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에서 극본상을 받은 영화 '시'에 대해 영화진흥위원회 (영진위)가 지원사업에서 '0점'을 줬다는 오래 전 문제제기에 대해 영진위가 발끈하고 나섰다. 그런데 영진위가 제대로 기사를 읽어보지 않았나보자. 사실 자세히보면 언론에서 문제제기를 했지, 이창동 감독이나 제작사 측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해명을 제작사와 이 감독에게 요구했다. 여기서부터 영진위의 삽질은 시작된다. (도대체 이놈의 정부는 MB도 삽질하질 않다, 양촌리서 삽질하던 유인촌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삽질하고있고....나머지 정부 인사들도 마찬가지니 원..삽질 정부)
영진위와 ‘시’ 제작사인 파인하우스필름 간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제출서류가 ‘시나리오’인가 아닌가, 2차 심사 당시 ‘시’가 촬영 중이었는가 아닌가, 영진위가 주장하는 ‘시’에 대한 별도 지원이 사실인가 아닌가이다. 현재까지는 파인하우스의 입장이 더 설득력을 갖고 있다. 그게 어쩔 수 없는 것이 영진위의 주장이 너무 허접하기 때문이다.
우선 영진위 측은 ‘시’의 제작사가 지원사업을 신청하면서 사업 공고시 제시한 제출서류 요건이었던 ‘시나리오’가 아닌 ‘트리트먼트’ (시나리오의 줄거리)를 제출했기 때문에 제출서류 요건 미비로 심사위원 1명에게 평가 점수를 0점을 받았지만, 이는 최종 심사 결과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인하우스필름은 당시 제출한 것인 ‘트리트먼트’가 아닌 대사까지 완벽하게 만들어진 ‘시나리오’였고, 단지 감독이 문학적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신번호만 붙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또 영진위 측이 제출서류를 제대로 구비하라는 요구에도 제작사에서 무리하게 접수를 진행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영진위가 인정하는 관습적인 시나리오로 고치는 데 불과 한두시간이면 충분한데 굳이 무리하게 제출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지 묻고 싶다”며 반박했다.
이어 파인하우스필름 측은 “이미 영진위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밤과 낮’에 트리트먼트로 서류를 접수했고 심사를 해서 지원을 한 전례가 있다”며 “‘시’의 경우 신 번호만 붙지 않은 형식일 뿐 완벽한 시나리오였다. 그런데도 트리트먼트만 제출해서 ‘서류미비’로 탈락시켰다고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영진위를 비판했다.
또 영진위 측은 ‘시’가 마스터영화제작지원 추가 공모에도 신청했지만 심사 당시 해당 작품은 이미 촬영 중이어서 지원 조건인 ‘순제작비 20억 원 이내로 제작예정인 작품’의 기준에 맞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에 파인하우스필름 측은 “2차 지원사업의 접수는 8월 17일부터 21일이었으며 심사는 12월 2일부터 4일까지 이뤄졌다. ‘시’의 크랭크업은 8월 25일이었다. ‘제작 예정’이란 요건이 심사일 기준이 아니라 접수일 기준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오히려 영진위는 왜 접수가 시작되고 4개월이 지나서야 심사를 했는지 해명해야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영진위 말처럼 심사 끝에 이 감독의 ‘시’가 2차에도 탈락했다는 사실이다. 이 심사에서는 영화 ‘시’가 영진위가 원하는 형태의 시나리오가 제출되었고 심사 결과 ‘지원 작품들의 시나리오 개발 수준이 영진위가 실시하는 다른 시나리오 공모 사업에 비해 떨어지는’ (영진위 심사평) 전체 지원작 중 3위의 평가를 받고 결국 탈락했다”고 반박했다.
마지막으로 영진위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 세계와 연출역량, 신작 ‘시’가 지니고 있는 작품성와 예술성을 고려해, 별도의 지원방법을 모색했다며 그 결과 영진위가 출자한 다양성영화투자조합을 통해 3억 원, 중형투자조합을 통해 2억 원을 투자하는 등 간접지원 방식으로 총 5억원의 투자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파인하우스필름 측은 어이었다는 반응이다. 한마디로 ‘지원’과 ‘투자’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파인하우스필름은 “‘시’가 작품성과 예술성이 좋아 별도의 지원방법을 모색할 정도였다면 1차 심사 때 2위를 한 ‘시’를 규정에 따라 지원작으로 결정하면 그만이었을 것을 왜 위원회 전체 회의까지 열어 기어이 떨어뜨렸나”고 반박했다. 이어 투자를 했다는 영진위 측에 “영화 ‘시’가 마스터지원사업에 탈락한 것과 다양선 펀드 등에서 투자를 받은 것은 완전히 별개의 사안”이라며 “다양성펀드는 ''''시''''의 투자사인 유니코리아에 3억원, 중형투자조합에서 2억원을 투자했을 뿐 제작사인 파인하우스필름에 투자한 것이 아니다. 또한 그것은 마스터지원사업처럼 조건 없는 지원이 아니라 엄연한 투자다. 영진위의 논리대로라면, 펀드나 조합이 투자한 모든 한국영화는 영진위가 지원하는 영화라는 말인가. 펀드나 조합이 투자를 결정할 때는 영진위의 지시가 아니라 독립적인 자체 심사위원회를 통하여 결정한다. 영진위는 펀드나 투자조합의 심사위원회를 무시하고 영진위의 결정대로 투자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는 것인지 해명하기 바란다”고 도리어 반박했다.
파인하우스필름 측은“영진위는 해명서에서 마치 이창동감독이 마스터지원사업에 서류미비로 탈락된 것이 안타까워서 펀드나 투자조합을 통해 간접 지원하도록 배려했다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 또한 그런 은혜를 입은 감독과 제작사가 일부러 침묵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이다’는 식으로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고 불쾌해 하면서 “영진위는 사실 관계를 교묘히 호도하면서 오히려 제작사와 감독의 ‘침묵’을 적반하장격으로 비난하고 있다. 영진위는 이 문제가 영진위의 영화지원 정책과 사업운용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야기되고 있는 합리적이고 근거 있는 의심과 불신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직시하고, 진지하게 성찰해야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물론 영진위가 극단적으로 우기면, 영진위 말이 맞을 수도 있다.
서류 미비에서 영진위는 자신들의 원하는 양식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영진위가 법이라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파인하우스필름의 주장대로 이 경우 홍상수 감독의 시나리오가 문제가 된다. 촬영 중인 작품에 관한 지원 여부도 영진위 측이 ‘심사 일정’ 기준이라고 말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누가 봐도 상식을 뒤엎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투자’ 개념을 ‘지원’ 개념과 동일시한다면 영진위 측의 주장이 맞을 수 있지만, 이 역시도 파인하우스필름 측의 주장대로 엄연히 구분되어야 된다는 점에서 영진위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영진위는 진보정권에서 장관을 한 이창동이 마음에 안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그게 조금은 덜 창피할 듯 싶으니.
영화 '포화속으로'는 개봉 전에 참으로 여러가지로 불안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차승원, 김승우, 권상우, 최승현(탑)이라는 꽤 괜찮은 남자 주연배우 4명을 전면에 내세우고도 이런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시작은 사실 이재한 감독에서부터였다.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로 성공한 이 감독이 전쟁 영화 메가폰을 잡는다는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론 감독들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할 수 있지만, 각각 가지고 있는 고유의 영역이 분명 존재한다. 여기에서부터 영화계의 불안함이 시작했다. 또한 한국전쟁 발발 60주년과 천안함 사태는 그 불안함을 극대화시켜줬다. 어느새 정서적으로 '북풍' 등에 민감해하는 40대 이하 젊은 층들에게 '국민학교 반공용 영화'로 인식되지 않을까라는 불안함이다. 물론 12세 관람가로 인해 어린 층을 빅뱅 멤버 탑이 어느 정도 극장으로 끌고올 수 있지만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불안감은 중간에 두 가지 사항이 추가되면서 더욱 커졌다. 첫째는 미완성본에 'Sea of Japan'이 기재되어있는 고지도가 버젓이 오프닝을 장식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것이 그냥 넘어가면 좋은데, 이 미완성본을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상영을 했고, 스탠포드대 한국 재학생이 이를 지적, 결국 기사화까지 이르렀다는 점이다. 물론 제작사인 태원 측에서는 감독의 '고민하지 않았다'는 감독의 멘트가 잘못되었다는 점에 무게를 두어 무마에 나섰지만, 1차적으로 이런 표기가 있었다는 자체가 예비 관객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대한민국에서 민감한 사항 중에서도 선두에 위치한 내용을 놓쳐버린 것이다.
이에 연결해 또하나는 불안 사항은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미국 스탠포드대 특별 상영회 때 국내 기자들을 데리고 간 것이다. 혹자는 '그럼 모두 잘 써줄텐데, 무슨 걱정이냐'라고 하지만, 역으로 말하면 수많은 국내 매체들을 다 데리고 가지 못했을 것이고 미국 일정에 참여하지 못한 매체들 입장에서는 '포화속으로'가 곱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벌써 이는 몇몇 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런 불안 요소를 가진 채 영화는 첫 시사회를 가졌다. 반응은? 역시 극과극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기에 공감대를 어느 정도 이끌어낸 것은 사실이고, 차승원의 멋진 연기에, 주연으로서는 조금 부족하지만 발전된 모습을 보인 최승현의 연기까지 볼 만했다.
그러나 이재한 감독의 과도한 할리우드식 영웅주의는 아쉽게도 '실소'를 금치 못하게했다. 정규 군사 훈련을 받지 못한 권상우와 최승현이 태생이 람보는 아닐텐데, 어느새 총 몇 자루 들고 수십명의 북한군을 싹쓸이한다. 단 두명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이런 학도병 100명만 있으면 당시 거꾸로 북으로 밀고 올라갈 수 있지 않았나싶을 정도다. 아마도 영화를 보고 난 후 여자 관객들과 남자 관객들의 반응이 다소 엇갈리게, 즉 전자의 '재미있었다'와 후자의 '별로였다'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기인할 것이다.
이런 모든 면이 영화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포화속으로'는 단순히 손익분기점만 따지고 관객수 세는 영화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스텝이나 배우들에게 깔린 상황에서 400~500만 이상을 모으지 못한다면 이는 실패나 다름없을 것이다.
물론 실화를 바탕으로 해도 어차피 영화다라고 보는 이들에게는 따로 할 말은 없다. 그러나 한국전쟁 발발 60주년과 기억해야될 역사적 사실을 그린 영화라면 최소한 영화가 끝난 후 관객들의 가슴에 뭔가 남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영화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어느 것이든 순효과과 역효과가 동시에 발생하기는 하지만, 영화 등 파급효과가 큰 매체의 경우에는 이런 순효과와 역효과의 비중을 따지고 들어가야 될 듯 싶다. 물론 영화를 제작하면서 이같은 영향력을 고려하는 감독도 드물 것이고, 이에 주안을 두어 연기하는 배우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사회는 그들에게 그런 모습을 요구할 듯 싶다.
지난해 10월 20대 남자가 집에 불을 질러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이 남자는 어머니와 양아버지가 종교에 몰두해 자신에게 신경을 쓰지 않아 범행을 계획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재혼 후 태어난 남동생을 편애하는 것에 대한 불만과 소외감도 한몫했다.
그런데 눈에 띄는 점은 조사과정에서 이 남자는 "영화 '공공의 적'에서 주인공이 돈 때문에 노부모를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는 것을 보고 미리 휘발유를 사서 준비했다"고 진술한 점이다.
영화를 보고 범행을 계획했다라는 말처럼 해당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을 철렁하게 하는 경우는 없다. 특히 '공공의 적'이나 '친구'는 종종 언론매체에서 살인이나 폭행 등에서 주로 인용되는 영화들이다.
배우 설경구는 과거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영화가 영화로 끝나야 하는데 이게 현실로 되니까 가끔 섬뜩할 때가 있다. 유영철이 잡혔을 때 '공공의 적'DVD가 유영철 집에서 나왔다고 해서 섬뜩했었다. 내가 이렇게 사회에 악영향을 미쳤구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또 무슨 살인사건 현장에서는 '공공의 적' 흉내를 내서 밀가루를 뿌렸다고 한다. 그런 뉴스를 들을 때마다 머리가 쭈삣쭈삣 선다. 뉴스 내용도 '영화의 한 장면을 흉내내서…'라고 나온다. 영화가 무슨 큰 팁을 준 것 같기도 해서 섬뜩하다"
2002년 1월 개봉한 영화 '공공의 적'에서는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결심한 부모를 잔인하게 아들이 살해하는 장면에서부터 늙은 택시 기사와 청소부 등을 아무렇지도 않게 죽이는 장면이 나온다. 2004년 7월 유영철이 잡혔을 때 서랍 속에서 '공공의 적'DVD가 나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엽기 연쇄살인마' 영화 '공공의 적' 모방?' 등의 제목이 달려나오기도 했다.
