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끄적이기'에 해당되는 글 34건

  1. 2010/01/09 '교수와 여제자' "벗을테니 오세요"?…의미없는 노출마케팅
  2. 2009/12/13 강태기의 '그대를 사랑합니다', 눈물 그리고 사랑
  3. 2009/03/01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연극 '밑바닥에서'
  4. 2009/01/07 2008 연극계 화제 '연극열전2', 폐막식까지 축제 (1)
  5. 2008/09/09 집단의 폭력성과 소외된 개인…연극 '억울한 여자'
  6. 2008/09/04 현실적이지만 비현실적인 반전…연극 '쉐이프'
  7. 2008/08/18 70석 편한 좌석의 소극장을 아시나요? (1)
  8. 2008/06/21 '늘근'도둑들이 세상 '진짜' 도둑들을 이야기하다 (2)
  9. 2008/06/20 대학로 연극 '스타 캐스팅'을 말하다 (1)
  10. 2008/05/23 '인간'을 말하는 연극 '순교자' (2)
  11. 2007/12/11 2말3초의 남자들의 추억과 아픔을 건드리는 연극 '나쁜 자석' (2)
  12. 2007/10/19 연극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몇가지 방법'
  13. 2007/08/29 대학로 연극 '머쉬멜로우'…재미있긴 하지만. (1)
  14. 2007/08/05 제법 기대되는 연극 '변'…정치적으로 본다면??
  15. 2007/07/20 “당신이 저지른 과거의 잘못은?”…유쾌한 비극 ‘사고’
  16. 2007/07/20 29살 싱글들의 고민과 재미 그리고 방향....뮤지컬 싱글즈. (2)
  17. 2007/01/02 동화 ‘선녀와 나무꾼’이 연극무대에 오르면…
  18. 2006/12/26 찰나의 감정으로 파괴된 인생 그리고 ‘여성’
  19. 2006/11/28 불행하다고? 아니요, 당신은 행복합니다.
  20. 2006/11/28 윤소정과 한태숙 ‘강철’로 5년만에 재회.
  21. 2006/11/24 600년전 궁궐 속 발칙한 성을 말한다.
  22. 2006/11/07 뮤지컬배우 홍경민·이정열이 동물원을 만나면? (1)
  23. 2006/10/31 300년전 설화로 보는 현대의 인간군상들.
  24. 2006/10/25 '애니깽'이란 말을 아시나요.
  25. 2006/10/22 ''수컷들의 수다'' 제대로 들어볼 공간 생겼다.
  26. 2006/10/07 10회 앵콜공연·10만 관객의 판타지 연극 ''미라클''
  27. 2006/10/05 영화보다 연극을 좋아하는 이유.
  28. 2006/09/27 삶과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야기 - 스마일 어게인.
  29. 2006/09/15 발랄한 젊은 극단의 세련된 신파극 ''보고싶습니다''
  30. 2006/09/06 마음이 떠나버린 자들을 맞이하는 연극 '임차인' (1)



그냥 웃고 넘어가기에는 참 바보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에서 무수히 많은 야동이 돌아다니는 세상에도 사람들의 '관음증'은 사실성을 부여받길 원한다. 하긴 '관음 클럽'이 다시 성행한다는 한 주간지 기사는 이를 방증하는 셈이다.

연극 '교수와 여제자'에 대한 기사가 난립한다. 아니 정확히는 지난 금요일부터 네이버 검색어에 '교수와 여제자''최재경''이탐미'가 떠있기에 다양한 찌라시 매체들이 트래픽을 위해 열심히 홍보해주고 있다. (투데이코리아, 메디컬투데이, 씨앤비뉴스, 아츠뉴스, 굿데이스포츠, 맥스무비, 강원일보, 맥스무비, 헬스코리아뉴스..충실한 네이버 소속 찌라시들)

뭐 어쨌든 이들 매체의 찌질이 짓은 무시하고 보더라도 연극 '교수와 여제자'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방식은 연극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어이없을 정도다. 첫 공연때부터 관객들에게 혹평을 들었던 '교수와 여제자'가 결국 내놓은 카드는 "자 우리 벗습니다. 보러 오세요"라는 4류 야동 사이트 수준이라니 말이다.

관객들의 자극이 거기서 머물자, 이제는 온갖 사건사고를 홍보하고 나섰다. 남자 배우가 무대에 난입했다거나, 해당 배우가 스트레스로 하차했다거나 하는 마케팅을 참 아무렇지도 않게 해대고 있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아예 "좀더 많이 벗을테니 지방 공연이지만 많이 보러오세요"라고 노골적으로 말하고 나섰다.

연극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실종됐다. 하긴 말한 내용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연극의 질이나, 그로 통한 관객들의 정신적 만족도 (육체서 먼저 느끼는 만족도 말고), 그리고 사회적인 이슈꺼리 등등 모두 실종됐다.

