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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몬테크리스토'를 봤다. 지난해 서울 유니버셜아트센터에서 너무나 실망한 작품이라, 사실 머뭇거렸다. 그리고 막강한 라인업이라 자랑을 하지만, 사실 신성록과 엄기준, 옥주현이 막강한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지난해 봤던 공연도 엄기준과 옥주현. 너무 어이없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엄기준은 대사 처리가 매끄러웠지만, 노래를 부를때 위태위태했다. 흡인력도 떨어졌다. 옥주현은 거꾸로다. 노래를 부를때는 고음처리까지 부드러웠지만, 대사 처리는 미흡했다. 잘 들리지도 않았다. 이런 둘이 듀엣곡을 부르니, 옥주현이 당연히 엄기준을 눌렀다. 옥주현이 마치 기싸움을 벌이는 듯한 듀엣곡은 듣기 거북했다.

무대도 좁았다. 화려한 장치가 도리어 정신없어 보일 정도로 배치가 엉성했다. 사이드 좌석에서는 아예 무대 보기를 포기해야했다. 이런 몬테크리스토가 충무아트홀로 오면서 달라졌다.

무대도 3개 넘게 커지면서 영상과 세트, 조명을 한꺼번에 소화해냈다. 있어야 할 자리에, 세트들이 존재하고 보여져야 할 영상이 제대로 펼쳐지니 웅장함과 화려함이 더할 수밖에 없다.

달라진 무대는 바로 배우들의 역량과 활동 범위도 넓히게 했다. 해적들이 춤을 추는 모습도 역동적이었으며,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개최한 파티도 한껏 화려함을 자랑했다. 파티 중 프랑스 귀족 사이에서 등장하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모습도 무게감이 더했다.

이를 바탕으로 ‘몬테크리스토’ 역을 맡은 배우 류정한은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발휘하며 극장 전체를 장악했다. 넓어지고 화려해진 무대를 류정한은 맘껏 즐겼으며, 활용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에서의 열정을 그대로 가져왔음은 물론, ‘류지킬’과는 또다른 색깔의 파워를 자랑했다. ‘메르세데스’ 역의 차지연과도 안정된 호흡을 이뤘다. 여기에 ‘몬데고’ 역의 강태을까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호흡을 더했으니, 관객 입장에서는 이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비록 결말에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재빨리 봉합된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무대 위 배우들은 이를 충분히 커버했다.

관객이라면 배우를 선호하는 면이 있을 것이다. 신성록이든, 엄기준이든 각각이 지닌 역량이 있고 매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뮤지컬 몬테크리스토의 제대로 된 맛을 느끼고 싶다면 류정한-차지연 커플을 추천하고 싶다. 적어도 마지막 장면에 자기도 모르게 기립이 나올 것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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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


흔히 예능이나 타 분야에서 인지도를 올린 후 연극이나 뮤지컬에 진출할 경우에는 두 가지 비판을 겪는다. 그 첫번째는 실력의 문제다. 방송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로 먹고사는 이들이 어떻게 직접 관객들과 만나는 무대에서 자신을 꾸밀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실 대다수의 연예인들이 여기서 무너진다. 두번째는 너무 홍보에만 치중한다는 것이다. 연기에는 신경 안쓰고 자신이 나오는 프로그램 등을 통해 홍보만 한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해당 연예인이 나오는 프로그램까지 싸잡아 비판하는 경우가 많다.

연극 '밑바닥에서'에서 젊은 도둑 역을 연기하면서 9년만에 무대에 서는 있는 김수로는 홍보에 굉장히 적극적이다. 자신이 나오는 예능 '패밀리가 떴다'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연극을 홍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표를 팔기 위한 행동으로 느낄 수도 있다. 자신이 오랜만에 나오니, 꼭 보라고 홍보한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좀더 깊이 들어가면 전혀 다른 상황을 느끼게 된다.

연극 '밑바닥에서'는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김수로-엄기준의 인지도라면 굳이 열렬히 홍보하러 다니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김수로는 그렇지가 않다. 김수로는 자신이 연극을 홍보하는 이유에 대해 '10대에게 고전을 보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20~30대는 많이 찾아오는데, 10대는 보이지가 않는다고 한탄한다.