아무래도 오늘 설경구를 비롯해 출연 배우들은 한번 더 섬뜩함을 느껴야 될 듯 싶다. 그들이 어떤 죄를 짓거나 잘못은 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연기한 행동이, 감독이 연출한 모습이 모티브가 되었다는 자체로도 부담이 될 듯 싶으니 말이다.
국내에서 최단기간 430만 관객을 모은 영화 '아바타'가 케이블방송 OCN과 MTV를 통해 제작과정 등 스페셜 영상을 공개한다.
12월30일 OCN에서 '아바타의 모든 것, 30분'이라는 타이틀로 그동안 국내에서 공개되지 않은 제임스 카메룬 감독의 '아바타' 제작 과정은 물론 영상 혁명이 이뤄지는 순간을 담아 시청자들에게 보일 예정이다. 또 MTV에서는 1월9일 런던에서 열렸던 월드프리미어 시사회 현장과 영화 클립들을 묶어 30분간 특별 방영한다.
아쉬운 것은 '아바타'가 3D로 만들어졌는데, 방송에서 이를 느낄 수 없다는 점이다. 영화를 통해도 2D를 본 관객들이 다시 3D를 보기 위해 재예약을 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에서 얼마만큼 영상 혁명을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물론 영화가 제작되는 과정을 보여주기에 '다큐'같은 느낌을 충분히 줄 수 있을 것이다.
-아해소리-
PS. 연말 일부 언론들이 다소 어거지로 '아바타'와 '전우치'를 라이벌로 묶으려고 하는 것 같다. 할리우드 영화를 일방적으로 칭찬하는 것도 문제지만, 우리 영화라고 무조건 감싸주는 것도 좀 그렇다. 아무리 봐도 두 영화를 라이벌로 여기기에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전우치'가 산만한 부분과 캐릭터별 분배만 적절히 했다면 좀더 괜찮은 영화가 될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영화 참 혼란스럽다. 교도관의 시선으로 따라가기에도 그렇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집어넣어도 그렇다. 나 역시도 사형제도 폐지 찬성이지만, 강호순 같은 인간은 사형시켜야 한다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집행자'는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혼란스러움을 안겨준다. '사형'이라는 제도를 '사형수'의 입장에서만 늘 바라보던 사람들은 교도관의 입장과 '생명' 그 자체를 고민하게 된다.
교도관 역을 맡은 조재현과 윤계상, 그리고 박인환의 입을 통해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12년간 봉인된 '사형 집행'이라는 제도가 현실화되었을 때, 사형 집행을 당하는 이들 뿐 아니라 사형을 집행하는 이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고통이 얼마만큼인지를 보여준다. 또 '사형'이라는 법을 집행하는 교도관이자 인간인 이들의 이중적인 태도를 리얼리하게 그려낸다.
영화 '집행자' (감독 최진호)서 생명을 바라보는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낸 것은 '사형'과 '낙태'를 이야기하는 조재현과 윤계상의 대화에서다. 윤계상은 여자친구인 차수연이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놓고 아이를 낳아야되는지, 낙태를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이를 본 조재현은 윤계상이 사형 집행에 두려움을 느껴 고민하는 줄 알고 "그놈들은 사람이 아니다. 쓰레기다"라며 "태어나지 말았어야 될 놈들이고, 똥덩어리만할 때 긁어서 없애버렸어야 될 놈들"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런 조재현의 태도는 윤계상의 이야기를 듣고 180도 변해버린다. 윤계상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말하며 낙태에 대해 고민하자 "어떻게 살아있는 것을 죽여"라는 말을 내뱉는다. 이 순간 관객들은 혼란스러워한다. 이는 비단 조재현의 이중적 태도때문이 아닌 '사형'에 대해 조재현의 말처럼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을 대다수의 관객들도 동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재현 역시 영화 밖으로 나와 사형수에 대해 평가할 때 "100명의 사형수 중 1명이 무고하다면 당연히 폐지되어야 마땅하지만, 최근 강호순 사건이나 나영이 사건을 접하면서 그런 흉악범을 용서할 생각은 없다"며 "사형수들이 교도소에서 반성을 해야하는데 자신들이 사형을 당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너무 편하게 지낸다. 사형제 폐지 여부를 떠나 이게 과연 맞는 것인가에 대한 불만이 많다"고 밝힌 바 있다.
사형 집행 제도 그 자체에 대한 모순도 존재한다.
극중 부녀자연쇄살인범인 '장용두'는 사형 집행 하루 전 자신의 목을 찔러 자살을 시도한다. 교도소 측은 "내일 죽을 놈이 하루를 못 참아"라며 의사에게 장용두를 살릴 것을 요구한다. 이유는 하나다. 12년 만에 사형제도를 부활시킨 직접적인 당사자인 장용두가 전날 자살로 죽는다면 국민적 '이벤트'가 무산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한마디로 '생명'은 뒤로 물러나고 '사형 이벤트'만 남아있는 셈이다.
사형을 집행한 교도관들과 사형수 '장용두'의 말도 많은 의미를 던진다.
장용두는 자살 소동으로 병상에 누워있다가 조재현에게 "(사람을 죽이는 것이) 처음이 힘들지, 자꾸 하다보면 감각이 없죠"라고 말한다. 그리고 사형장에서도 외친다. "나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 이제 끝이지만, 너희는 앞으로도 계속 죽일 것이다"라고 말이다. 교도관과 연쇄살인범을 동일시 한 것이다. 단지 법이 허락하느냐, 아니면 법을 어기느냐의 차이만 존재하게 만든다.
사형을 집행한 교도관들이 술집에서 나눈 대화는 이들의 존재까지도 흔들리게 만든다. 사형집행수당 7만원을 던져버린 한 교도관은 "그러니까 우리가 망나니였네"라며 자책한다. 국가는 사형을 허락하며 '법을 집행했을 뿐'이라는 정당성을 부여했지만, 이들의 마음은 '살아있는 생명을 죽인 망나니'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이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색감이나 느낌이 무겁다. 그러나 영화가 던지는 의미의 무게를 생각하면, 그 무거움은 진지함으로 바뀐다. 그리고 그 진지함은 다시 영화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만 존재하지 않으며 일종의 사회적 메시지 창구로서 역할을 어떻게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공포물을 찾는다. 스크린이든 브라운관이든 '여름=공포물'은 일반화된 공식이었다. 여름에 공포물을 많이 찾는 이유는 공포물을 볼 때 우리 몸은 체온이 떨어졌을 때와 비슷한 과정을 겪기 때문이다. 공포물을 보며 공포와 긴장감을 느끼면 뇌는 경고 신호를 온 몸에 보내고,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분비되어 몸의 경계 태세가 강화된다. 에너지 방출을 줄이기 위해 피부의 혈관을 수축시켜 으스스한 느낌이 나고 땀샘이 자극되어 식은땀이 난다. 식은 땀이 증발하면 몸이 서늘함을 느끼게 되다. 이것이 여름에 공포물을 찾는 이유다.
그런데 이런 과학적인 원리로 분석되는 '여름=공포물'의 공식이 2009년에는 여지없이 깨졌다.
우선 스크린을 보자. 올 여름 개봉한 국산 공포영화는 '여고괴담5-동반자살' '요가학원' '불신지옥' 이 대표적이다. 앞서 '여고괴담5'와 '요가학원'을 제작발표회와 현장공개, 관객 인사 등 시끄러울 정도로 홍보에 매진했다. '요가학원'은 때마침 터진 박한별-세븐의 열애설 인정까지 기사화되면서 '요가학원'이란 영화를 더욱 더 널리 알렸다.
그런데 성적표는 초라하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 9월 1일 현재 박스오프스 결과 '여고괴담5'는 65만명, '요가학원' 26만명, '불신지옥' 24만 8천여명 이다. 손익분기점은 고사하고 그 자체로서 참패인 셈이다. 그나마 '불신지옥'만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는 점에서 위로받을 정도다. '여고괴담5'와 '요가학원'은 관객들은 물론 평단에까지 '왜 만들어졌는가'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브라운관 역시 비슷하다. MBC 납량특집 드라마 '혼'과 KBS '2009 전설의 고향' 모두 10%를 넘지 못하는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다.
이들 영화와 드라마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이같은 결과에 대해 상대 작품들이 너무 쎘기 때문이라 말한다. '혼'은 '태양을 삼켜라' 등과 대적했고, '전설의 고향'은 현재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선덕여왕'과 맞붙었다. 공포 영화는 '해운대'의 쓰나미와 '국가대표'의 고공 점프에 밀렸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그러나 좀 더 상황을 살펴보면 상대 작품들 때문이라기보다는 작품 스스로의 한계와 사회의 분위기 탓이 더 크다 할 수 있다.
우선 몇몇 작품의 경우 졸속으로 만들어졌음을 스스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ㅏ. '여고괴담5'와 '요가학원'이 그것이다. 특히 '요가학원'의 경우 이전에 보여줬던 '벽지 공포'와 '비명 공포' '피의 낭자함' 등의 익숙하다 못해 피해가고 싶은 내용들을 모두 담았다.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이미 앞서 몇몇 세련된 공포물을 맛보았던 한국의 영화팬들이 소리만 질러대는 유진의 모습에 실소만 연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어설픈 CG 역시 높아진 관객들의 입맛을 맞추지는 못했다. KBS '전설의 고향'이 그것이다. 과거 수작업으로 했던 '전설의 고향'은 현재 30대 이상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 당시에는 그러한 수준과 드라마의 수준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전설의 고향'은 몇배로 높아진 관객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차라리 CG대신 드라마로 승부했어야 했다.
사회적 분위기 탓도 공포물의 실패에 한 몫했다.
사람들이 여름에 공포물을 찾는 이유는 으시시함과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과 어그러짐을 느껴 자극을 받으려고 한 점이 크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미 지난 해부터 일상적으로 이같은 공포를 느꼈다. 음식으로부터 공포, 환경으로부터 공포, 정부로부터의 공포. 공포가 일상회된 사회에서 사람들이 굳이 공포를 찾아 스크린과 브라운관으로 떠날 이유는 없다.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감과 어그러짐 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지금, 시각과 청각에 자극을 주는 공포물은 사람들에게 더 불안감만 안겨줄 뿐이다.
거꾸로 '해운대'와 '국가대표'와 같이 감동과 웃음을 주는 영화는 통했다. 불안감을 해소키 위한 것이다.
이런 2009년도를 살펴보면 아무리 작품성이 높은 공포물이 나와도 사실상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자는 지난 해 '고사 : 피의 중간고사'의 성공(?)을 떠올리며 사회의 불안성과 연관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 사회에 비해 지금은 더 불안해졌으며, '고사 : 피의 중간고사'는 100% 마케팅으로 이뤄진 졸작이다.
영화 '오감도'가 내세운 것은 '에로스 그 이상의 사랑이야기'다. 이러한 전제 하에 짜릿하고 애절하며 자극적이고 치명적인 사랑이야기를 펼쳐내려 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를 본 이들에게 전해오는 것은 자극적인 문구로 나열해 관객들이 맘껏 상상력을 펼치게 했던 것과는 달리, 공감대를 형성했거나 혹은 동경했을 법한 '다양한' 사랑 이야기로 종합된다.
일단 시놉시스의 대략적인 줄거리만 보면 그야말로 관객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처음 만난 남자와 여자가 탐색전을 벌이다 결국 밤을 보내게 되거나, 두명의 여배우가 괴팍한 영화감독을 길들이기 위해 과감한 계획을 세우는 모습을 보인다. 또 남편의 애인과 동거를 시작하지만 결국은 얽히고 설킨 복잡한 관계가 드러나는 스토리가 진행되거나, 또 세 쌍의 고등학생 커플들이 서로간의 애인을 바꾸며 사랑을 확인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영상이 아닌 텍스트로 풀어낸 '오감도'는 자극적이다 못해 반사회적인 느낌마저 안겨준다. 앞서 '파격'이라는 단어를 던지며 엇갈린 평가를 받았던 영화 '미인도'와 '쌍화점'보다도 몇 걸음 앞서간 느낌마저 준다. '동시대의 에로스'라는 점에서 '오감도'에 대한 텍스트적인 상상력은 무한대로 확장된다.