문제는 저런 류의 연극들이 오로지 '돈'만보고 비슷하게 양산되지 않을까싶다는 점이다. 사실 노출 수위로 따지면 연극 '에쿠우스'또한 만만치 않다. 그러나 '에쿠우스'를 노출 연극으로 보는 이도 없고, '에쿠우스'의 연출진, 배우, 홍보담당자들 모두 깊고 진중한 연극으로 접근하지, 결코 4류 쓰레기로 만들지는 않았다.

'노출 마케팅'이 100% 나쁜 것은 아닐지 모른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교수와 여제자'는 무엇인 우선이며, 연극인으로서 무엇을 스스로 추구하고 알려야되는지를 망각했다. 벗는 것은 쉽다. 거기에 의미를 더하는 것이 어렵다. 그 의미가 실종된 '노출'은 스크린 속 야동과 차이를 보이지 못한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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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태기에게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은 적이 있다. 1975년 연극 에쿠우스에서 '알렌'역을 맡은 강태기에게 평단은 '젊은 천재 연극배우의 등장'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강태기는 76년,77년, 80년, 81년에 잇따라 '알런' 역을 맡으며 이후에 최재성, 최민식, 조재현, 정유석 등의 후배들이 '알런' 역을 맡을때마다 그 표본으로 제시됐다.

그런 강태기가 노년의 사랑을 그린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에서 고집은 강하지만 정 많은 노인 '김만석' 역을 소화해내고 있다. 역시 평가는 똑같았다. 만화 속 캐릭터와 닮은 이미지까지 더해져서 '강태기가 김만석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김만석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강태기가 '그대를 사랑합니다' 12월 8일 400번째 공연을 펼쳤다. 대학로에서 유일무이하다.

강풀의 원작을 무대에 올린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단순하게 노인들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정에 대해, 인생에 대해, 사랑에 대해 말한다. 관객들은 여지없닌 눈물을 흘린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런 공강대를 강태기와 배우들은 120% 이끌어낸다. 

강태기의 400회 공연은 그를 축하해주러 오는 연극계 선후배들도 가득했다. 이순재, 최종원, 오광록, 정규수, 손병호, 조재현 등 150여명이 극장을 가득 메꿨다. 이순재는 이날 무대에 올라 "이 자리를 보기 전에는 강태기 군이라고 했다"고 운을 뗀 후 "강태기와는 오래 전에 청년 안익태와 중년 안익태로 같이 연기를 한 적이 있다. 그 때부터 강태기와 인연이 깊은 것 같다. 내가 아는 강태기는 무슨 일을 해도, 어디에서도 잘 해낼 수 있는 배우"라고 치켜세웠다.

강태기의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추천작품이다. 밑도끝도 없는 장난스러운 웃음이 어느 새 가득하게 된 대학로에서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꿋꿋한 단비를 내려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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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누구나 바쁜 와중에 한번쯤 이것을 생각한다. 특히 스스로의 삶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왜 자신이 사는지, 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조차 고민할 여유조차 박탈당했다면 어떨까. 고통 그 자체를 인식조차 못하는 상황이 일상화되었다면 말이다.

현재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밑바닥에서'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창시자로 불리우는 러시아의 막심 고리키가 1902년 발표한 희곡으로 더럽고 어두운 싸구려 여인숙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살아가는 여러 인간들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젊은 도둑, 한때 지식인이었지만 이제는 사기꾼이 된 인간, 성공하고 싶어하는 수리공, 망한 귀족이 남작, 순수한 아가씨 나타샤 등 현대 사회의 거대한 모순과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존엄'을 잃고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1900년대 우울했던 러시아를 2009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창조적이고 높은 수준의 작품을 보여주고자 했다.

작품이 주는 울림은 크다. 단순히 밑바닥 삶을 그려서 그런 것이 아니다. 희망과 현실 사이에 존재한 묘한 연결고리와 괴리감이 공존해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때문이다. 삶이 변화되는 것도 아니지만, 변화에 대한 희망을 가졌을 때 가지는 기쁨은 잠시 뿐이고 그 희망이 박탈당했을 때 느끼는 삶의 수렁은 이전보다 더 깊이 들어간다. 사람들은 연극에서 희망을 발견하지 못한다. 아니 정확히는 희망이 헛되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그 헛된 희망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을 때 관객 개개인이 공연 직후 가져가야 할 보따리의 크기는 달라진다.

연극 '밑바닥에서'가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된 이유는 사실 젊은 도둑 '페펠'을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주목받는 김수로와 뮤지컬 배우이자 연기자인 엄기준이 나온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이 연극에서 주연과 조연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등장인물 모두가 삶의 무게를 각각 다른 형태로 짊어지고 나오기 때문이다. 김수로와 엄기준도 딱 자기에게 주어진 몫만 소화할 뿐이다.

