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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해'가 평소 가지고 다니는 물품들 중에 배터리라는 것이 꼭 필요한 제품이 무려 4가지 (싸가지 아니다). 3년 정도 사용한 노트북과 오래된 기종이지만 이제 막 바꾼 휴대폰 그리고 동영상 플레이가 가능한 MP3와 조금 오래된 작티.

뭐 전체적으로 꼭 따져보지는 않았지만, 대개 노트북은 풀로 사용하면 3~4시간 정도 가는 편이고, 휴대폰은 하루에 배터리 한번정도는 갈아준다. MP3는 하루 정도 가는 편이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 작티는 2~3일 사용한다. 문제는 동영상을 플레이했을 때다. 노트북은 2시간 정도에서 끝나고, 휴대폰이나 동영상이 재생되는 MP3는 말할 것도 없다. 여기에 DMB 등을 켜놓으면 배터리가 2개 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기기 별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꼭 '이거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배터리 때문에 신경 쓰는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많은 기능을 보유할수록 배터리는 더 많이 더 빨리 자신의 능력을 저하시킨다. 고유의 기능만을 담당할 시에는 의외로 오랜 시간 목숨을 연명한다. 그런데 이게 참 완전방전에 완전충전을 지향하는 입장에서 3시간짜리 배터리가 1시간만 남은 경우 고민에 빠진다. 충전을 해야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 말이다. 노트북 배터리 1시간은 순식간이다.

어느 하루는 우연찮게 노트북, 휴대폰, MP3 모두가 배터리가 방전됐다. 전날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일이 폭주하는 바람에 손쉽게 배터리가 나간 것이다. 결과는 하루 종일 빌빌 댔다. 노트북과 휴대폰, MP3가 거추장스러울 정도였다.

무한 배터리가 존재하기는 힘들지만, 간혹 휴대폰이나 노트북 기능보다는 배터리부터 어느정도는 해결을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선다. 자신들이 자랑하는 기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내가 '배터리 충전 지향형' 인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배터리 10% 남았습니다'가 어느 새 사람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드니 말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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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


핸드폰 리뷰에 이어 '핸드폰'에 대한 내용을 또다시 올려본다.

사실 첫 공개된 영화와 시사회 장소에서 배포된 보도자료를 보면서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지난 1월 12일 제작발표회 당시 메이킹 필름때와의 상황이 겹쳐서였다.

제작발표회 당시 제작사측은 메이킹 필름을 선보였다. 이 화면에서 매니저 오승민 역할을 맡은 엄태웅은 "요즘 바쁩니다"라고 운을 뗀 뒤에 신인 여배우 진아 (이세나 분)을 띄우기 위한 자신의 바쁜 하루 일과를 보여줬다. (물론 영화에서는 이같은 흐름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오전 10시 화보 촬영
오후 2시 감독 미팅
오후 4시 라디오 생방송
밤 9시 PD, 기자 접대


제작발표회때 기자들의 눈에 포착된 부분은 바로 마지막 밤 9시 접대 부분. 사실 PD든 기자든 접대를 받는다. 물론 기자나 PD 개개의 성향에 따라, 해당 매니저와의 친분에 따라 그것이 '접대'인지 그냥 술자리인지를 확연하게 선을 긋기는 어렵다. 직접 현금이나 주식 등이 오가면서 출연 등의 청탁이 이뤄졌다면 모를까, 그냥 친분으로 만나 서로 술 사주는 사이라면, 딱히 '접대' 운운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 연예계 바닥에서 종종 이뤄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제작발표회 당시 'PD, 기자 접대' 부분은 현장의 기자들을 불편하게 했음은 사실이었다. 과거 스포츠지가 막강하게 힘을 발휘할 때면 모를까, 최근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있는 연예부 기자들이 연예쪽 매니저들에게 일상적인 대접도 못 받는 마당에 영화에서 나오는 '접대'는 어이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최근 연예부 기자들이 여기자가 많아지는 관계로 매니저들조차 방법을 달리 하는 행태라는 말도..). 곧 이에 대한 질문도 나왔고, 관련 기사도 나왔다. 연예계의 은밀한 뒷이야기를 그렸다는 조금은 주제에서 벗어난 기사도 선보였다.

그래서 그랬을까. 시사회에서 접대 장면에서 등장한 인물들은 광고주와 PD 뿐이었다. 직접 거론은 PD 뿐이었다. (그것도 정황상 대놓고 SBS라는..) 보도자료에서도 기자는 빠져있었다. '광고주와 PD들을 접대하기에 바쁜'이라는 문장이 들어갔을 뿐, 기자가 거론되는 문장은 찾기 힘들었다.

중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메이킹 필름 자막에까지 '밤 9시 PD, 기자 접대'라고 들어간 상황이 어떻게 모든 자료와 영화 정황상의 느낌에서 빠졌을까. 뭐 추정을 해보면, 영화 내용처럼 배우를 띄우는 문제라면 방송국 PD가 중요하겠지만, 영화 그 자체를 띄우려면 기자들의 힘이 필요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칭찬을 하든 비난을 하든 '무관심'보다는 나을테고, 그 칭찬과 비난을 일일 단위로 할 수 있는 존재들은 PD가 아닌, 기자들이니 말이다.