그러나 막상 영상화된 영화를 대하게 되면 앞서 말했듯이 '다양한' (혹은 기이한) 사랑 이야기로 방향을 선회한다. 그렇다고해서 텍스트가 제시한 던진 문구들이 영상의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단지 표현의 방식이 관객들이 상상한 수준에서 전혀 다른 형식을 선보일 뿐이다.
이때문에 여배우들의 노출 장면도 최근 한국영화가 보여준 수준보다도 그 강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뛰어난 몸매의 9명의 여배우들은 몸매를 자랑할지언정 그들의 '몸'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일부 장면에서 대역을 쓰기는 했지만, 배종옥만 파격적인 노출을 선보일 뿐이다.
단지 5명의 감독들이 하나의 주제를 중심으로 만든만큼 롤러코스터 같은 급격한 변화보다는 일정한 흐름을 탔으면 좋을 법했다. '짜릿한 사랑' (장혁, 차현정)에서의 현실적이고 동경하는 사랑에서 '애절한 사랑' (김강우, 차수연)으로 넘어가며 잔잔하면서도 툭 끊기는 듯한 감정선은, 이후의 흐름도 평평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자극적인 사랑' (배종옥, 김수로, 김민선)과 '치명적인 사랑' (엄정화, 황정민, 김효진)은 다소 엽기적인 변화를 시도하며 '공감'에서 '판타지 호러'로 관객들을 인도한다. 그러다 다시 '도발적인 사랑' (이시영, 김동욱, 신세경, 정의철, 이성민, 송중기)에서 롤러코스터의 급브레이크를 잡고 만다.
결국 관객들은 5편의 영화를 각각 독립적으로 보던지, '에로스'라는 주제로 묶어 풀어나가던지 약간은 고민을 해야될 듯 싶다. 이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 중 비주얼로만 따진다면 가장 대작이라고 불리우는 4편 '터미네이터 : 미래 전쟁의 시작'(이하 터미네이터)은 평가가 갈린 것으로 보인다.
11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터미네이터'는 영화 초반부터 거대한 전투 장면으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인간 저항군의 리더인 '존 코너'가 '스카이넷'이 만든 실험 기지에 침투하지만, '스카이넷'이 만들어놓은 함정으로 인해 부대원을 모두 잃으면서 시작되는, 스크린 가득 찬 비주얼들은 현란하기까지 하다. 그리고 2018년년 폐허가 된 도시의 모습과 '트랜스포머'를 보는 듯 T-600, T-800, 헌터킬러, 하베스터, 모터 터미네이터 등의 터미네이터 군단은 그 자체로 영화에 몰입하게 만든다.
전작들이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를 중심으로 각 시리즈마다 새로운 터미네이터를 선보였던 식이라면 이번 '터미네이터'는 인간을 괴롭히는 모든 로봇을 대거 등장시킨다. 시리즈 중 사상 최고인 2억 달러의 제작비를 실감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터미네이터'는 아쉽게도 딱 볼거리만 나열하는 수준에서 그친다. 기존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가졌던 기계와 대척점에 서있는 인간을 통한 감동과 철학이 부족했다. '터미네이터'의 핵심은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가 자의식을 갖기 시작하면서 도리어 인간을 위협하는 상황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거기서 느껴지는 공포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기계의 진화에 대해 생각해보고, 거꾸로 '인간'이라는 그 자체를 되돌아보게 했다.
이번 '터미네이터'는 배우들의 대사를 통해서는 이같은 점을 지속적으로 표출한다. 하지만 "인간이 기계와 다른 점은…" "나는 인간이라고 생각한다"는 등의 대사는 영화 전체적으로 느껴져야 할 '터미네이터' 특유의 색깔을 보여주기에는 힘이 달린다.
그러다보니 이번 4편은 '터미네이터' 시리즈라기보다는 또다른 하나의 독립된 영화로 존재한다는 느낌마저 준다. 'I'll be back' 등의 대사와 컴퓨터그래픽으로 등장한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모습이 안 보였다, '터미네이터' 아류로 인식되어도 그다지 어색함이 없었을 정도다. 거대한 기계들의 향연에 인간은 영화 내용에서뿐만 아니라, 스크린 전체에서도 보이지 않게 된 셈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니 혹자는 말한다. 터미네이터에서 무슨 철학이냐고. 그러나 매트릭스와 터미네이터가 향후 다른 영화에 끼친 영향력은 막대하다. 단지 엔터테인먼트만이 아닌, 인간-기계에 대한 여러가지 고민을 낳았기 때문이다. 지구, 인간 외부의 침략이 아닌, 인간이 만들어낸 기계의 재앙 말이다.
대개 영화가 개봉할 즈음 영화 홍보대행사들은 각 언론사의 영화 담당 기자들에게 연락을 한다. 주연급 배우들이나 감독의 인터뷰를 잡기 위해서다. 여러 기자들을 모아놓고 기자간담회를 하든, 시간별로 나눠 한 카페에서 (주로 신사동이나 삼청동) 1시간별로 돌아가며 인터뷰를 하든, 아니면 조금 인지도가 낮은 경우 언론사를 돌아다니며 인터뷰를 하든 어쨌든 배우들의 언론 노출을 계획한다.
이게 참 웃기다. 영화 홍보대행사마다, 혹은 영화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대다수 언론시사회 이전에 이같은 인터뷰가 진행된다. 그리고 대다수 언론사들은 이에 흥쾌히 동참한다. 영화 제작사와 영화 홍보대행사 그리고 배우와의 관계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이 모습을 보면 대한민국 영화담당 기자들은 상당히 대단하다는 느낌이 든다. 영화도 안보고 배우들과 대화를 하기 때문이다. 그 배우가 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어떤 표정을 지으며 다른 배우들과 어떤 관계 속에서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전혀 모른채 오로지 그 배우와 만나 이야기를 한다. 기껏 하는 질문이라고 해야 시시콜콜한 주변 이야기나 "영화에서 어떤 역할이에요?" "영화를 출연하게 된 동기가 무엇이죠?"수준에서 끝난다.
그 인터뷰는 기자라는 직종이 대중들을 대신해 영화에 대해, 그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에 대해 소개하고 설명하며 이해시키고 상업적 차원에서 대중들을 쓸데없는 '소비'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한 자리다. 그런데 그 역할이 영화를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셈이다.
이같은 생각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 영화 '블러드'에 출연한 전지현의 인터뷰를 보며 더욱더 어이없는 상황으로 인식됐다. 진문은 초점은 화교와 핸드폰 이야기다.
인터뷰를 잡더라도 영화를 보고, 영화 홍보대행사도 배우 인터뷰를 잡더라도 (아무리 홍보라지만 소비자 좀 생각하자) 영화 기자시사회 이후에 잡는 것이 어떨까.
공포 영화이긴 하다. 그러나 1960년대의 사회적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영화 그 자체로만 본다면 이는 공포라기 보다는 '코믹'에 가깝다. 물론 1960년대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공포와 2009년 관객들이 받아들이는 공포는 분명 다르다는 것이 한 몫 할 것이다.
이미 2009년 관객들은 다양한 국내외 영화를 통해 공포를 겪었다. 피 튀기는 장면은 이제 식상할 정도이고, 점차 조여오는 듯한 느낌의 음악 마저 어느 순간 익숙해져 버렸다. 혹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포스러웠던 것은 '전설의 고향'이라고 말할 정도다.
지난 제61회 칸 국제영화제 '칸 클래식' 프로그램에 초청되어 공개된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 완전 복원판이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되어 호평을 받았다.
영화 '하녀'는 지난 해 한국영상자료원이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세계영화재단(WCF)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복원한 작품으로 1982년 원본 네거티브 필름 일부가 발견됐으며 이후 1990년 발굴된 원본 프린트가 이를 보완했다. 110분짜리인 이 영화는 당시 화면의 3분의 2가량은 화질이 깨끗했지만 이후 발견된 프린트들의 장면들은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완전 복원판은 이같은 부분을 보완해 큰 무리 없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했다.
고(故) 김기영 감독의 1960년 작 '하녀'는 한국영화사에서 대표 걸작 스릴러로 손꼽히는 김진규·이은심 주연의 영화로 본처(주증녀)를 몰아내려는 가정부(이은심)의 파멸스러운 야욕을 그렸다. 안성기가 극중 김진규의 아들로 나왔고 이은심은 한국영화 사상 가장 그로테스크한 여성 캐릭터인 '하녀'를 연기한 후 너무나 강한 인상을 남겨 이후에 특별한 역을 맡지 못하고 사라진 비운의 배우가 되기도 했다. ( 이 부분이 흥미롭다. 개성 강한 캐릭터를 한 연기자가 사라지는 시기라면, 그만큼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연기자 한명 한명의 연기에 대해 굉장히 오랜 시간 여운을 가졌다는 말이 되니)
영화는 당시로서는 부유한 한 중산계층의 집안의 몰락으로만 그치지 않고, 산업화 과정에서의 여성의 계층간 갈등 그리고 하녀와 여공들의 잠재적 불안감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이야기한다. 더구나가 1, 2층으로 나뉘어져 뚜렷한 층간 경계선을 가지고 있는 집안 세트에서 '하녀'는 2층에, 부인은 1층에 머무르며 보여주는 기괴한 불안감은 덜 정제된 음향과 함께 공포감을 더해준다.
당시의 상황과 영화를 접해보지 못한 관객들에게도 쉽게 영화에 몰입시켜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다소 엉뚱한 듯한 장면과 마지막 엔딩 장면은 관객들의 웃음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서 한가지 안타까운 것은 70년대 이후의 한국의 공포영화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무조건 90년대 중반 이후의 공포영화에 대해서는 미국이나 유럽만을 떠올리면, 한국적 공포영화는 조선시대 귀신만 생각하니 말이다. 의외로 '하녀'가 주는 공포가 새롭다는 것을 보고, 당시 故 김기웅 감독의 '하녀'류 작품들이 궁금해졌다.
영화의 전체적인 스토리나 장면은 사실 끔찍하지는 않다. 일각에서는 여자의 이빨을 뽑는 장면이나, 연장으로 사람의 머리를 내리치는 장면, 분쇄기에 사람을 살아있는 그대로를 갈아버리는 장면 등이 끔찍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로 대입시킨다면 정말 끔찍하고 있어서는 안되는 장면이지만, 영화로 대치시키면 사실 그동안 더 끔찍한 국내외 영화때문인지 담담해지는 느낌마저 든다.
영화는 끔찍함은 다른 곳에 있다. 일차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폐쇄적인 공포다. 현아 (전세홍 분)가 판곤 (문성근 분)에게 잡혀있던 지하실과 개장, 그리고 이 공간과 결합된 어둠은 사람들에게 그 자체로서 공포감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이 역시도 일반적인 공포 영화에도 공식으로 쓰이기는 한다. 그러나 여기에 일상적인 공포라는 것이 더해지는 순간 장면마다 느껴지는 공포는 별개 아닌 것으로 변한다. 누구나 옆에서 볼 수 있는 사람이고, 도리어 어리숙해서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하는 사람. 공간 역시 흔히 우리가 맛있는 집을 찾아간 시골의 어느 한적한 식당인 듯한 현실성은 사람들로 하여금 집중하게 만든다.
영화가 끝나고 일부는 "끔찍하기만 했지 재미도 없다"라고 말하고 한편에서는 너무 현실적이라 (아마도 강호순 사건 영향도 컸으리라) 무서웠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가 제일 섬뜩함을 느낀 것은 살인 충동의 전달이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폭행한 모습을 보다못해 죽인 이후 살인을 저질른 문성근이나, 그 문성근을 잔인하게 처리한 후 또다른 살인귀로서의 변화를 예상케하는 추자현의 모습은 마치 과거 귀신 영화에서 영혼이 전달되는 느낌이 들게 한다.