사실 연극은 사전에 어느 정도는 스토리를 알아놓고 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소 지루한 감을 느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으로 일관하는 공연은 웃기기만 한 연극과 뮤지컬을 봐왔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을 감내하고 보면서 '내 삶''우리 삶''대한민국 2009년 사회'와 연결시킨다면 본 이후의 느낌은 분명 다를 것이다.

관람을 위한 팁을 하나 덧붙히자면, 예능프로그램이나 코미디 영화에서의 김수로를 생각하고 공연을 보러간다면 실망할 것이다. 그러나 연극배우 김수로를 보기위해 간다면 좀더 색다른 맛과 깊이를 느낄 것이다. 9년만에 무대에 서는 배우 김수로는 원래 비극과 고전을 전문으로 하는 탄탄한 연기자였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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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열전2' 공식 폐막식은 지난 13개월간 '연극열전2'에 참여한 배우, 스태프, 관객들의 '연극열전2'가 남긴 의미를 짚어보며 향후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그리고 '연극열전2'에 참여한 모든 이들의 축제였다.

배우이자 국악인인 오정해의 축하무대로 시작한 폐막식에는 이순재, 나문희, 손숙, 박철민, 최화정, 윤주상, 박용수, 이승비, 유형관, 고수, 이한위, 이지하, 황정민 등의 배우들과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박계배 연극협회 이사장, 홍기유 동숭아트센터 씨어터컴퍼니 대표, 허지혜 연극열전2 대표 등은 물론 일반 관객들, 언론사 기자들이 참석했다.

'늘근도둑이야기'의 박철민과 '리티길들이기'의 최화정의 사회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웃음의 대학'(연출 이해제)과 이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 송영창이 '연극열전2' 참여 배우와 스태프, 언론사 기자, 관객 등이 선정한 작품상과 배우상을 수상했다. 송영창은 수상소감에서 "힘들었을 때 늘 옆에 있고 무대에 서라고 대본을 계속 보여주었던 홍기유씨에게 감사드린다"며 감격에 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송영창의 수상은 관객들에게 인지도 높은 많은 스타 배우들을 제치고 받았다는 것에 대해 의의가 있었다. 연기력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이다.

또 공식적인 시상식과 축사가 끝난 후에는 '연극열전2'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선정한 '가장 많이 동숭아트센터 주차권을 가져간 사람''공연을 하러 가장 멀리서 공연장을 찾아온 사람''구내 식당을 가장 많이 이용한 사람' 에 대한 이색 시상식이 열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연극열전2' 관계자들에게 가장 많이 지갑을 연 사람으로 선정된 배우 손숙은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이유는 아직도 많이 도와주고픈 연극인들이 많기 때문이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눈길을 끌었던 것은 참가자들의 발언들. 박철민은 "그동안 늘근도둑에 대한 사랑 이제는 필요없습니다. 여러분이 아니더라도 표는 계속 팔립니다. 이제 그 넘치는 사랑 '리타길들이기'의 빈자리를 채워주십시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 축하무대에 나선 오정해는 "어제 밤 12시에 조재현씨가 술 취한 목소리로 갑자기 전화해 와 달라고 해서 왔다"고 말했고, 피날레를 장식했던 윤도현 역시 "조재현씨가 그냥 쫑파티라고 해서 청바지에 간단하게 왔는데 이런 자리인줄 몰랐다. 그래서 원래 준비했던 선곡 역시 바꿨다"며 내내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박계배 이사장 역시 "원래 순서에는 내 축사가 없다고 해서 편하게 왔는데 역시나 무대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지만, 바로 박철민과 최화정이 "그렇게 말한 것 치고는 축사가 3일 내내 준비한 것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2007년 12월부터 13개월간 총 10편의 작품을 선보인 '연극열전2'는 2008년 연극계에서 최대 화제로 떠오르며 많은 기록들을 남겼다. 첫 작품 '서툰 사람들'부터 10번째 작품 '민들레 바람되어'까지 집계된 관객 수는 총 24만 7814명, 객석 점유율은 96%로 작품당 평균 1억 5000만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총 4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다른 극단들의 공연과 달리 스타들을 무대에 세워 관객들을 끌여들인 '스타 마케팅'의 결실일 뿐, 순수하게 연극 그 자체의 성과로 보기 힘들다는 비판도 제기되었다. 실제 이는 더블캐스팅시 스타들이 출연하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에 대한 관객들의 지지가 달랐다. 예매율 자체가 틀렸고, 표를 구하는 것 역시 달랐다. 오죽하면 연극열전2 관계자들이 스타들이 출연하지 않는 날에 대한 홍보에 더 신경을 썼을 정도다.

