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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6.10.05 위험...그리고 추억.
  2. 2005.06.28 "미안합니다. 시끄럽게 해서"
    

한 마을에서 이제는 잊혀진 건널목 위험 표지판이다. '멈춤'이라고 적혀진 두 개의 날개는 쌩쌩해 보이는데, 뒤쪽에 적혀진 오래된 연락처가 이 놈의 물건이 이제는 잊혀진 존재임을 나타내주고 있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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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송면 어천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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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
 

오랫만에 기차를 타고 여행을 즐기러 갔다.


서울에서 직장을 잡고 익숙해지냐고 너무나도 오랫동안 나를 생각하지 않았다.


특별하게 주어진 3일의 휴가를 무의미하게 보낼 수 없다는 생각에 여행계획을 세웠고


곧 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바쁜 어제와는 다른 여유로운 나만의 시간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10여분정도를 갔을까. 앞에서 어느 아저씨가 큰 목소리로 전화를


하는 것이였다.


"네..네 전 괜찮아요. 걱정마시라니까요. 네..네...지금 내려가니까요, 걱정하지 마세요"


사람들은 모두 책을 읽거나 조용히 창밖을 보고 있던 상황이라서 아저씨의 목소리는 더 크게


들렸다.


"네..괜찮다니까요. 금방 내려가요..네..네..."


대화의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도 않고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아저씨의


목소리에 간만에 조용한 휴가를 즐기려는 나는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 기차안에서 이곳저곳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철컥철컥하는 기차소리도 아저씨의 목소리에 묻힐 정도로 아저씨의 목소리는 컸던 것이다.


"전 이제 괜찮아요..네...네...아니요.걱정마시라니까요"


10분여정도 지났을까 기차가 중간 중간 역에 서면서 기차 안은 점점 사람들로 차기 시작했지만


아저씨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기여코 어느 30대 정도는 되는 사람이 아저씨에게 다가가서 뭐라고 한마디 하기 시작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그쪽으로 향했고, 아저씨는 급히 전화기를 끊으면서 그 30대 아저씨에게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시 기차안의 모든 사람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정말 죄송합니다. 너무 시끄럽게 통화를 해서요. 실은 제가 몇년 전 직장을 잃고 집을 나와


노숙을 하며 하루하루 전전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 돈을 조금


모았습니다. 그런데 몇년만에 어머님께 연락을 해보니 중풍으로 쓰러지셔서 수술을 받으신다고


하십니다. 그게 오늘이고요. 어머님은 당신이 아프신데도, 몇년만에 연락이 된 이 못난 아들이


또 돌아오지 않을까봐 불안해하시면 계속 전화를 하십니다.


게다가 어머님이 귀가 잘 안들려서 조그맣게 말하면 잘 못들으십니다. 그래서 본의아니게 시끄럽


게 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기차 안의 모든 사람들은 더이상 웅성거리지 못했고, 그 아저씨에게 한마디 하러 간 30대 젊은


사람도 머쓱한지 그냥 자리로 돌아왔다. 아저씨는 연신 죄송하다고 말하는데 또다시 아저씨의


전화벨이 울렸다.


"네 어머니, 지금 내려간다니까요. 걱정마세요. 제가요, 밧데리가 다 되서요.. 네 전화기 약이


다 되서요 끊어질지 몰라요. 네..네...걱정마시고요..곧 내려가니 금방 얼굴 볼 수 있을꺼에요"


아저씨는 배터리가 다 되는 것이 불안했는지 어머님께 곧 끊어져도 너무 걱정말라고 연신


말했다. 그때 아까 조용히 하라고 말하러 갔던 30대 젊은 사람이 그 아저씨에게 다가가 자신의


핸드폰을 주면서 마음껏 쓰라고 말했다. 아저씨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고 말하며 배터리가


다 된 자신의 핸드폰대신 그 사람의 핸드폰으로 다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어머니..이 전화기는 제꺼 아니고요..네.어떤 고마운 분이 빌려주셨어요..네..네 걱정마세요"


아저씨의 목소리는 작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아저씨에게 뭐라 하거나


웅성거리지 않았고, 도리어 아저씨의 전화가 끊어질 것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이곳저곳에서 휴대전화를 들며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응..엄마?..아니 그냥...응...뭐하긴..기차 안이야...그냥 했다니까...아무 일 없어"


"네 아버지. 잘 있죠. 지금 출장가는 길이에요..밥이야 잘 먹고 있으니 걱정말아요. 네..네"


서울생활에서 오랫만에 휴가를 받았는데 집이 아닌 개인적인 휴가를 가는 나 역시도 미안한


마음에 전화기를 꺼냈다.


"엄마?...나야 잘 있지......."


몇 마디 안했는데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천안에 도착할 때까지 아저씨는 어머니에게 계속 걱정말라며 전화를 했고, 내릴 때 다시 차안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라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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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버스를 타고 대전에 내려갈 때 라디오에서 들은 사연입니다. 저 역시 이 사연을 들으면서 콧끝이 찡해지더군요. 제가 글로 잘 살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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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