영화 캐릭터에 대해 조금 이야기하자면 확실히 문성근은 공포감을 조성케하는 연기를 한다. 현재 SBS 드라마에서 왕의 역할은 문성근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그가 웃으면서 던지는 말은 그가 연장을 들고 사람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모습보다 더 살벌한 느낌을 준다. 그에 비해 추자현은 아쉽다. 극의 중요한 역할임에도 불구하고 비중이 너무 작다. 그녀가 연기력을 제대로 펼칠 여지가 부족했다. 전세홍의 연기는 신인치고는 나름 신선했다. 일각에서는 그같은 노출과 폭행 수위를 감당할 수 있는 여배우가 없는 상황에서 전세홍의 결단은 대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꼭 봐야할 영화는 아니지만, 봐도 그다지 후회하지는 않을 듯 싶다. 문제는 일상의 공포를 느끼는 것이 오래가는 사람들은 가급적 사양하시길.
- 아해소리 -
ps.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든 세상이든 분노를 쌓아놓지 마라. 일단 털어놓아라. 그게 쌓이고쌓이면 부정적으로 폭발하고 그것이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뭘 받았을까? 그렇다 광고를 받았다. (다른 것은 확인 못하니) 하지만 이건 너무하다. 이건 노골적인 것이 아니라, 아예 제작사인 '코어콘텐츠미디어' 소속 언론사로서의 역할을 한다.
어느 정도냐고? 잠시 보자. (포토는 빼자. 너무 많으니. 텍스트 자료만 잠시 거론하자. 이렇게 무대인사 일일어 쫓아다니며 보도해주는 매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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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감동을 받았으면 한 매체가 영화 리뷰를 무려 6개나 내보내냐..그것도 오타까지 내가며. 아마도 광고 하나 준 것에 너무 감동했나보다. 영화에 대한 감동이 아닌, 광고에 대한 감동. 그래도 이건 아니다. 왜 그러냐고?
다른 언론사 리뷰를 보면 안다. 영화가 무료 영화라면 당연히 뉴스엔에게 박수를 쳐준다. 그러나 이건 엄연히 관객들이 돈을 내고 보는 영화다. 그 돈은 뉴스엔에서 내주는 것도 아닌데, 너무 막 나간다. 리뷰는 소비자들이 상품을 잘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뉴스엔은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 자신들의 광고비용을 관객들에게 받으려 하는 셈이다. ㅋ
분명 아버지로서 영화 홍보를 위해 이같은 발언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권상우의 생각 없는 발언은 그가 대중들에게 영화 홍보를 위해 가족을 이용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줄 것이 분명하다.
권상우는 영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영화 홍보를 위해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를 찾았다. 여기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혼전 임신'이었다. 이유는 권상우가 손태영과 결혼할 당시 서두르는 것에 대해 언론은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이 '임신'이 이유일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고, 이에 대해 권상우측과 손태영측은 강하게 부정했다.
손태영은 지난 해 7월 26일 생방송된 연예가중계에 나와서 "연예인들이 갑자기 결혼하면 항상 그런 설들이 나오기 때문에 예상은 했었다. 그래도 (사실이) 아니라는 건 다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손태영 덕분에 연예인들이 갑자기 결혼하면 임신때문이라는 희한한 추측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꼴이 되었다)
아무튼 이런 상황에서 권상우는 임신사실을 발표회 기자들과 대중들을 바보로 만들었고, 무릎팍도사에서는 이를 '계획 임신'이었다고 털어놓아 더욱 황당하게 만들었다. 영화 홍보 치고는 제대로 했다는 인상을 강하게 준 셈이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논란이 되자 한발 더 나아갔다.
한 매체와의 영화 홍보 인터뷰에서 "하나만 딱 잡아서 기사화하니, 공격적으로 들리는 것 같아요. 제가 말하고자 한 건 이런 이야기였어요. 제가 손태영씨 사귈 때 친한 친구들한테는 이름까지 밝히면서 얘기했어요. '나 결혼할 건데, 만약 애가 생기면 더 서두를 것이다.'라고요. 이런 차원의 이야기였지, 결코 '이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서 계획 임신시켰다.'는 뜻이 아니었죠."라며 다소 말을 삐딱하게 바꾸었다.
권상우는 손태영을 지켜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후의 사태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다. 자신과 자신이 사랑하는 손태영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비춰졌는지 말이다. 사실 당시 결혼을 하고 임신을 했다는 말을 하더라도 비난할 이들은 없었다.
사랑했기 때문에 임신을 했고, 더욱 지켜주기 위해 결혼을 한다는 것에 대해 누가 이의를 달을까. 당시 논란을 일으키고 세간의 추측을 부풀린 것은 결국 권상우와 손태영이었고, 이로 인해 자신들만 더욱 생채기를 낸 셈이다.
그리고 그것은 아이가 태어난 직후인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영화 홍보를 위해 나오는 방송 프로그램이었다면 차라리 나오지 않는 것이 나을 뻔했다.
재난영화가 갖고 있는 힘은 무엇보다도 '과거에 유사한 사례가 있는' 혹은 '현재 진행하는' '앞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이라는 전제를 내세워야 한다. 관객들은 이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실제같다는 느낌을 받으며 영화에 몰입한다. 이 전제가 행해지지 않는 재난영화는 관객을 따분하게 만든다.
영화 '블레임 : 인류멸망 2011' (이하 블레임)은 이런 면에서 과거, 현재, 미래를 모두 묶었다. 1340년 유럽 인구의 30%를 사망케한 '콜레라'와 1918년 5000만명을 사망케한 '스페인 독감' 그리고 1976년 치사율 89%인 '에볼라 바이러스' 등의 과거와 사스 (SARS)와 조류 인플루엔자 등의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한 위협이 존재하는 현재, 그리고 어떤 바이러스가 나올지 모르는 미래를 제시한 것이다.
영화는 2011년 도쿄 근교 응급센터에서 의사 마츠오카 츠요시 (츠마부키 사토시 분)가 고열증세로 입원한 환자를 단순한 감기로 진단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단순 감기인줄 알았던 이 환자는 다음날 상태가 급변하면서 급기야 사망에 이르고, 도쿄 곳곳에서 비슷한 증상의 환자들이 속출하면서 일본은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된다. 감염 1일재 2500만명이 감연되고 30일째는 도시 기능이 정지가 되었으며 90일째는 국가 폐쇄 조치가 취해진다. 이에 WHO 메디컬 담당자인 코바야시 에이코 (단 레이)가 병원으로 파견되고 그녀와 마츠오카는 함께 원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람들은 이것을 '블레임'이라 부르기 시작하고 전대미문의 치사율과 감염속도로 일본은 물론 전 세계를 공포에 빠뜨린다.
영화는 앞서 말했듯이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관객들에게 공감을 준다. 특히 정체를 알수 없는 바이러스와 조류 인플루엔자를 동시에 등장시켜 현실에서 일어난 일과 미래에서 일어날 일을 동일시한다. 신종 바이러스가 옮겨가면서 사람들을 사망케 하는 과정을 다소 극단적으로 표현한 감이 있지만, '신종 바이러스'가 주는 혼란스러움과 비주얼은 '멸망'이라는 뉘앙스를 잘 표현했다. 여기에 일본 드라마와 영화가 꼭 가지고 있는 감동 요소도 빠지지 않고 존재한다. 한 개인의 어려움에 대한 무조건적인 집단적인 지지와 사랑 그리고 가족애를 표현하는 일본적 정서를 적절한 시점에 제시했다.
물론 영화 장면의 대부분이 병원을 중심으로 비춰지는 면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한 전 사회의 혼란스러움이나 인류 멸망을 드러내기에는 다소 부족해보였다. 간간히 국가 기반시설이 정지된 것이나 을씨년스러운 도시의 모습이 보여지긴 하지만, 영화는 '일본''인류'라기보다는 한 지역에 국한된 상황을 느끼게 했다. 또한 바이러스의 원인이 현대 문명, 인간의 이기심에 초점을 맞춘 것 역시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미흡했다.
이는 극히 일본적이다. 일본을 중심으로 놓고 재난을 이야기하다보니, 그렇다고 일본을 발원지라고 말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극빈국을 돕기 위해 일본은 노력을 하고, 그 와중에 일본인이 피해를 입는다는 전개는 다소 어이가 없다. 일본의 잘못이 아닌 문명의 잘못으로 넘기면서 은근슬쩍 일본을 피해국가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망하기는 하지만, 그 책임은 결코 없다는....
그러나 부족해보이는듯한 영화의 엔딩은 영화 자체를 잘 표현했다. 불안한 미래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듯이 영화가 보여준 바이러스로 인한 인류 혼란을 딱 잘라 결말을 맺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기-승-전-결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3.1절 특집으로 영화 '한반도'를 오랜만에 다시 봤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왈가왈부 말이 많았다.
아해도 영화관에서 볼 때에도 극단적 민족 감정 노출로 인해 불편한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안성기, 문선근, 조재현, 차인표 등의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과 나름 이슈화될만한 소재로 인해 제법 관심있게 봤었다.
그것이 오늘 3.1절을 맞이해 케이블에서 방송됐다. 내용은 익히 다들 알고있기에 스토리를 말할 필요는 없는 듯 싶고, 글을 남기고 싶은 이유는 딱 한 대사때문이었다.
안성기가 '가짜' 옥새가 파괴된 것에 대해 일본 대사관을 그 배후로 지목하고 군으로 하여금 봉쇄시키자, 일본이 해상에 자위대를 파견해 한반도를 위협에 몰아넣는다. 이후 총리인 문성근과 정치인들이 대통령에게 몰려와 즉각 봉쇄를 풀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일본이 몰려온 잘못을 대통령에게 따진다. 문성근은 경제 등의 이유로 일본과의 충돌해서는 안됨을 강조한다. 그러자 안성기가 말한다.
"국가는 회사가 아닙니다"
순간 이명박이 생각났다. 국가를 회사로 알고 국민을 종업원으로 아는 현 대한민국 대통령이 말이다. 국민의 삶의 질이나, 자유로운 생각 등은 모두 무시한 채, 오로지 "그래 너희 배불리 먹여주기만 되는 거 아냐"라는 생각으로만 국가를 이끌고 가려는 대통령 말이다. 안보도 불안하고 생각은 차단당하고 국민은 죽어나가고 언론은 숨죽여야하는 상황에서도 자기 사람 채우기로만 일관하는 대통령 말이다.
교과서에는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프라테스가 낫다며 인간의 삶에 질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국어, 국사까지도 영어로 가르치라고 말하는 대통령은 오로지 '배부른 돼지'만을 국민에게 강요한다.
더 문제는 그 회사도 지금의 회사가 아니라, 자기가 한창 활동하던 30~40년 전을 말한다. 의식의 후퇴는 10년이 아니라, 30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토요일 종로를 지나는 데, 대한민국 시내가 죽어있었다. 전투경찰들만 깔리고 국민들은 이들을 어이없는 눈으로 보고 있다. 가게 문들을 모두 닫혀있었다. 토요일 밤 10시에 말이다. 지나가던 한 시민이 말한다.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아서 이게 무슨 난리냐"
그렇다. 대통령 하나가 문제다. 그런데 그 대통령과 그 추종자들은 아직도 이 사태가 자신들이 아닌 과거 참여정부 탓으로만 돌린다. 이제는 절대 회장님을 뽑지 말아야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을 안아줄 수 있는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사실 첫 공개된 영화와 시사회 장소에서 배포된 보도자료를 보면서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지난 1월 12일 제작발표회 당시 메이킹 필름때와의 상황이 겹쳐서였다.
제작발표회 당시 제작사측은 메이킹 필름을 선보였다. 이 화면에서 매니저 오승민 역할을 맡은 엄태웅은 "요즘 바쁩니다"라고 운을 뗀 뒤에 신인 여배우 진아 (이세나 분)을 띄우기 위한 자신의 바쁜 하루 일과를 보여줬다. (물론 영화에서는 이같은 흐름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오전 10시 화보 촬영
오후 2시 감독 미팅
오후 4시 라디오 생방송
밤 9시 PD, 기자 접대
제작발표회때 기자들의 눈에 포착된 부분은 바로 마지막 밤 9시 접대 부분. 사실 PD든 기자든 접대를 받는다. 물론 기자나 PD 개개의 성향에 따라, 해당 매니저와의 친분에 따라 그것이 '접대'인지 그냥 술자리인지를 확연하게 선을 긋기는 어렵다. 직접 현금이나 주식 등이 오가면서 출연 등의 청탁이 이뤄졌다면 모를까, 그냥 친분으로 만나 서로 술 사주는 사이라면, 딱히 '접대' 운운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 연예계 바닥에서 종종 이뤄지기 때문이다.