이에 박계배 이사장은 "'연극열전2'에 대해 각계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관객들에게만은 공헌한 것 역시 사실"이라며 "'스타 마케팅'이라고 하는데 이번에 무대에 오른 53명의 배우 중에서 실제 연극과 관계없는 사람은 10%정도 밖에 안된다. 그것을 가지고 스타 마케팅이라고 하는 것을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또 손숙 역시 "처음에는 너무 스타 위주로 가는 것이 아니냐 싶었다. 실제 과거 스타 위주의 연극이 실패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유는 너무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타들이 연극 무대에 서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희생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그런데 이번에는 스타들이 너무 많이 희생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숙은 "스타들이 바쁜 것은 알겠지만 너무 더블 캐스팅이나 트리플 캐스팅으로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연극열전3'에서는 이런 점들이 보강이 되어 관객들이 더 찾아올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12월부터 13개월간 이어질 예정인 '연극열전3'는 스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중극장 규모에 맞춘 작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극단 골목길과 공동 제작했던 '돌아온 엄사장'처럼 대학로의 극단들과의 협업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프로그래머 조재현은 이날 "'연극열전2'가 잘하고 있는 것보다 못하고 있는 게 많다는 것을 알지만 '연극열전3'에서 전부 다 바꾸려 하지는 않겠다"며 "자만하지 않고 서서히 바꿔가면서 연극열전을 이어가겠다"고 향후 방향에 대해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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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익숙한 '왕따'라는 말은 '왕따돌림'의 준말로서 어떤 집단에서 존재하는 기준을 벗어난 개인을 의도적으로 소외시키거나 괴롭히는 것을 말한다. 1997년에 중·고교 폭력과 관련해서 언론에서 처음 언급되었고, 지금은 학생들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거의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말로, 심할경우 범죄행위로까지 취급당한다.

문제는 이 집단의 기준과 행동 양식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라는 점이다. 연극 '억울한 여자'는 집단의 기준에 벗어남으로서 그들에게 배척당하지만 개인의 기준을 꿋꿋하게 이끌어내는, 그렇다고해서 영웅시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답답하고 소소하면서도 단순한 대척점을 이루는 한 여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연극의 배경은 정체를 알수 없는 에너지연구소와 울창한 숲이 있는 일본의 어느 한적한 지방도시의 작은 커피숍이다. 그 커피숍에 자주 드나드는 단골손님 다카다는 그림책 작가로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책을 판매하는데, 다카다가 쓴 그림책의 열렬한 팬이었던 유코와 결혼하게 된다. 다카다는 두 번째, 유코는 네번째의 결혼으로 커피숍에 드나드는 사람들은 이들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축하 파티를 열게된다. 그 자리에서 우연하게 거론되는 그 지역의 '수수께끼의 매미'에 대해 유코가 관심을 가지게 되고, 실제 그 매미를 찾아나서게 되면서 유코와 지역 사람들과의 관계가 점점 벌어지게 된다. 사람들은 그저 소문에 불과한 매미를 진지하게 찾아나서는 유코를 괴짜 취급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일상에 대해 권태를 느끼고 실없는 수다로 시간을 보내며 불륜의 꿈만 꾼다. 다카다 역시 늘 진지하고, 모든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유코에게 질려하기 시작한다.

연극을 보고 있지만 관객들은 은연 중에 유코의 행동에 대해 답답하게 된다. "왜 사람들 사이를 불편하게 할까" "그들 사이에 통용되고 있는 상식, 즉 매미는 소문일 뿐이고, 자신들은 유코를 인정한다는 사실에 대해 유코는 왜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까"라며 지역 사람들과 함께 유코를 몰아붙이게 된다. 이는 지역 사람들의 주장이 맞아서, 혹은 유코의 주장이 틀려서 그런 것이 아니다. 연극의 결말을 알지 못하는 관객이 이들이 주장의 맞고 그름을 판단할 수는 없다. 단지 집단화된 사람들에 편입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자신을 합리화할 수 있는 가장 편한 방법임을 사회속에서 체득한 관객들이 아무 의심없이 지역 사람들이 유코에게 느끼는 불편함을 같이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유코가 집단의 폭력성에 맞선 '영웅화'된 개인으로 부각되지는 않는다. 번역을 한 이사카와 쥬리는 작품에 대해 "유코가 파헤치려고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수수께끼의 매미'와 '남편의 바람'일 뿐, 사회적인 비리나 절대적인 악을 추궁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쓰치다 히데오는 유코를 영웅으로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의 말꼬리를 잡고 사사건건 따지는 그녀의 모습은 의처증 환자처럼 보이며 다소 비정상적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는 절대적인 악과 선이 등장하지 않으며 관객은 유코에게 완전히 감정이입되지 않은 채 이 극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바라보게 된다"고 설명한다. 어떻게 보면 유코의 이러한 태도는 관객들이 '집단의 폭력성'에 합류하면서도, 합류하지 않은 느낌을 갖게해주는 장치로서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마지막 장면에서 완전히 털어낼 수 있게 만든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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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에 대한 사랑이 남자를 얼마만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연극열전2' 7번째 작품 '쉐이프'는 이같은 질문에 대해 수긍하기 쉽지는 않지만, 극히 현실적인 스토리로 답을 해준다. 그러나 답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연극은 또다른 반전을 통해 제 2의 '답'을 내놓아 관객들에게 '반전'을 안겨준다. 그 반전이 재미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불편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느 연극이든 마찬가지지만 '경험'이 그 감정을 좌지우지한다.

