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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 무섭고 두려움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공포물을 찾는다. 스크린이든 브라운관이든 '여름=공포물'은 일반화된 공식이었다. 여름에 공포물을 많이 찾는 이유는 공포물을 볼 때 우리 몸은 체온이 떨어졌을 때와 비슷한 과정을 겪기 때문이다. 공포물을 보며 공포와 긴장감을 느끼면 뇌는 경고 신호를 온 몸에 보내고,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분비되어 몸의 경계 태세가 강화된다. 에너지 방출을 줄이기 위해 피부의 혈관을 수축시켜 으스스한 느낌이 나고 땀샘이 자극되어 식은땀이 난다. 식은 땀이 증발하면 몸이 서늘함을 느끼게 되다. 이것이 여름에 공포물을 찾는 이유다.

그런데 이런 과학적인 원리로 분석되는 '여름=공포물'의 공식이 2009년에는 여지없이 깨졌다.

우선 스크린을 보자. 올 여름 개봉한 국산 공포영화는 '여고괴담5-동반자살' '요가학원' '불신지옥' 이 대표적이다. 앞서 '여고괴담5'와 '요가학원'을 제작발표회와 현장공개, 관객 인사 등 시끄러울 정도로 홍보에 매진했다. '요가학원'은 때마침 터진 박한별-세븐의 열애설 인정까지 기사화되면서 '요가학원'이란 영화를 더욱 더 널리 알렸다.

그런데 성적표는 초라하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 9월 1일 현재 박스오프스 결과 '여고괴담5'는 65만명, '요가학원' 26만명, '불신지옥' 24만 8천여명 이다. 손익분기점은 고사하고 그 자체로서 참패인 셈이다. 그나마 '불신지옥'만이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는 점에서 위로받을 정도다. '여고괴담5'와 '요가학원'은 관객들은 물론 평단에까지 '왜 만들어졌는가'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브라운관 역시 비슷하다. MBC 납량특집 드라마 '혼'과 KBS '2009 전설의 고향' 모두 10%를 넘지 못하는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다.

이들 영화와 드라마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이같은 결과에 대해 상대 작품들이 너무 쎘기 때문이라 말한다. '혼'은 '태양을 삼켜라' 등과 대적했고, '전설의 고향'은 현재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선덕여왕'과 맞붙었다. 공포 영화는 '해운대'의 쓰나미와 '국가대표'의 고공 점프에 밀렸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그러나 좀 더 상황을 살펴보면 상대 작품들 때문이라기보다는 작품 스스로의 한계와 사회의 분위기 탓이 더 크다 할 수 있다.

우선 몇몇 작품의 경우 졸속으로 만들어졌음을 스스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ㅏ. '여고괴담5'와 '요가학원'이 그것이다. 특히 '요가학원'의 경우 이전에 보여줬던 '벽지 공포'와 '비명 공포' '피의 낭자함' 등의 익숙하다 못해 피해가고 싶은 내용들을 모두 담았다.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음은 물론이다. 이미 앞서 몇몇 세련된 공포물을 맛보았던 한국의 영화팬들이 소리만 질러대는 유진의 모습에 실소만 연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어설픈 CG 역시 높아진 관객들의 입맛을 맞추지는 못했다. KBS '전설의 고향'이 그것이다. 과거 수작업으로 했던 '전설의 고향'은 현재 30대 이상의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그 당시에는 그러한 수준과 드라마의 수준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전설의 고향'은 몇배로 높아진 관객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차라리 CG대신 드라마로 승부했어야 했다.

사회적 분위기 탓도 공포물의 실패에 한 몫했다.

사람들이 여름에 공포물을 찾는 이유는 으시시함과 평범한 일상에서의 일탈과 어그러짐을 느껴 자극을 받으려고 한 점이 크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미 지난 해부터 일상적으로 이같은 공포를 느꼈다. 음식으로부터 공포, 환경으로부터 공포, 정부로부터의 공포. 공포가 일상회된 사회에서 사람들이 굳이 공포를 찾아 스크린과 브라운관으로 떠날 이유는 없다. 일상에서 느끼는 불안감과 어그러짐 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지금, 시각과 청각에 자극을 주는 공포물은 사람들에게 더 불안감만 안겨줄 뿐이다.

거꾸로 '해운대'와 '국가대표'와 같이 감동과 웃음을 주는 영화는 통했다. 불안감을 해소키 위한 것이다.