어쨌든 제작발표회 당시 'PD, 기자 접대' 부분은 현장의 기자들을 불편하게 했음은 사실이었다.과거 스포츠지가 막강하게 힘을 발휘할 때면 모를까, 최근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있는 연예부 기자들이 연예쪽 매니저들에게 일상적인 대접도 못 받는 마당에 영화에서 나오는 '접대'는 어이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최근 연예부 기자들이 여기자가 많아지는 관계로 매니저들조차 방법을 달리 하는 행태라는 말도..). 곧 이에 대한 질문도 나왔고, 관련 기사도 나왔다. 연예계의 은밀한 뒷이야기를 그렸다는 조금은 주제에서 벗어난 기사도 선보였다.
그래서 그랬을까.시사회에서 접대 장면에서 등장한 인물들은 광고주와 PD 뿐이었다. 직접 거론은 PD 뿐이었다. (그것도 정황상 대놓고 SBS라는..) 보도자료에서도 기자는 빠져있었다. '광고주와 PD들을 접대하기에 바쁜'이라는 문장이 들어갔을 뿐, 기자가 거론되는 문장은 찾기 힘들었다.
중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메이킹 필름 자막에까지 '밤 9시 PD, 기자 접대'라고 들어간 상황이 어떻게 모든 자료와 영화 정황상의 느낌에서 빠졌을까. 뭐 추정을 해보면, 영화 내용처럼 배우를 띄우는 문제라면 방송국 PD가 중요하겠지만, 영화 그 자체를 띄우려면 기자들의 힘이 필요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칭찬을 하든 비난을 하든 '무관심'보다는 나을테고, 그 칭찬과 비난을 일일 단위로 할 수 있는 존재들은 PD가 아닌, 기자들이니 말이다.
"주식을 몰라도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라고 영화 제작발표회장에서 장담한 주연배우들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주식이라는 소재를 처음으로 다루며 베일을 벗은 영화 '작전'은 긴박감있는 스토리와 현실감 있는 대사들, 그리고 주연 배우들의 캐릭터있는 연기로 2009년 한국영화를 산뜻하게 출발케 했다. 일면 한국 영화의 부진을 씻어줄 호재로까지 생각할 수 있을 정도다.
억울한 일이 생기면 잠도 못 자는 성격의 소유자 강현수(박용하)는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혼자서 주식을 연마해 프로개미가 된다. 작전주 하나를 추격해 한 번에 수천 만원을 손에 쥐었지만, 그 작전을 진행하고 있던 조폭 황종구(박희순)를 물 먹인 대가로 600억 규모의 작전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가담하게 된다. 여기에 작전에 참여한 몰락한 재벌 2세인 박창주 사장(조덕현)과 비자금 관리자로 냉철한 성격의 유서연(김민정), 이기적인 증권 브로커 조민형(김무열), 건들거리는 재미교포 브라이언 최(김준성)은 각각 돈에 대한 개인의 욕망이 어떻게 펼쳐질 수 있는지 뚜렷하게 보여준다.
영화가 갖는 매력은 '돈'이라는 현실성에 있다. 이때문에 "요즘 대학 졸업장 누가 쳐다보는 줄 알아" "계약직 파리목숨인 거 몰라서 그래? 어머니 칠순잔치를 김밥천국에서 할 순 없잖아" "아무리 발악을 해도 되는 놈만 되는 게 세상이야" "바닥인 줄 알고 사는 놈들 지하실 구경하게 될 겁니다" "누가 주식 사라고 등 떠밀었나. 주식은 전쟁이야"라는 '돈'에 관련된 대사들이 관객들에게 가감없이 전달된다. 관객들은 '주식' '작전'에 대해 전문가는 아니지만 누구나 '돈'이라는 존재는 알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 쉽게 몰입한다. 그리고 이런 관객들에게 영화는 '돈'과 '돈'을 쫓는 사람들에 대한 추한 양면성을 보여준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두뇌 싸움 역시 볼만하다. 말 그대로 적도 없고 아군도 없다. 내가 필요하면 아군이고, 필요없으면 적군이 된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다소 복잡해 보일 수 있는 이런 인물 구도는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어느 선을 따라 움직이냐를 파악하면 도리어 명쾌해진다. 그러나 그 명쾌함 속에는 씁쓸함마저 존재한다.
특히 고급 술집에서 박용하와 김무열 그리고 김준성이 술집 아가씨에게 2백만원을 갖는 조건으로 억지로 술을 먹이려하면서 김무열이 "난 술을 먹으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먹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돈이 가진 힘보다는 돈이 가진 추잡함마저 느껴졌다. 돈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않지만, 영화에서는 그 돈이 모든 것을 다 말해준다고 느끼게 해준다. 사실 영화에서의 이러한 장면 하나하나는 자칫 보는 이로 하여금 엉뚱한 사고마저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배우들의 열연은 확실히 영화를 탄탄하게 뒷받침해준다.
박희순의 연기는 세븐데이즈에 이어 역시 눈에 띄었다. 촬영 내내 애드리브를 구사해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힌 박희순은 주식에 관한 영화가 정적으로 흐를 뻔한 것을 일시에 차단시켰다. 사람들은 잔인한 성격의 박희순의 등장에 잔인함과 동시에,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웃음을 지었다. 한 캐릭터가 팔색조같은 느낌을 한꺼번에 관객들에게 선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박희순은 그것을 해냈다.
김민정의 세련된 멋과 느낌, 그리고 박용하의 변화된 모습 역시 눈길을 끈다. 첫 영화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김무열의 연기는 도리어 박희순보다도 더 인간적이고 잔인한 느낌을 동시에 줬다. 같은 형식이라도 박희순은 영화를 속도 조절한다면 김무열은 쉬지 않고 달리는 모양새를 띄었다.
코미디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이 이렇게 안 웃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관계자 및 배급관계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어느 정도 반응이 없으리라 예상은 했지만, 이건 심했다. 간간히 웃음을 유도하는 장면이 나오고, 이에 반응하는 관객들도 있었지만 기존의 드라마 류보다 처참했다.
12일 언론시사회를 가진 영화 '유감스러운 도시'는 정말 보는 내내 유감스러웠고 민망했다. 2006년 무려 620만명을 모았던 '투사부일체'의 김동원 감독과, 정준호, 정웅인, 정운택, 김상중의 힘은 현저히 떨어졌다. 아니 어떻게 보면 당시 '투사부일체'의 내공이 사라졌다고 봐야 옳았다. 웃음에 부담감이 작용했는지, 아니면 으레 자신들이 출연하면 관객들이 웃어줄 것이라 믿었는지는 몰라도 감독이 기존에 자신한 '시종일관 웃기면서 볼거리를 제공하는 업그레이드 코미디를 보여주겠다'고 한 내용은 아쉽게도 공허하게 되어버렸다.
영화 내용은 충동적인 교통경찰 장충동 (정준호 분)에게 거대 기업조직에 위장 잠입해 조직을 감시하라는 특수 임무가 주어진다. 그러나 동시에 조직에서 어설프게 막장인생을 살고 있는 양아치 이중대 (정웅인 분)에게는 경찰이 되라는 조직의 명령이 떨어진다. 스파이로 서로의 조직에 잠입하지만 각자 조직의 도움으로 둘 모두 각 조직의 수뇌부가 된다. 이후 둘의 좌충우돌 스파이 노릇은 지속되지만 범죄조직의 거대 계획으로 인해 둘은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한 명은 경찰에 대한 동지애로서, 인간애로서의 선택을 다른 한 명은 사랑으로 인한 선택을 하게 된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영화는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했다. 기존의 '두사부일체 류'의 웃음코드에다가 뭔가 색다른 것을 첨부하려하다보니 내용이 좌충우돌 정신만 없었지, 제때 웃음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또한 등장인물들에 대한 과도한 배려정신과 온갖 까메오 등장은 영화를 아예 어설픔의 현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는 김흥국의 등장에서부터 예감됐다. 잠깐 나와 한두마디 하고 웃음을 이끌어내거나 놀라움을 주는 것이 까메오인데, 김흥국은 이도저도 아닌 씁쓸함만 안겼다.
인물간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 역시 느슨했다. 왜 연결이 그렇게 되었는지 이해가 안됐다. 직접적인 웃음코드라도 잃어버렸다면 웃음이 나올 수 있는 연계성이라도 설명했어야 했는데 그것도 실종됐다. 웃음에 대한 장면도, 코드도, 스토리도 모두 부재한 형태로 나타났다.
김동원 감독은 시사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웃기기보다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며 "영화 속에 코믹도 있고 멜로도 있고 여러 장르를 왔다갔다 했지만 중점적으로는 코미디물이기 때문에 영화를 어떻게 평가해 주실지는 관객들의 몫인 것 같다"고 설명했지만, 결국 웃기지도 않았으며 재미도 이끌어내지는 못한 '짬뽕'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어쩌면 문동식 역의 배우 정운택이 기자간담회에서 "난 맞거나 학대를 당해야 관객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게 한편으로 씁쓸하기도 했다"는 말은 거꾸로 이번 영화가 코미디물에 대해 높아진 관객 눈을 맞추기보다는 과거 '두사부일체 류'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당시의 웃음 방식으로 2009년도 관객을 상대하려 한 셈이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 정웅인은 열마 전 둘째딸이 출산했다고 밝히며 영화 홍보에 도움을 달라고 했다. 다른 배우들 역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그 전에 그들이 먼저 관객들을 도울 생각을 했었야 했다. 관객들은 무료 관람을 하는 것이 아닌, 엄연히 수천원 (할인때문에 딱히 정하기 어려운)의 대가를 지불하고 극장을 찾는다. 그에 맞는 영화를 먼저 만들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지난 해 12월 30일 개봉한 영화 '쌍화점'이 개봉 이틀만에 45만명의 관객몰이를 했다. 실제 필자의 주변 사람들도 이 영화를 오래 전부터 예매해 보고 왔다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에게서 들려오는 평가는 대부분 혹평이다. 혹평의 대부분의 내용은 자극성만 의지한 아무런 의미없는 영화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영화 '쌍화점'의 감독이 충무로 이야기꾼 유하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을 안다면, 이번 혹평은 보지 않은 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있을 것이다. 영상보다는 탄탄한 스토리로 그동안 유하 감독은 승부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조인성과 주민모의 파격적인 동성애 장면과 조인성과 송지효의 정사 장면 (사실 이들 두 명의 정사 장면은 그다지 섹시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도리어 영화 '미인도'의 정사 장면이 더 강도가 높다)를 제외하고는 그 어떤 것도 없다.
일단 스토리를 조금 이야기 해보자. 작자 미상의 고려가요 '쌍화점'을 기반으로 등장인물들의 사랑과 애증, 집착 등이 끈적하게 버무려져 스크린 한가득 채우는 영화 '쌍화점'은 고려가 원나라의 속국으로 전락한 14세기 무렵 원의 억압 속에서 고려를 지키려는 왕 (주진모)은 여자를 품을 수 없기에 외모가 출중한 사대부 집안의 자제들로 구성된 친위부대 건룡위의 수장 홍림 (조인선)과 사랑을 나눈다. 문제의 발단은 원이 후사를 빌미로 왕을 바꾸려는 계략을 세우면서부터다. 왕은 궁여지책으로 홍림과 왕후 (송지효)를 대리 합궁할 것을 명하지만, 이로인해 세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사태로 몰아가면서 평안해보이는 운명이 혼란 속으로 빠지고 만다.
내용은 초반부터 쉽게 결말을 판단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보는 이들도 영상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지치게 만든다. 영상으로 긴 러닝타임을 해결하기에는 관객들의 수준은 높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번 영화에서 수확물은 주진모의 달라진 모습이다. 의외로 사극이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주는 주진모는 이번에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쌍화점'은 어떻게 보면 현재 한국 영화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속 없이 이미지와 배우의 인지도에만 의지해 힘도 달리면서 억지로 영화계를 이끌고 가려는 것이 똑같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관객몰이에 성공했다고 자평한다. (영화는 거의 저질수준이었지만 마케팅의 힘으로만 100만을 넘긴 공포 영화 '고사'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실속이 없다. 속이 탄탄하지 않으니, 처음에는 주목을 받지만 결국 껍질이 벗겨지는 순간 모두가 몰락한다. '쌍화점'이 45만명을 넘겼다고 좋아하는 것은 몇 년전에 영화계가 호황을 누리며 세칭 충무로 개가 만원짜리 물고다닌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실속이 없다는 것이다.