연극은 매력적인 외모와 예술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는 대학원생 '세경'과 소심하고 볼품없는 외모의 영문과 대학생 '양우'의 18주간의 연예를 그린다. 세경은 유·무형적인 압박으로 양우의 모습을 변화시키려 하고, 양우는 세경의 의도대로 성격과 외모 모두 빠른 속도로 변화되어간다. 살을 빼고 안경 대신 콘텍트 렌즈를 끼고, 코 수술을 하는 등 양우가 그동안 지냈던 기존의 삶은 송두리째 변화된다.

양우의 이런 변화는 단순히 본인의 변화로만 그치는 것이 아닌, 주위의 변화도 겪게 된다. 양우의 오랜 친구인 태주와 그의 약혼녀이자 이전에 자신이 좋아했던 지은과의 관계도 복잡하게 이어진다. 그리고 그런 과정 후 세경의 사랑에 대한 진실이 드러난다.

연극 '쉐이프'는 연극 '썸걸즈'로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작가 '닐 라뷰트'의 또다른 대표작으로 2001년 영국 초연 당시 최고의 히트작으로 꼽혔으며 2003년 영화 제작 이후 같은 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연극이 갖는 매력에 대해 제작진은 "그동안 로맨스 스토리에서 일어나는 남녀의 파워게임에서 언제나 약자였던 여성의 위치를 기막힌 반전을 통해 여성의 손을 들어 신선한 충격을 더하며 극의 묘미를 더했다"고 전했다. 실제 연극에서 남-녀의 관계는 여성 상위로 진행된다. 양우의 친구 태주가 남성적인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모든 결정은 여성인 세경과 지은을 통해 이뤄지고 엮여진다.

탄탄한 스토리 뿐만 아니라 유선, 전혜진, 전병욱, 민성욱, 송유현의 잘 어우러진 연기력 역시 볼만하다. 톡톡 튀는 대사와 현실적인 변화 그리고 이해하기는 힘들어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힘이 눈길을 끈다. 특히 전병욱의 변신은 놀라울 정도다. 외모 뿐만 아니라 미묘하게 변화되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기 때문에 전혀 다른 배우인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민성욱의 감초 연기도 자칫 늘어질 수 있는 타이밍을 팽팽하게 조여준다.

그러나 분명 '사랑'은 현실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변화시킨다.

- 아해소리 -

ps. 최근 내 주변의 한 인간이 변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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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10번 출구를 나와 세종호텔을 지나 길 끝에서 좌회전후 언덕을 넘을 찰나에 좌측을 보면 한 소극장이 나온다. 조그마한 골목길로 들어가면 오른쪽에 극장 입구가 보이고 2층에는 갤러리가 열리고 있다.

'삼일로창고극장'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소극장이다. 그러나 이런 역사적 가치와는 별개로 창고극장은 33년째 '수리 중'이다. 폭우가 쏟아지면 극장에 물이 샌다. 2005년 처음 찾은 삼일로창고극장에 오랜만에 가보면서 깜짝 놀랐다. 관객석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기존의 소극장에서 봤던 딱딱한 의자, 혹은 등받이가 없는 의자가 아니라 제법 편안한 의자로 교체되어 있었다. 좌석간 공간도 많이 넓어졌다. 대신 좌석은 150석에서 70석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편안한 70석의 좌석. 사실 대형 뮤지컬을 보러다닌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게 뭐 어쩌라고?"라는 질문을 던질 법하다. 그러나 대학로 소극장에 익숙한 사람들은 "아니 어떻게 그럴수가"라는 반응이 나온다. 연극의 메카인 대학로를 가보면 좌석은 크게 세 종류다.