이런 2009년도를 살펴보면 아무리 작품성이 높은 공포물이 나와도 사실상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자는 지난 해 '고사 : 피의 중간고사'의 성공(?)을 떠올리며 사회의 불안성과 연관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시 사회에 비해 지금은 더 불안해졌으며, '고사 : 피의 중간고사'는 100% 마케팅으로 이뤄진 졸작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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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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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는 밋밋하고 고전적인 한국 호러물의 틀에 어설프게 들어가 있다. '여고괴담' 시리즈는 캐릭터가 각각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찾고 있지만, 영화 '고사'의 인물들은 뭘 해야할지 잘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영화 '고사'는 남규리를 연기자로 데뷔시키기 위한 작품일 뿐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런 측면에서 이범수와 윤정희는 안타깝게도 '희생양'에 가깝다. 남규리가 개성없는 연기를 펼칠 때, 이들 둘은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리액션을 취해줘야 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전교 1등부터 20등까지의 아이들이 중간고사가 끝난 주말에 따로 학교에 나와서 특별 수업을 듣는다. 선생은 이범수와 윤정희, 그리고 선도담당 교사 뿐이다. 그리고 곧 전교 1등의 여학생이 죽게 되면서 공포는 시작된다. 이들에게 공포를 주는 인물은 이들 학생들에게 "중간고사를 다시 시작한다. 문제를 맞히지 못하면 한 사람씩 죽는다"라며 전교 석차대로 학생들을 죽여나간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으로 첫 데뷔작을 찍은 창감독은 전통적인 자극적 장면을 쓰지 않고 드라마에 치중한 공포물을 선사한다고 했다. 이 말을 그래도 해석하면 식스센스정도의 느낌을 주어야 정상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통적인 한국의 자극적 장면을 통한 공포 주입은 그대로 화면을 통해 나타난다. 캐릭터 역시 앞서 말했듯이 비슷비슷한 인물들에 그냥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조연급 연기자들만 즐기하다. 이들이 호흡이라도 잘 맞으면 좋은데 그렇지도 않다.

그럼 왜 남규리를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을까. 간혹 정말 스타성과 연기력을 지닌 이들이 조연급도 거치지 않고, 또 제대로 된 연기도 배우지 않은 채 관객들에게 감탄을 연발케 하는 연기를 선보일 때도 있다. 조금만 더 다듬으면 인정받는 배우가 될 수 있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남규리는 아쉽게도 이런 스타성이나 연기력을 갖추지 못했다. 때문에 그녀는 더 연습하고, 데뷔때 주연보다는 조연급에서 거듭났어야 했다. 그런데 조연급 연기력으로 주연을 꿰찼으니 보는 이로 하여금 얼마나 답답함을 느끼게 할지는 뻔하다. 그리고 그 '뻔함'은 영화를 통해 고스란히 보여줬다.

영화 '고사'는 흥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함과 동시에 흥행 실패의 요인까지 같이 안고 있다. 일단 경쟁할 만한 한국 공포영화가 없다는 사실은 유리하다. 학교를 대상으로 한 작품들이 대개 성공했다는 패턴도 일단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앞에서 설명한 내용들은 이러한 유리한 부분을 뒤집고도 남을만큼 영향이 크다.

어떻게 보면 영화 '고사'를 제작한 코어컨텐츠미디어측은 이것을 알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수없이 많은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선상 파티등) 쓸데없는 내용까지도 보도자료로 뿌렸다. 하다못해 '자고있던' 남규리까지도 소속사 직원들 모르게 씨야에서 탈퇴시키기까지 했다. 이때문에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할 경우에는 정말 참담한 결과를 낳는다.

결론을 내자. 영화 '고사'는 배우들의 연기력 등을 떠나 그냥 자극적인 장면을 한번 보고싶으면 괜찮은 영화다. 창감독의 감각적이고 현란하며 스피디한 영상은 일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내용이나 연기력을 기대하고 간다면 후회할 수도 있다.

- 아해소리 -

PS. 웃긴 것은 영화의 진짜 '백미'이자 연기력의 초절정을 볼 수 있는 부분은 엔딩 장면이다. 만일 정말 진짜 영화를 보게 된다면 이 장면은 놓치지 말고 보아야 한다. 끝났다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말고, 끝까지 버터야 한다. 그나마 본편의 아쉬움을 달래고 싶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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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