'쌍화점'이 어느 정도의 관객몰이를 할 것은 분명하다. 조인성과 주진모, 송지효의 인지도부터 시작해 이미 개봉 전부터 여러가지로 '파격적'인 내용이 공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관객몰이의 성공이 곧 영화 '쌍화점'의 성공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듯 싶다.
'88세대'라는 말이 더이상 낯설지 않을 정도로 불안한 청춘들이 살고 있는 지금의 시대에, 젊은 시기 '꿈'에 대해서 '철'없이 순수하게 접근하는 사람을 보면 답답한 마음이 생길까, 아니면 부러운 마음이 생길까.
11일 언론시사회를 가진 영화 '여기보다 어딘가에' (감독 이승영)의 수연 (차수연)은 관객들은 시험에 빠지게 한다. 관객 본인의 상황일 수도 있고 아니면 관객 주변 사람들의 상황일 수도 있는 독특한 캐릭터를 수연은 관객들에게 제시하지만, 정작 관객들은 쉽게 동화하기 어렵다.
수연은 대학 졸업 후 백수로 살고 있는 26살의 '철'없는 여자다. 영국으로 유학 가서 뮤지션이 되는 것이 꿈이지만, 집에서는 지원못해준다고 하자 바로 가출해서 친구인 동호 (유하준)의 옥탑방에 얹혀 살기 시작한다. 복학생 동호는 휴학 전 활동했던 밴드로 돌아가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밴드에서 쫓겨나 페스티벌에 출전할 자기만의 밴드를 만들려고 한다. 수연은 동호가 준 소극장 콘서트에 갔다가 유학파 뮤지션 현(방준석)을 만나게 된다. 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위치를 이용해 수연과 어떻게 엮어보려고 하지만 번번히 애인때문에 달성하지 못한다.
수연의 방황은 기존의 방황하는 청춘을 그린 영화와는 사뭇 다르다. 단순히 어둡기만 하지 않고, 중간 중간 유머를 넣어 영화 속 현실에 보다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몽롱하고도 덜 우울한 음악도 관객들이 이러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한 몫한다.
과거 영화와 동명이었던 하림의 '여기보다 어딘가에' 뮤직비디오에서 대책없지만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그렸고, 빅뱅의 '거짓말' 뮤직비디오에서 살인을 저지른 어두운 여성의 역할을 맡았던 차수연의 연기도 '꿈'을 쫓지만 대책은 없는 청춘을 잘 그려냈다. 멍한 모습으로 귀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이기적이고 대책없어 '한대 때리고' 싶은 캐릭터를 적절하게 소화해 낸 것이다. 제작사측은 실제로 클라리넷을 전공하고도 극중 수연처럼 무대 공포증을 경험한 바 있고, 음악가의 길에서 방황했던 경험했던 차수연의 연기에 대해 실제 성격과 닮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유하준의 연기도 이러한 '방황성'에 대해 잘 어필하고 있다. 어리석다 못해 답답하기까지 한 그의 모습이 잘 보면 '내' 안에 그리고 모두의 마음 안에 현실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답답함은 나를 향하게 된다. 그리고 영화는 점차 영화를 넘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충무로에서 A급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거의 무보수로 참여한 고낙선 조명감독과 조민호 동시녹음 기사 등의 합류로 인해 총 1억원 가량의 예산으로 제작되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완성도 높은 영화 '여기보다 어딘가에'는 오는 8월 21일 개봉된다.
캐릭터는 밋밋하고 고전적인 한국 호러물의 틀에 어설프게 들어가 있다. '여고괴담' 시리즈는 캐릭터가 각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찾고 있지만, 영화 '고사'의 인물들은 뭘 해야할지 잘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영화 '고사'는 남규리를 연기자로 데뷔시키기 위한 작품일 뿐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런 측면에서 이범수와 윤정희는 안타깝게도 '희생양'에 가깝다. 남규리가 개성없는 연기를 펼칠 때, 이들 둘은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리액션을 취해줘야 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전교 1등부터 20등까지의 아이들이 중간고사가 끝난 주말에 따로 학교에 나와서 특별 수업을 듣는다. 선생은 이범수와 윤정희, 그리고 선도담당 교사 뿐이다. 그리고 곧 전교 1등의 여학생이 죽게 되면서 공포는 시작된다. 이들에게 공포를 주는 인물은 이들 학생들에게 "중간고사를 다시 시작한다. 문제를 맞히지 못하면 한 사람씩 죽는다"라며 전교 석차대로 학생들을 죽여나간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으로 첫 데뷔작을 찍은 창감독은 전통적인 자극적 장면을 쓰지 않고 드라마에 치중한 공포물을 선사한다고 했다. 이 말을 그래도 해석하면 식스센스정도의 느낌을 주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통적인 한국의 자극적 장면을 통한 공포 주입은 그대로 화면을 통해 나타난다. 캐릭터 역시 앞서 말했듯이 비슷비슷한 인물들에 그냥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조연급 연기자들만 즐기하다. 이들이 호흡이라도 잘 맞으면 좋은데 그렇지도 않다.
그럼 왜 남규리를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을까. 간혹 정말 스타성과 연기력을 지닌 이들이 조연급도 거치지 않고, 또 제대로 된 연기도 배우지 않은 채 관객들에게 감탄을 연발케 하는 연기를 선보일 때도 있다. 조금만 더 다듬으면 인정받는 배우가 될 수 있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남규리는 아쉽게도 이런 스타성이나 연기력을 갖추지 못했다. 때문에 그녀는 더 연습하고, 데뷔때 주연보다는 조연급에서 거듭났어야 했다. 그런데 조연급 연기력으로 주연을 꿰찼으니 보는 이로 하여금 얼마나 답답함을 느끼게 할지는 뻔하다. 그리고 그 '뻔함'은 영화를 통해 고스란히 보여줬다.
영화 '고사'는 흥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함과 동시에 흥행 실패의 요인까지 같이 안고 있다. 일단 경쟁할 만한 한국 공포영화가 없다는 사실은 유리하다. 학교를 대상으로 한 작품들이 대개 성공했다는 패턴도 일단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앞에서 설명한 내용들은 이러한 유리한 부분을 뒤집고도 남을만큼 영향이 크다.
어떻게 보면 영화 '고사'를 제작한 코어컨텐츠미디어측은 이것을 알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수없이 많은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선상 파티등) 쓸데없는 내용까지도 보도자료로 뿌렸다. 하다못해 '자고있던' 남규리까지도 소속사 직원들 모르게 씨야에서 탈퇴시키기까지 했다. 이때문에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할 경우에는 정말 참담한 결과를 낳는다.
결론을 내자. 영화 '고사'는 배우들의 연기력 등을 떠나 그냥 자극적인 장면을 한번 보고싶으면 괜찮은 영화다. 창감독의 감각적이고 현란하며 스피디한 영상은 일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내용이나 연기력을 기대하고 간다면 후회할 수도 있다.
- 아해소리 -
PS. 웃긴 것은 영화의 진짜 '백미'이자 연기력의 초절정을 볼 수 있는 부분은 엔딩 장면이다. 만일 정말 진짜 영화를 보게 된다면 이 장면은 놓치지 말고 보아야 한다. 끝났다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말고, 끝까지 버터야 한다. 그나마 본편의 아쉬움을 달래고 싶다면 말이다.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하 '눈눈이이')가 '강철중''놈놈놈''님을 먼곳에'에 이어 하반기 한국 영화를 책임질 수 있을까?
그냥 보고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이고, 보는 내내 사정없이 몰아치는 두뇌게임에 몰입하게는 만들기는 하지만 여운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라 위의 물음에 쉽게 답할 수는 없다. 사실 '눈눈이이'는 '강철중'이나'놈놈놈'이 가진 단점을 하나씩 고스란히 가져온다.
'강철중'은 '공공의 적 시리즈'라고 하기에는 상대적인 캐릭터가 약했고, '놈놈놈'은 열심히 휘몰아치며 관객을 정신없이 몰입하게 만들었지만 다소 허무함을 느끼게 했다. 아쉽게도 '눈눈이이'가 이렇게 이런 두 가지 문제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와버렸다.
그러나 영화는 한석규와 차승원이라는 두 배우를 통해 이런 단점을 해소시키고 있다. (물론 100%는 아니지만)
형사 백성찬(한석규)과 두뇌범 안현민(차승원)은 영화에서 치열한 두뇌게임을 벌인다. 다소 뻔할 수도 있고 결과가 어떻게 나올 수 예측할 수도 있지만, 이들 두 배우는 연기력을 통해 이런 결과를 '뻔하지 않는' 상황으로 만들어버린다. "꼭 그런 상황이 나올 것 같다"는 예측은 이들 배우의 연기를 통해 "그런 상황이었구나"로 바뀌고 만다. '예측'이 순식간에 '추후 인정'으로 바뀌고 만 것이다. 한석규와 차승원의 비주얼적인 외모와 감각적인 도시적 이미지도 이런 인식을 하는데 한 몫한다.
사실 영화를 소개하는 홍보 입장에서는 영화에 대해 화려하게 수식어를 달았다. '인간 몸 속 피와 같은, 한국 사회 속 돈의 존재''공권력에 의존하지 않는 시원하고 통쾌한 복수가 펼쳐진다' '거대 도심을 질주하는 역동적인 스피드''관객의 눈과 귀를 압도하는 스케일' 등등. 그러나 사실 이런 것들은 영화 '눈눈이이'에서는 사족 수준에서 그친다.
한석규-차승원의 연기력 대결. 이 한 마디로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이다. 특히 이 둘이 도시 속 네온사인과 담배불을 나누는 모습은 곽경택 감독이 인정했듯이, 관객들의 몰입도를 순식간에 높혀놓는다.그 짧은 순간에 둘이 부딪혀 내는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눈눈이이'를 보려면 치고받고 부수는 모습도 시원할 수 있지만, 한석규-차승원 이란 두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력을 먼저 기대하고 가는 것이 더 '찐~하게'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싶다.
- 아해소리 -
PS. 곽경택 감독이 중간에 메가폰을 잡아서인지, 곽 감독의 스타일은 많이 드러나지 않는다. 도리어 친구나 사랑을 본 관객들은 곽 감독이 '이런 영화도 만들 줄 아나'라는 의아스러움이 더 생겨날 것이다.
장면1. 2008년 7월 14일 아침. 그룹 '씨야'의 소속사 엠넷미디어는 기자들을 상대로 보도자료를 뿌렸다. 제목은 '남규리 솔로 데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남규리가 솔로로 데뷔한다.
남규리는 씨야를 탈퇴하고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시작하며 당분간은 씨야로 복귀할 계획이 없는 상태이며, 솔로 활동의 본격적인 스타트로 지난 12일(일) 영화 <고死:피의 중간고사>의 OST 녹음을 마쳤다.
지난 2006년 씨야로 데뷔한 후 다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활동해 오던 남규리는 이미 영화 <고死:피의 중간고사> 출연 결정 당시부터 씨야 탈퇴 및 솔로 활동 제안을 받아 왔다고.
남규리는 애초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 하나로 이 자리까지 왔다’며 이러한 제안을 모두 고사하고 가수 활동에 대한 본인의 애정을 드러냈으나, 이후 소속사와의 여러 차례 의견 조율을 통해 솔로로서 연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기로 결정하고 씨야 탈퇴를 결정했다.
지난 12일(일)에는 본격적인 솔로 활동의 시작으로 본인이 주연으로 출연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고死:피의 중간고사>의 OST 녹음에 참여했다.
남규리가 부른 영화 <고死:피의 중간고사>의 OST는 작곡가 조영수가 작곡한 슬픈 발라드곡으로, 영화에 직접 삽입되어 영화 속 인물들의 슬픔, 분노를 상징하는 테마곡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이범수, 남규리, 윤정희, 김범이 출연한 2008년 여름 단 하나의 호러+스릴러 영화 <고死:피의 중간고사>는 오는 8월 7일 개봉한다.
씨야라는 그룹이 '중박'수준이기는 하지만 많은 팬들을 데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슈꺼리가 충분히 되기에 기사가 쏟아졌다.