하나는 등받이는 있지만 딱딱하고 옆 좌석과 구분되어 있지 않아서 자칫 덩치 좋은 사람 한 명 앉으면 내 자리의 일부분을 헌납해야 하는 좌석. 두번째는 등받이조차 없이 연극을 보는 내내 허리 아픔을 느끼며 구부정한 자세를 일관해야 하는 좌석, 마지막은 아예 뒤 사람 발끝까지도 등에 달 수 있어 연극 보내는 내내 신경써야 하는 좌석. 대신 이들 공연장은 모두 기본 100여석을 쉽게 넘긴다. 소극장이라는 점을 감안한다고 해도 사실 관객을 배려했다는 생각을 갖긴 힘들다. 그러다보니 어쩌다 괜찮은 좌석의 소극장을 보면 반가운 마음을 어찌할 수 없다. 물론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열악한 연극 수익을 생각해 일단은 많은 관객들을 극장안으로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에 관객의 편안함보다는 숫자에 연연할 수 밖에 없다. 편하고 쾌적한 느낌으로 화려하게 보려면 비싼 가격의 뮤지컬을 보러가야 한다. (그러나 역시 티켓 가격 부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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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문에 삼일로창고극장의 '70석 편한 좌석'은 관객의 입장에서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익'적인 면을 생각할 때는 의아스럽기도 하다. 150석에서 절반도 안되는 수준으로 줄인 것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창고극장 정대경 대표가 "150석이 차는 날이 며칠 안되기 때문에 차라리 편안하게 보시라고 좌석을 바꿨다"라는 말처럼 늘 매진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상 필요한 숫자만 채운 것이라고는 하지만 언제 어느때 그 이상의 관객이 몰릴 지 모를 극장의 입장에서는 대단한 결정이라고밖에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삼일로창고극장 정도의 크기와 수준이라면 대학로에 갔다놓을 경우 대관하기 조차 힘들 정도로 구성이 좋다. 그러나 명동에서도 외지에 있기에 잘 아는 사람들의 발길만 옮겨진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었다고는 하지만 그 이름값을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연극사 100년의 현실에서 이 극장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정대표는 그래도 이 극장만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무튼 아해는 이날 '70석 편한 좌석'의 한 자리에 앉아 삼일로창고극장의 대표적인 뮤지컬인 '결혼'을 관람했다. 배우와 제대로 소통을 하면서 말이다. (시계를 잠시 빼앗긴 것 조차 즐거운....)

- 아해소리 -

ps. 아무리 연극과 뮤지컬을 좋아하더라도 모든 극장을 다 돌아볼 수는 없기에 더 좋은 좌석의 극장도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에는 추천을~ ^^;;.

ps2. 사진은 삼일로창고극장 싸이월드 클럽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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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연장하고 앵콜공연이다. 두 늙은 도둑들이 세상 진짜 도둑들에 대해서 '찐'하게 이야기한다.

신정아도 나오고 삼성도 나온다. 이건희 회장 부인 홍라희도 나오고 문제의 작품 '행복한 눈물'도 거론된다. 경찰청장, 국세청장, 농림부 장관도 나온다. 미친 소도 나오고, 대운하도 나온다. 말이 안통하자 "네가 2MB냐"라며 상대를 윽박지른다.

현재 대학로에서 앵콜공연을 하는 '연극열전2 - 늘근도둑 이야기'는 그렇게 세상을 이야기한다. '도둑질'은 나쁜 짓이기는 하지만 이들이 거론하는 사람들에 비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은 관객들에게 말한다.

관객들은 이들이 내뱉는 말 사이사이 '진짜' 도둑놈들과 나쁜 놈들, 이상한 놈들 나오면 웃음을 터트린다.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인 이 연극은 그러나 앞서 뭐 묻은 개들은 웃겨주기라도 하지, 거론되는 뭐 묻은 개들은 '분노'만 일으키는 구조로 진행된다. (연극에서는 도둑놈들이 거론해줘서 웃긴 대상으로 변하긴 했지만)

자신을 향해 짓는 개들을 향해 "나 국민이야"라는 외치는 취객이나, 잘못을 저지르고 나면 '휠체어'를 타는 사람들에게 고개를 굽신거리는 국가 공권력에게 "장애인을 제대로 우대할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늙은 도둑들은 지금의 답답한 '국민'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뭐 이래저래 이런 복잡한 해석이 아니더라도 그냥 웃고 즐길 수 있으며 이상하게 돌아가는 세상의 '윗사람'에 대한 욕 한번 듣고자 하는 사람들은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다. (뭐 거꾸로 가는 정부라면 혹 불순분자, 혹은 대학로 배후를 거론할 수 있을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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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대학로는 '연극열전2' 열풍이다. 인기리에 공연되는 다른 공연들도 많지만 '연극열전2' 시리즈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연극열전2'가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3가지. 첫번째는 조재현이 프로그래머로 나섰다는 것. 두번째는 스토리가 탄탄한 연극들이 단순히 재미만 주는 여타 연극들과의 차별성을 둔다는 것. 그러나 무엇보다도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서 나오는 스타들이 무대에 직접 선다는 것이 '연극열전2'가 대학로 열풍을 일으키는 주요 이유다.

지금 공연되고 있는 '라이프인더시어터'의 이순재, 장현성, 홍경인 뿐만 아니라 '돌아온 엄사장'의 고수, '블랙버드'의 추상미, '리타길들이기'의 최화정 등 여타 전문 배우들이 연기하는 공연보다는 관객들에게 일단 어느 정도 먹고 들어간다.

실제로 더블캐스팅을 하는 '라이프인더시어터'의 경우 연극배우인 전국환-장현성 팀이 훨씬 연극다운 연극을 펼침에도 불구하고 이순재-홍경인 팀이 티켓파워에서는 월등한 결과를 낳는다.

