싶다.

이유는 우선 해당 교수가 돈을 건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사실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술자리에 나온 여배우는 순식간에 ‘성접대’ 수준으로 올라갔다. 방송 어딘가에도 그런 이야기는 안 나오지만, 이미 네티즌들의 추측은 여기까지 이르렀다. 그러면서 여배우의 반론 혹은 입장은 나오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방송에 영화 장면 삽입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여배우가 술접대 자리에 나왔다”는 팩트라 할지라도 앞뒤 구분없이 그 여배우가 그 술 자리에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는 상태에서 한 여배우는 또 매장당하는 분위기가 된 것이다.

장자연 사건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동시에 그러한 일이 또 생기기 방송이 바라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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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



방송은 충분히 조작 가능하다. 이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 조작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잘 모른다. 일반 가정에서 TV 2~3대씩 같은 공간에 놓고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사람들은 잘 선택해 방송을 봐야한다. 사실만 전달하는지, 아니면 진실을 말하는지 알아야 한다.

20일 새벽 용산에서 벌어진 참사에 대해서 보도한 KBS와 MBC의 방송을 보면 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둘 다 내용을 보면 큰 차이가 없다고 느낄 수 있지만, 뉴스의 흐름과 화면을 보면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두 방송사가 20일 9시 뉴스를 통해 용산 참사를 다루는 첫 기사를 보자

KBS 9시 뉴스

철거민들이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합니다. 화염병 투척용 새총까지 등장했습니다. 곧이어 경찰은 물대포를 앞세워 강제 진압작전에 돌입합니다. 경찰특공대가 탄 컨테이너가 기중기에 매달려 철거민들이 저항하고 있는 옥상 망루로 접근합니다.

철거민들이 컨테이너에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히 저항하자 경찰은 사방에서 물대포를 쏘며 철거민들을 압박해나갑니다. 계단을 통해 진입한 경찰 특공대가 옥상으로 가는 철문을 절단기로 뜯어내고 진입합니다.

상황이 종료됐다 싶은 순간, 옥상으로 통하는 계단 쪽에서 불길이 치솟고, 놀란 경찰관들이 황급히 빠져나옵니다. 곧이어 폭발음과 함께 망루가 시뻘건 불길에 휩싸입니다. 쏟아지는 물대포도 불길을 잡기엔 역부족입니다.

이 불로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원 한 명이 목숨을 잃었고 옥상에서 뛰어내린 지 모 씨는 중태에 빠졌습니다. 또 진압과정에서 경찰관 12명과 철거민 5명이 다쳤습니다. 끝까지 저항하던 철거민 20여명은 모두 경찰에 연행됐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경찰이 진압작전에 나서자 건물 옥상에서 농성을 하던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지며 강하게 맞섭니다. 출근 시간을 앞둔 오늘 아침 서울 용산의 재개발 지역 5층 건물.

농성중인 철거민을 해산시키기 위해 경찰은 10 톤짜리 기중기를 이용해 경찰 특공대원들을 태운 컨테이너를 건물 옥상에 접근시켰습니다. 철거민들은 옥상에 설치해 놓은 망루 안에서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의 진압작전에 대항했습니다. 망루 안에는 대여섯 명의 철거민들이 있었고 옥상은 물과 기름이 뒤섞여 있는 상태였습니다.

경찰 특공대원들이 옥상에 투입된 직후 화염병을 만들기 위해 쌓아 놓은 시너 70여 통에 갑자기 불이 붙었습니다. 순간 망루는 펑 소리와 함께 폭발했고, 망루 안에 있던 농성 철거민 5명은 빠져 나오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농성중인 철거민들은 재개발이 추진 중인 이 지역에서 세를 얻어 영업을 하던 상인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보상 문제를 놓고 갈등을 벌이다 어제 오전 빈 건물에 들어가 농성을 시작했고, 경찰이 곧바로 해산작전에 나서자 화염병을 던지며 맞서 왔습니다.

경찰은 철거민들이 농성을 시작한 지 하루가 지난 오늘 아침, 특공대원들을 투입해 진압에 나서 2시간 만에 작전을 완료하고 철거민 25명을 현장에서 연행했습니다.



 

차이점을 느끼는가. KBS는 뉴스 첫 화면이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지고 투척용 새총을 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경찰의 친절한(?) 안내방송 후 진압작전에 들어가는 화면을 보여줬다. MBC는 경찰의 진압작전을 먼저 보여주고 철거민들이 이에 대항하는 모습을 이어서 보여줬다. 미묘한 차이지만 받아들이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준다. 싸움에서 '누가 먼저 시작했는가'는 일반 사람들도 느끼듯이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용도 보면 웃기지도 않는다. KBS는 "쏟아지는 물대포도 불길을 잡기엔 역부족입니다"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사실 불이 확산된 결정적인 이유는 이 물대포때문이다. 시너 등 인화물질이 버젓이 있는지 알면서도 철거민들은 제압하기 위해 물대포를 뿌리는 바람에 도리어 좁은 망루에 불이 더 급속히 옮겨붙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치 듣는 시청자들에게는 불을 잡기 위해 물대포를 쏜 것처럼 보여질 수 있다. 순식간에 '착한' 경찰이 되어버린 셈이다.

비록 한 꼭지일 수 있지만, 방송사 메인 뉴스의 첫번째 꼭지의 무게감은 대단하다. 이후 이어지는 후속보도의 방향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인식의 방향타를 설정한 후 이어지는 후속 보도는 결국 앞서 잡힌 느낌대로 따라간다. KBS가 1월 1일 보신각 '편집 신공'에 이어 여러차례 재미있는 편집본을 보여주는 듯 싶다. 뉴스 보도에까지 예능식 편집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 아해소리 -

ps. 사망한 사람들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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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