장면2. 2008년 7월 14일 오후. 남규리가 씨야에서 탈퇴한 것이 아니라는 기사가 쏟아졌다. 일시적으로 개인 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이없다는 기사도 많이 나왔다. 분명 공식적인 엠넷미디어의 보도자료에는 '탈퇴'라고 씌여져 있는데, 엠넷미디어 소속사 직원끼리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한쪽은 탈퇴라고 하고, 다른 한쪽은 굳이 탈퇴할 이유가 없지않느냐며 반박했다. 영화홍보용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 시작했다.
장면3. 2008년 7월 17일 한 인터뷰 기사. 남규리는 자신이 탈퇴했다는 기사가 났다는 소리를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라고 부정했다. 자신은 몰랐는데, 아는 언니 통해서 기사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영화 OST에 솔로로 참여했는데, 그게 솔로활동으로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제 설명해보자. 당시 이 기사는 어느 한 매체의 단독 기사도 아니고 취재 기사도 아니다. 엠넷미디어라는 거대 기획사에서 기자들에게 쫙~ 뿌린 보도자료를 근거로 해서 나온 이야기다. 그런데 해당 연예인은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라며 한번도 솔로 활동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말한다. 이에 대한 모든 기사 혹은 보도자료에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붙는다.
100% 영화 홍보자료였고, 이 때문에 대한민국 연예부 기자들은 모두 '낚시 기사'를 쓴 3류로 취급받았다. 해당 소속사는 일단 뿌려놓고 나몰라라하고 해당 연예인은 인터뷰를 통해 기자들이 잘못 취재해 그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는 뉘앙스를 풀풀 풍기는 '개념없는' 말을 쏟아내고 있다. 결국 남규리는 영화 홍보대상으로서 꼭두각시 노릇을 하게 된 것이고, 씨야의 두 멤버 역시 해명 한번 못해보고 '해체설' '들러리'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아무리 영화 홍보도 중요하지만 앞뒤 개념 상실 발언에 제대로 활동도 못하고 있는 멤버들까지도 매장시켜야 속이 시원할까?
하반기 기대작품인 영화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이 드디어 국내에 첫 공개됐다. 송강호-이병헌-정우성과 김지운 감독이라는 환상의 라인업때문에 제작 당시부터 관심을 끌었던 영화다.
시사회장은 아니나다를까 북새통을 이뤘고, 영화 시사회에는 유례없이 5개관 오픈은 물론 이틀 연속 시사회 개최라는 기록도 남겼다. 한국영화가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이라 이같은 '놈놈놈'의 선전이 반갑기는 했다. 본격적으로 영화를 보면 일단 '재미있다'로 정리될 수 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송강호(윤태구), 이병헌(박창이), 정우성(박도원)이 보물지도(?)를 서로 쫓고쫓기며 쟁취하려 한다. 이에 일본군도 가세하고, 독립군도 개입된다. 만주라는 배경도 그렇지만 다양한 인물들의 등장도 눈길을 끈다. '김치 웨스턴'을 표방한 이들은 정말 그 모습을 잘 그렸다. 서양에서도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서부 활극이 한국에서 새롭게 조명되는 것이다.
그러나 캐릭터별로 분석하면 조금 아쉬운 모습을 가진다. 사실 3명의 특급 배우가 나오기는 하지만, 누가 뭐라도 주인공은 송강호다. 이야기의 시작도 송강호고 끝도 송강호가 맺는다. 송강호가 나오면 관객들은 웃을 준비를 하고, 송강호가 진지해지면 같이 진지해진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장면도 송강호의 모습이 같이 비춰지면 이곳저곳 웃음이 터진다. "역시 송강호"라는 말이 영화가 끝난 후 관객들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게 한다.
이병헌의 연기 변신 역시 성공적이다. 악역을 처음 하는 이병헌은 정말 죽이고 싶을정도의 악역이라기보다는 피하고 싶은 악역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이병헌의 모습에 관객들은 소리를 지르고 고개를 돌린다. (표정없이 사람의 신체를 훼손시키는 모습은 언제봐도 질린다)
문제는 정우성이다. 사실 정우성은 정말 멋있게 나온다. 말 위에서 장총을 돌리면서 장전하거나 일본군 전체를 혼자 상대하다시피한 모습에서는 여성관객들의 눈길을 100% 잡을 것이다. 그러나 캐릭터가 없다. 분명 '좋은 놈'의 역이 정우성이긴 한데, '이상한 놈'에게 밀려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영화상에서 송강호와 같이 다니는 정우성은 송강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차라리 이병헌처럼 송강호와 대척점에 있으면 장면마다 혼자 부각될 수 있는데, 이것도 아니다. 캐릭터별로 따졌을 때 2% 부족한 느낌을 주는 이유다.
영화가 하반기 한국영화를 띄울 것은 분명하다. 나름 1천만 관객도 기대해 보겠다는 영화계 관계자들도 있다. 그러나 나중에 다시 쓰겠지만 한국영화 한두편의 흥행에 '부활'어쩌구하는 꼴갑은 떨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도 개봉조차 못하는 한국영화가 숱하니 말이다.
- 아해소리 -
PS. 댓글 남기시는 분들 제발 공지 좀 읽으시길. 삭제 한 글 중에서는 좋은 글도 많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출처없이 "글 잘 읽었습니다"라고 남기면 삭제합니다. 왜 늘 앞뒤 재지않고 5초만 생각한 후 댓글을 남기는지 원. 그렇게 자기가 누군지 인터넷상에서 감추고 싶습니까?
하반기 '놈놈놈'과 함께 한국 영화계의 기대작이었던 '공공의 적 1-1 강철중' (이하 강철중)이 드디어 개봉했다. 감독 강우석에 극본 장진이라는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결합과 설경구를 비롯한 강신일, 이문식, 유해진 등의 '공공의 적' 1편의 주요 배역들에 정재영의 합류는 이미 영화 공개 전에 '기대치'를 한껏 올려놓았다
실제 웃음코드로만 이야기하자면 '강철중'은 전작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도리어 설경구를 중심으로 적재적소에 배치해놓은 '웃음 유발 장치'들은 전작에서 이어지는 '학습효과'로 인해 관객들에게 웃을 준비를 충분하게 제시한다. 강철중 (설경구 분)의 뻔뻔한 넉살 역시 1탄의 공식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어서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웃음 유발과는 달리 전작들에서 강하게 제시되었던 '공공의 적'은 사라졌다. 이 부분이 정말 아쉬웠다.
17살 아이들을 합숙을 시켜 깡패로 만드는 사회에 대해 문제를 제시하는 것은 좋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러한 '상황'에 대한 서술이었을 뿐 사회 전체가 공통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공공의 적'을 실체화하지는 못했다. 공통의 인식이 사라진 '공공의 적'은 '공공의 적'이 되지 못한다. 그냥 웃음 코드의 일부분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전작 1편의 이성재나 2편의 정준호의 경우에는 대다수 관객들의 '공분'을 살만한 캐릭터였다. 그들이 연기한 캐릭터는 영화 속에서는 특정 인물이었지만, 실상 사회 전체적으로 '문제'라고 인식되는 '실체'였다. 그러나 정재영이 분한 '이원술'은 영화 속 특정 인물로만 남았지 사회 구성원들이 공통으로 '문제'라 인식시키기에는 부족했다. 이는 '공공의 적'이 되어야 되는 '실체'를 관객들이 잡아내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인으로 봐서는 이원술과 그 하수인 문수 (김남길 분)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전체로 봐서는 '개인적 이익 위한 악인'과 '조직폭력배 양산'으로 또 나눠져 있었다.
1편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부모와 타인을 서슴없이 죽이는 이성재로 쉽게 모아졌고, 2편에서도 역시 출세를 위해 타인과 형을 죽이려는 정준호로 모아졌다. 그러나 '강철중'에서는 이것이 흩어져버렸다. 이때문에 영화가 제시하는 '공공의 적'이 무엇인지는 알아도 영화 속에서는 찾기 힘들게 되었다.
그러나 강우석 감독이 "조폭이 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의 소재 자체가 사회적 이슈가 된다면 중고등학생도 한번쯤은 꼭 봤으면 한다"고 말한 것처럼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사뭇 진지하다.
영화 '강철중'은 형사 강철중이 17살 아이들을 합숙시켜며 깡패로 길러내어 살인 등을 시키는 거성그룹 회장 이원술과 대결을 벌이는 내용으로 강우석 감독이 과거 한 시사프로그램에 나온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해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영화 시사회장에 가면 흔히 들을 수 있는 말들이다. 침체되어 있는 한국영화를 살려달라고, 그리고 개봉 영화 잘되게 도와달라고 말이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시사회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을 싫어한다. 아무리 잘 만든 영화 시사회장에 가더라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일단 화부터 난다.
한국 영화를 언론이나 관객들이 죽였나? 아니다. 관객들은 도리어 괜찮은 한국영화가 나올 때는 입소문내어 봐줬다. 정말 최악만 아니라면 기본은 지켜줬다. 애국심 한번 불붙으면 이거 게임 끝날 정도다. 불법이긴하지만 다운로드 받는 것도 네티즌들은 한국영화에 관해서는 예를 지킨다면서 한달정도는 업로드를 시키지도 않았다. (물론 이것조차도 하지 말아야 하지만).
언론은 한 술 더 떴다. 영화 나오기 전에도 줄줄이 보도자료 써주고, 영화를 보지도 않은 기자가 배우를 인터뷰해줬다. 극에서 무슨 역할을 어떻게 연기했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배우들 귀찮아하는 표정 짓고, 앵무새처럼 했던 말 또하고 하면서 피곤한 모습 앞에서도 해줄 인터뷰 다 해줬다. 그 덕에 영화 개봉 며칠 전에는 아침 무료 일간신문 몇몇에는 영화 주연 배우들이 똑같은 옷 입고 똑같은 말한 내용이 똑같이 실린다.(당연하다. 홍보 인터뷰는 아예 배우가 한 장소에서 언론사 기자들 불러놓고 인터뷰를 일괄적으로 하니 말이다)
한국 영화 시사회장에는 수십명의 기자들이 몰려 '홍보' 일선에 서줬다. 솔직히 궁금하지도 않은 내용, 한 줄이라도 써내려가려고 질문했고 영화에 대한 철학이나 이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기자들이 질문해봐야 본전도 못 찾기에 아예 '소감 묻기 릴레이'로라도 끄적여줬다.
그런데 그럴때 영화판은 무엇 했는지 궁금했다. 영화의 질을 올리려 생각하지도 않고 겨우 배우 몇 명의 인지도에만 묻혀 그때그때 몇만명 관객 동원에 목매달아 이익만 내려하지 않았던가. 양적 향상만 노리다가 결국 질적 향상까지 놓쳐버리고 근본적으로 관객들에게 외면을 받지 않았는가 말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살려달라고, 도와달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실상 그들에게는 이미 기회가 있었다. 바로 스크린쿼터제 도입 논란이 있었을 때다. 이때 영화인들이 제대로 정신 차릴 수 있었을 때다. 그런데 그 이후 어땠는가. 관객들이 '볼'만한 영화라고 말했던 것이 몇 편이나 있었는가. 개인적으로 손에 꼽을 정도도 안된다.
영화인들은 왠지 살려주고 도와주면, 이후에는 그들을 살려주고 도와준 사람을 기억하지 못할 것 같다. 관객들의 돈만 가져간다고 해서, 언론의 홍보력만 적절히 잘 이용한다고 해서 부활할 한국영화판이 아니다. 체질 개선은 그들에게도 필요하다.
작가주의 감독 홍상수.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평단에서 붙힌 이름이고 대중이 볼 때는 작가주의든 상업주의든 상관없이 그의 작품이 끌릴 때도 있고 안 끌릴 때도 있다.
그 나름은 밝아졌다는 '해변의 여인'의 경우 그다지 개인적으로 좋은 평을 주기 어려웠다. 차라리 '극장전'이 좀더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인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상 생활에서 소소한 맛을 느끼고 사는 이들에게는 '영화적'인 '해변의 여인'보다는 '일상적'인 '극장전'에 눈길을 돌리기 쉬웠을 것이다.
베를린 영화제에서 수상까지 기대했다가 낙마한 '밤과 낮'은 어떻게 보면 '극장전'의 '파리 판'이다. 홍상수의 인물들이 그대로 옮겨갔다. 김상경과 김영호는 동일인물이었고 엄지원과 박은혜는 동일인물이었다.