이때문에 대학로 타 극단들의 불만은 적지않다. 그동안 대학로 극단으로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했고, 또한 재정적 문제로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스타 마케팅'을 '연극열전2'가 아예 대놓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편으로는 연극의 부활을 위한 '연극열전2'가 한순간 열풍처럼 대학로에 '스타 마케팅'붐만 일으켜놓고 사라져 자칫 연극으로만 먹고사는 배우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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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프로그래머인 조재현은 '연극열전' 중간결산 인터뷰에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스타가 나오지 않더라도 매진이 되는 연극을 만들어야 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연극열전 2'의 이번 캐스팅은 극약 처방이었다"며 "이 문제를 두고 대학로의 타 기획사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해 본적도 있다. 결론은 관객들이 찾는 연극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목적은 같지만 방법론적으로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되는데 연극열전은 '연극열전'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서 올해에는 대중 스타들을 연극무대에 참여시키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현재까지 결과는 성공적"이라며  "그러나 '연극열전' 페스티벌의 장기적인 방향으로는 올해처럼 대중스타들이 무대에 서지 않더라도 정말 좋은 연극을 관객들이 골라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 과제를 자칫 '남아있는 자들'의 무거운 짐으로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배우들로만 이뤄져 공연을 펼치던 극단들이 스타들이 남기고 간 '후유증'까지 껴안아 더 힘든 무대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연극열전2'의 시리즈는 더 남아있다. '연극열전2'이 남긴 스타들의 흔적이 향후 연극 발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아니면 해악을 미칠지 좀더 지켜봐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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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진실'을 은폐하려는 사람들은 '진실'을 아는 순간 더 혼란에 빠질 수 있기에 '거짓'을 말해야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내용은 대부분 불순하다. 무엇인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람들에게 '진실을 아는 고통'에서 해방시켜주겠다고 으름짱을 놓기도 한다. 하지만 진짜 그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야 할 때도 있다. 특히 종교에 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연극 '순교자'는 이같은 말에 부응하면서도 진실에 대한 '은폐'가 아닌 또다른 '진실'에 대한 접근을 말하고 있다. '순교'라는 종교적 가치에 대해 '진실'과 '거짓'을 충돌한다. 진실을 아는 순간 많은 사람들의 고통이 잇따를테고, 거짓이 그대로 유통되면 몇몇 사람들만 고통스러워 하면 된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극단이 세종문화회관 개관 30주년과 한국 신연극 100주년을 기념해 무대에 올린 연극 '순교자'는 최근 급격히 가벼워진 연극계에서 보기 드문 무거운 연극이다. 그리고 그 무거움 안에서 연극은 '진실'과 '거짓'에 대해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혼란스럽게 한다.

배경은 6.25전후 쇠락한 평양의 중앙교회다. 육군본부 정보국장 장 대령은 육군특무부대로 평양에 파견된 이 대위에게 한국전쟁 당시 평양에서 공산당에서 감금된 14명의 목사를 조사하라고 말한다. 이중 12명은 처형당했고 2명은 살아남았다. 연극은 '산 자'와 '죽은 자'의 삶과 죽음에 대해 진실을 밝혀내려고 한다. 진실이 따로 있음을 직감한 이 대위는 다양한 방법으로 살아남은 신목사에게 진실을 요구하지만 신목사는 '진실'에 대해 고민한다. 또 '순교자'가 되어야 할 '죽은 자'들에 대해 장 대령 역시 '진실'을 말하기 꺼려한다. 그러나 당시 이들을 처형한 공산당 정 소좌는 목사들의 죽음에 대해 밝히면서 그들이 신앙을 부정했다고 말한다. 도리어 살아남은 신 목사 진정한 신앙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다시 신목사에 의해 부정된다.

연극 '순교자'는 1969년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김은국의 동명소설을 무대로 옮긴 것으로 인간 본연의 모습에 대해 적나라하게 이야기한다. 극은 이 대위가 상황에 대해 독백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극의 무게감과는 별개로 관객들의 집중도는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편이다. '목사들의 죽음'에 대한 극적 반전도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다. 정 소좌의 발언이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기는 하지만 이미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한 상태로 끌고간 상황에서의 반전이기에 후반부 '추모 기도' 장면이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 중간중간 제대로 대사가 전달이 안되는 것도 아쉽다.