어쨌든 재미있는 상황이 눈에 들어와 버렸다. ^^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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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


영화 '핸드폰'은 현대인이 일상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리고 이를 통해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좀더 속으로 들어가보면 언제 어디서든 소통할 수 있는 핸드폰이 도리어 인간-인간 관계를 차단시키고 있음을 드러낸다. 그리고 좀더 한발 더 들어가보면 편리한 연결 기기인 핸드폰은 주된 흐름에서 벗어나고 극단적인 상황에서, 그리고 일상적으로 타인으로부터 비의도적 피해를 당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뭐 내용은 이렇다.

청순한 이미지의 여배우인 진아(이세나 분)를 성공시키기 위해 자신의 가정까지도 챙기지 못하고 사채업자의 빚 독촉에 시달리는 매니저 오승민(엄태웅)은 어느날 휴대폰을 분실한다. 문제는 그 안에 진아의 남자친구가 오승민에게 돈을 요구하기 위해 진아와의 성관계 장면을 찍은 동영상을 보낸 것이 고스란히 있다는 것. 이 순간부터 오승민의 일상은 꼬이기 시작한다. 전화를 주운 정이규(박용우)는 대형마트에서 친절 사원으로 뽑힐 정도로 성실한 남자다. 그러나 승민과 통화하는 이규에게는 친절 사원의 모습은 없다. 이규는 대형마트에서 자신이 받는 일상적인 언어적 폭행과 심적 고통을 그대로 승민에게 전달한다. 그러면서 이들과 승민의 아내 김정연 (박솔미 분)까지의 관계가 엮이면서 이야기는 복잡해진다.

영화는 꽤 스피디하면서도 각각 인물이 가진 캐릭터와 직업의 특성을 잘 살려낸다. 엄태웅과 박용우의 대화를 통한 심리 대결이나, 박용우의 이중적인 인물 표현도 흥미롭게 진행된다. 또 '왜?'라는 질문을 관객들이 끊임없이 가지면서 상황에 대한 추론을 하도록 적절히 유도한다. 이들이 가진 직업에 대한 관객의 이해도 역시 높아진다.

영화를 보다보면 두 내용에 눈길이 가게 된다.

그 첫번째는 정이규가 가지고 있는 직업과 그 직업에 대한 가해자의 위치다. 정이규는 대형마트의 직원이다. 고객의 말도 안되는 요구에 늘 친절로서 대응한다. 그 대가로 최우수 사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손님들은 끊임없이 언어적,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정이규에게 입힌다. 정이규는 그것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닌 쌓아놓는다. 정이규가 오승민에게 가한 폭력은 정이규가 마트 손님들에게 당한 폭력과 그 강도가 동일하다. "너도 나를 무시하냐"라는 정이규의 발언은 오승민이라는 대상때문에 핸드폰을 통한 가해를 한 것이 아닌, 자신이 받은 상처를 치유키 위한 행위이다. 이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힌다. 관객들 중에서는 대다수 대형 마트를 이용한 사람일테이고, 정이규에게 행한 행동과 유사한 행동도 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거꾸로 마트에서 일한 경험으로 인해 정이규와 일체화가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결국 핸드폰을 통해 오승민을 비정상적으로 한 것은 정이규가 아닌, 정이규의 뒤에 서있는 비정상적인 손님들, 사회속의 인물들이다.

두번째는 아내 김정연이 남편 오승민에게 계속 만나서 대화를 하자고 하고, 오승민은 전화로 하라고 하면서 직접적인 만남이 못 이뤄져 서로간의 이해를 하지 못하는 과정이다. 오승민은 김정연에게 핸드폰으로 이야기하자면, 꼭 만나서 이야기해야되냐고 되묻는다. 김정연은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한다. 핸드폰은 커뮤니케이션 기기다. 소통을 위한 기구이며, 서로의 공간을 없앨 수 있는 놀라운 성능을 발휘한다. 그러나 이는 비정상적인 관계임을 말해준다. 어느새 사람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닌 핸드폰이라는 기계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앞에 앉은 사람의 온기를 느끼고, 얼굴의 표정을 읽으면서 하는 대화에 점점 사람들이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다. 눈 앞에는 모니터와 다른 사람이 존재하는데, 귀와 입은 또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하고 있다. 결국 불완전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핸드폰을 사용하면 할 수록, 핸드폰으로 모든 소통을 이어나갈 수록 사람들은 고립되어 간다. 늘 항상 연락한다고 생각한 사람도 막상 얼굴을 맞대고 나면 할 말이 사라진다. 상대의 감정의 변화에 대해 반응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이다. 소리로, 문자로만 느끼는 법을 알게 된 것이다. 결국 김정연과 오승민의 관계는 핸드폰이 멀게 한 것이다.

물론 영화는 이해되지 않는 장면들이 나온다. 오승민이 정이규를 찾아내는 장면은 더욱 그렇다. 또 동시에 이곳 저곳에 이야기보따리를 너무 많이 풀어놓아 관객들에게 간혹 혼란스러움을 전달하기도 한다. 137분이라는 긴 상영시간도 부담이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보면 '핸드폰'을 통한 범죄, 스릴러, 공포보다는 '핸드폰' 그 자체가 주는 무미건조하면서도 비일상적인 삶, 그리고 이를 통한 잠재되어 있는 고립감에서 오는 공포를 느낄 것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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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