김상경과 김영호의 '우기기식 일방적 사랑'은 어이가 없지만 친근하다. 아마 대한민국 남자들이 그같은 외모로 그같은 발언을 하며 여자에게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을 실제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가 거기에 깔려, 대리만족 시켜주려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들이 말하는 '사랑'이란 '사랑'이 아님을 관객들은 안다. 그래도 그들은 스크린 안에서 계속 '사랑'이라고 우긴다.
김상경과 김영호의 진짜 모습이 투영된 것은 아마도 '밤과 낮'에서 김영호가 마지막에 꿈을 꾸는 장면일 것이다. 도자기를 깨뜨렸다고 화를 내는 모습이, 그것으로 사랑을 보여주려는 모습이 진짜일 수도 있다.
어쨌든 영화 '밤과 낮'은 그래서 매력적이다. 그냥 일상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런 일상적인 모습을 보러 돈 내고 극장을 왜 가냐고 의문을 품을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우리의 일상은 우리가 돈을 주고도 잘 보지 못한다. 바쁘게 살다보니 너와 내가 존재하는 것만 인지하고 그 사이에 어떤 사건들이 흘러가는지를 보지 못한다. 그 사건들이 우리라는 관계를, 사회라는 망을 형성시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홍상수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 사건들과 사회가 조금씩 보인다. 그가 어떤 기교를 부려서도 아니고 단지 그냥 '일상'을 좀더 세세하게 보여주는 것 뿐인데도 말이다. 거기서 우리는 편안함을 느끼고, 동시에 불편함도 느낀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데 편안하고, 인정해야 하는데 불편하다. 그렇게 보다보면 홍상수가 제시하는 메시지보다는 스스로가 제시하는 메시지를 떠올리게 된다.
내가 왜 이 시간에 이런 영화를 보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맴돌때 이미 영화속에서 나는 존재하게 된다. 김상경과 김영호는 사라지고 내가 주인공으로 투영된다.
이런 말을 누군가에게 하다보니 여성관객은 뭐냐는 말을 듣게 됐다. 그러나 여성관객도 박은혜나 엄지원이 아닌 김상경과 김영호에게서 일상을 삶을 찾게 된다. 홍상수는 남녀의 관계에서 이들을 위치시킨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삶을 누리는 관계에서 '나'와 '나를 존재케 하는 인물'을 위치시킨다.
꼭 봐야하는 영화는 아니겠지만 한번쯤 봐도 나쁘지 않을 영화다. 누구는 러닝타임이 길다고 하지만 우리 인생 하나 흝어보는데 그정도 쯤이야..
영화 '추격자'를 보면 보는 내내 한심한 존재가 둘이 있다. 바로 검찰과 경찰. 그냥 아무 생각없이 보고 있냐면 이 두 존재가 대한민국에 왜 필요할까라는 생각마저 들게 만든다. 그럼 영화 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1. 엄중호의 지영민 체포 .
엄중호(김윤석)는 자신의 차와 충돌한 지영민(하정우)를 단박에 알아보고 쫓아가 체포한다. 일반인인데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현행범은 누구든지 체포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212조는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또 211조에는 ▲범인으로 호칭돼 추적되고 있을 때 ▲장물이나 범죄에 사용됐다고 보이는 흉기 등을 소지했을 때 ▲신체 또는 의류에 현저한 증적이 있을 때 ▲누구임을 묻자 도망하려 할 때 현행범으로 간주하도록 돼 있다.
물론 경찰 사칭은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체포 그 자체를 놓고 문제삼을 수는 없다.간혹 뉴스에서 용감한 시민이 지나가는 소매치기 잡았다는 이야기를 떠올리면 쉽게 생각할 수 있다.
2. 지구대의 개판 오분전.
지영민과 엄중호가 지구대로 끌려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관객들은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다. 김윤석에게만 몰아붙히고 지영민에게는 다정하게 조서를 쓰라고 하는 상황에 대해서 말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영화라서 너무 경찰들을 극단으로 몰아붙힌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정답은 없지만 사실성에 가깝다. 지구대의 경우에는 경찰 최일선이다. 때문에 정말 많은 사람들을 대하는 공간이다. 거기가 주요 사건 현장이나 기차역 주변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밤새 취객들과 싸움꾼들을 대하다보면 금방 하루가 간다. 때문에 경찰들은 날카로워지고 판단력이 상실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신들이 이미 지구대에 들어온 사람들은 선과 악, 혹은 만만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은연중에 나누어 상대해 버린다.
만일 밤에 불가피하게 혹은 억울하게 지구대에 가게 된다면 당당하게 요구할 것 요구하고 따져야 한다. 이때 잘하는 경찰들의 말 "조용히 해요. 묻는 말에만 답해요"이다. 그러나 실상 제대로 묻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따져라. 왜냐고? 거기서 작성된 거 그대로 경찰서로 가서 조서 작성한다. 빼도박도 못한다.
3. 서울시장 '똥테러'에 안절부절.
경찰이 서울시장 '똥테러'에 모두 안절부절하며 연쇄살인범 사건으로 엎으려 한다는 설정은 현실성이 높다. 세칭 권력이 있다는 사람에 대한 '가해 행위'에 경찰은 민감하다. 자신들의 지휘권과 연계되어 있는 사람이 더더욱 그러하다. 실제로 과거 지방의 한 경찰서에는 강력반이 총출동한 사건이 있었다. 변호사가 납치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납치 문제는 중요하기도 하지만, 야밤에 난리칠 정도라고 생각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았다. 당시 거론되었던 것이 해당 변호사가 현직 검사와 동기라는 설이었다. 이 문제는 의외로 빨리 해결이 되었다. 일반인이 납치가 되었어서도 그랬을까.
또하나는 매스컴에 알려지는 부분이다. 같은 사안이라도 매스컴에 알려진 사건은 경찰력 투입이 그 규모를 달리한다. 뉴스를 통해 국민적 관심으로 떠오른 사건은 더더욱 그렇다. 일단 그같은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윗선이 어떻게든 문책당하기 때문이다.
결국 윗선의 몇몇 분들의 고충 처리는 하부 경찰력의 낭비와 쓸데없는 스트레스 부가로 실제 필요한 민생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4. 낮잠 자는 경찰차.
이는 뭐 본 사람들이 의외로 많기에 짧게 설명해도 될 듯 싶다. 경찰도 사람이다. 졸리면 자야한다. 그런데 대개 두 명이 같이 자는 경우는 보기 드문 경우다. 한명이 자면 한명은 대기를 하거나 망을 본다. 영화와 같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할 듯 싶다.
5. 마지막...정말..엄중호만 영웅일까?
이 부분은 기사로 대체.
지난 2일 발간된 검찰 전자신문 뉴스프로스 3월호 '미디어속 법률' 코너에서 김진숙 대검찰청 부공보관을 실질적인 수사 방해자는 '엄중호'라고 지적한다.
김 부공보관은 "엄중호가 수사기관에 휴대번호 4885호로 끝나는 남자가 출장마사지사 3명을 불렀는데 그녀들이 모두 다 실종되었고 최후로 호출받고 연락이 두절된 김미진을 뒤쫒아 그녀의 빨강색 승용차를 망원동에서 발견한 사실, 그 동네에서 접촉사고를 내어 시비하던 중 지영민이 바로 그 끝자리가 4885호인 휴대폰의 소유자임을 알게된 사실, 무조건 도망가는 지영민을 뒤따라가 잡은 사실 등을 정확히 알려주면서 지영민이 운전한 에쿠스 승용차에 떨어져 있는 열쇠꾸러미를 경찰관에게 인계했다면 지영민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는 보다 발견이 쉽지 않았을까"라고 설명했다.
이어 "엄중호는 자신의 똘마니에게 그 열쇠꾸러미를 주고 그 부근의 주택에 열쇠가 맞는 집이 있는지 확인하라고 하지만 혼자서 그 많은 집에 일일이 열쇠를 꽂아보는 일은 시간낭비다. 경찰청 기수대장은 증거를 보완하지 않으면 지영민을 석방하라는 검사의 지휘를 받고 사체를 발견하기 위해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하여 야산을 뒤지거나, 지영민이 가짜로 알려준 채석장으로 가서 사체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된다. 그러나 엄중호가 모든 사실을 제대로만 알려주었다면 경찰은 망원동 김미진의 차량 부근의 주민들을 상대로 대규모 인력을 동원하여 지영민의 사진을 들고 가 탐문수사하거나, 열쇠를 다량 복사하여 다수의 인원으로 하여금 열쇠들이 부근 주택에 맞는지 여부를 확인했을 것이다. 또 지영민이 사용하던 휴대폰 내역조회를 통해 지영민이 주로 수·발신하던 기지국을 찾아내 범위를 좁히거나 지영민의 집을 아는 통화상대방을 밝혀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라며 영화 속 엄중호의 좌충우돌 수사가 현실에서 벌어질 경우 수사가 더 곤란해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해방기 코믹 액션을 표방하는 영화 '원스어폰어타임'이 23일 기자 시사회를 가졌다. 이날 시사회에서는 정용기 감독과 배우 박용우, 이보영이 참석했지만, 영화가 끝난 후 반응은 "왜 저 자리에 성동일-조희봉이 아닌 박용우-이보영이 앉아있을까"였다.
'원스어폰어타임'은 1940년대 일제 치하 경성을 배경으로 전설속의 다이아몬드 '동방의 빛'을 중심에 놓고 벌어지는 사건에 일본군과 독립군, 사기꾼과 도둑을 등장시킨다. 다소 의아스러운 역사 의식을 보여주는 장면도 적잖이 눈에 띄었지만, "희화화시키고자 했다"고 말하는 감독의 의도를 그대로 따른다면 억지스러워도 넘어갈 여유는 있었다.
몇몇 언론에서는 당시의 역사를 왜곡했다는 말도 했고, 한국인에 대한 거부감마저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있지 않냐고 지적했지만 그 영화를 보이는 이들 중에 몇이나 그런 생각을 가질지는 잘 모르겠다. 너무 부각시킨 면이 없지 않아있었지만 사실에 충실한 것도 있으니 말이다.
정작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영화의 애초 의도에 걸맞는 '코믹 액션'을 선보이는 웃음유발자의 몫과 스토리를 이끌고가는 역할을 하는 주인공의 몫에 대한 비중이 잘못 설정되었다는 점.
포스터는 물론 각종 매체에 알려진 대로 주인공을 맡은 박용우와 이보영은 제법 비중있는 역할을 맡기는 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실제 영화속에서 보여진 그들의 활동은 기대 이하로 떨어진다. 특히 스크린상에서 관객들에게 별 활동도 보여주지 않은 채 그냥 대사처리로 조선시대 유명한 도둑이자 한편에서는 의적으로 부상한 '해당화' 이보영은 극 후반으로 갈수록 비중이 떨어진다. 액션을 보여준다던 그녀는 초반 박용우와의 액션을 끝으로 이빨로 겨우 총 들은 손을 무는 역으로 한없이 떨어진다. 나온 횟수도 그다지 많아보이지는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힌 인물들은 따로 있었다. 열혈 독립투사 '미네르-빠' 사장으로 등장하는 성동일과 '미네르-빠' 요리사 조희봉이 그들이었다. 관객들은 이들의 등장에 미소지었고 이들의 행동에 웃음을 터트렸다. 기존에 성동일-조희봉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에 기대하는 눈치도 있었지만, 실제 영화속에서 보여준 이들의 연기력은 '원스어폰어타임'의 웃음 유발을 이끌고 가기에 충분했고 넘쳤다. 끝까지 이들의 모습은 관객들의 시선을 잡았다.
코믹 영화의 경우 전체적으로 스토리를 이끌고 가는 배우가 있고 감초 역으로 웃음을 유도해 이를 받혀주는 배우가 있다. 그러나 '원스어폰어타임'은 두 주연 배우들이 전체적으로 스토리를 이끌지 못해 결국 조연 감초 역으로 등장한 배우들의 비중이 커져버렸다.
정감독은 주조연의 비중에 대해 "박용우·이보영 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주요 인물을 연기한 9명의 배우 모두를 주인공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지만, 기존 매체나 보도자료를 통해 알려진 내용으로 봤을 때 이 말이 '진실'인지는 쉽게 납득되지 않았다.
결국 홍보는 '박용우-이보영'이 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모두 받았고, 영화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것은 성동일-조희봉이 맡은 셈이다. 고생은 누가 하고 스포트라이트는 누가 받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