고전 연극을 자주 접해 익숙해지고 대학에 들어간 상태에서는 그것을 음미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늘 개그콘서트류의 공연만 접한다고 말한다. 김수로는 자신이 졸업한 고등학교 후배들을 대거 초청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공연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막심 고리키' 하나만 알아가도 큰 수확이라고 말한다. 김수로는 이를 위해서라면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빼서라도 '관객과의 대화'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나온 김수로는 천상 배우다. 극단 목화와 유씨어터를 지나 탄탄한 기본기를 다진 뒤, 비극과 고전 위주로 줄곧 공연을 해온 김수로에게 예능이라는 공간은 연기의 폭을 넓히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지 않는다. 돈의 문제 역시 그렇다.

물론 공연에 대한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서 김수로는 솔직히 인정한다. 고전만 할 수 없는 우리 연극계의 상황을 직시한다. 때문에 지속할 수 없음도 잘안다. 그러나 어린 세대때문에 고전을 놓칠 수 없는 이유도 김수로는 잘 안다.

이런 상황때문에 지금 김수로가 하는 연극 '밑바닥에서'는 단순히 관객이 많이 보고하는 성공이 아닌,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길 바라는 것이다. 이것은 그가 배우이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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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누구나 바쁜 와중에 한번쯤 이것을 생각한다. 특히 스스로의 삶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왜 자신이 사는지, 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조차 고민할 여유조차 박탈당했다면 어떨까. 고통 그 자체를 인식조차 못하는 상황이 일상화되었다면 말이다.

현재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밑바닥에서'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창시자로 불리우는 러시아의 막심 고리키가 1902년 발표한 희곡으로 더럽고 어두운 싸구려 여인숙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여러 인간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젊은 도둑, 한때 지식인이었지만 이제는 사기꾼이 된 인간, 성공하고 싶어하는 수리공, 망한 귀족이 남작, 순수한 아가씨 나타샤 등 현대 사회의 거대한 모순과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존엄'을 잃고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1900년대 우울했던 러시아를 2009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창조적이고 높은 수준의 작품을 보여주고자 했다.

작품이 주는 울림은 크다. 단순히 밑바닥 삶을 그려서 그런 것이 아니다. 희망과 현실 사이에 존재한 묘한 연결고리와 괴리감이 공존해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때문이다. 삶이 변화되는 것도 아니지만, 변화에 대한 희망을 가졌을 때 가지는 기쁨은 잠시 뿐이고 그 희망이 박탈당했을 때 느끼는 삶의 수렁은 이전보다 더 깊이 들어간다. 사람들은 연극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한다. 아니 정확히는 희망이 헛되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그 헛된 희망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을 때 관객 개개인이 공연 직후 가져가야 할 보따리의 크기는 달라진다.

연극 '밑바닥에서'가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된 이유는 사실 젊은 도둑 '페펠'을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주목받는 김수로와 뮤지컬 배우이자 연기자인 엄기준이 나온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이 연극에서 주연과 조연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등장인물 모두가 삶의 무게를 각각 다른 형태로 짊어지고 나오기 때문이다. 김수로와 엄기준도 딱 자기에게 주어진 몫만 소화할 뿐이다.

사실 연극은 사전에 어느 정도는 스토리를 알아놓고 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소 지루한 감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으로 일관하는 공연은 웃기기만 한 연극과 뮤지컬을 봐왔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감내하고 보면서 '내 삶''우리 삶''대한민국 2009년 사회'와 연결시킨다면 본 이후의 느낌은 분명 다를 것이다.

관람을 위한 팁을 하나 덧붙히자면, 예능프로그램이나 코미디 영화에서의 김수로를 생각하고 공연을 보러간다면 실망할 것이다. 그러나 연극배우 김수로를 보기위해 간다면 좀더 색다른 맛과 깊이를 느낄 것이다. 9년만에 무대에 서는 배우 김수로는 원래 비극과 고전을 전문으로 하는 탄탄한 연기자였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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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