그러나 최근에 보기 드문 생각하는 연극임에는 틀림없다. 연극이 무대 위 배우를 통해 세상사와 인간을 이야기해야 하는 예술이라면 연극 '순교자'는 이에 충분히 부응했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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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뮤지컬이나 연극 공연 경향이 너무 가벼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도 '애니깽' 이후에는 거의 가벼운 느낌의 공연만을 보고다닌 듯 싶다. 사람들도 공연에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어하지 그 안에서 어떤 진지함을 찾으려 하는 것에 인색해졌다. 가벼운 공연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간혹 조금은 생각해볼만 공연을 접하는 것도 자신의 공연 안목을 넓히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산아트센터 'Space 11'에서 선보이고 있는 더글라스 맥스웰의 작품인 연극 '나쁜 자석'은 이런 안목을 넓히는데 도움을 줄 듯 싶다. 사실 관객을 웃기고 참여시키는 공연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게 '나쁜 자석'은 어렵고 지루할 수 있다. 이런 면은 분명 웃긴 장면이 아닌데 (어느 정도 미소를 지을 수 있지만) 이곳저곳에서 웃음이 나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스스로 공연에서 웃음을 찾고자 하는 관객들이 종종 보이는 것이다. '나쁜 자석'은 미소 이상의 즐거움을 주지는 못한다.

연극은 9살과 19살 그리고 29살에 겪는 일종의 성장기를 보여준다.  현재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의 나이의 남성들이 충분히 겪었을만한 일들을 액자식 구성으로 나열한다.

연극은 민호, 은철, 봉구 세 친구가 오랜만에 만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19살에 자살한 친구 원석과의 과거를 떠올리면서 이들의 이야기는 시작한다. 9살과 19살 시절 서로를 믿었던 그리고 다시 서로를 미워했던 그때와 현실을 번갈아 보여준다.

'나쁜 자석'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무엇보다도 추억이다. 그리고 아픔이고 다시 그리움으로 변화되는 과정이다. 9살 시절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추억이다. 소방차의 노래가 그렇고 딱지가 그렇다. 19살 시절 그들에게는 모든 것이 아픔이다. 친구라는 이름아래 어울렸던 그들에게 원석의 죽음과 친구들간의 불화는 바로 아픔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29살의 그들에게는 그리움이 남는다. 비록 서로가 서로를 이해못하는 과정을 아직도 겪고 있지만, 20년 기간의 그리움은 여러가지 감정을 그들에게 부여한다.

이 과정은 위에서도 말했듯이 현재 20대 후반 30대 초반 남성들에게는 십분 수긍되는 감정들이다. 현재의 내가 그렇고 내 친구들이 그렇다. 가장 아름다운 시절과 가장 꿈을 크게 꾸던 시절, 그리고 친구들끼리도 가장 격없이 세상을 안을 것 같은 시기를 거쳐 세상과 맞짱 떠야 하는 시기인 이즈음의 자신과 친구들과의 간격은 찾기 힘들 정도다.

공감을 일으키는 연극만큼 훌룡한 연극은 없다는 것이 여기서 드러난다. (그러나 희한하게 여자관객이 더 많다)

그러나 연극 '나쁜 자석'이 공연되는 공연장에 대해서는 낮은 점수를 주고 싶다. 커다란 두 개의 기둥은 시선을 가리고 높낮이가 거의 없는 좌석은 배우들이 바닥에서 펼치는 연기를 보기위해 앞사람 사이사이를 노려야 하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음향의 울림 역시 배우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보하지 못한다. 조금 높은 단을 쌓은 후 콘서트를 하면 딱 좋을 장소이긴 하지만 대학로에서 느끼는 소극장만의 맛을 보기에는 어려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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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끝난후 마음에서 계속 울려퍼지는 노래 'Knockin' On Heaven's Door'이 연극 '나쁜 자석'으로 인해 추억과 그리움을 대표하는 노래로 남길 수 있는 것은 뜻밖의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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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 위치한 미라클 시어터의 색깔은 독특하다. 아니 정확히는 파마 프로덕션의 색이 그대로 극장에 묻어져 있다. 김태린 연출의 색도 그러하다. 11번째 앵콜공연으로 12만명의 관객을 끌어들인 미라클을 대학로 명물로 만든 것도 그러하지만, 지속적으로 창작품을 내놓는 저력도 볼 만하다.

이들이 만든 이번 연극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몇가지 방법' (여친헤방) 역시 딱 미라클 시어터안에서 봐야 맞는 느낌의 연극이었다. 축약형으로 쓰이는 제목 역시 만만치 않다. 잘못 보면 여자친구를 해방시키는 느낌을 준다. 그런데 그게 연극을 보다보면 절묘하게 맞아떨어짐을 알게 된다.

'여친헤방'의 줄거리는 식상하다. 남자는 병에 걸려 여자랑 억지로 헤어지려 하고 여자는 처음에는 미워하지만 결국 보듬워준다. 그 남자의 친구이자 여자와도 초등학교 동창인 또다른 남자는 이 상화과는 별개로 자신의 과거 사랑과 현재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 사이에서 엉뚱한 감정이동을 갖는다.

대사 역시 참 현실적이다. 광년이의 대사 "아니 말을 안한느데 어떻게 알아. 남자들이 뭐 무당이야. 그냥 딱 보면 알아? 집에 사과나무 있는지 없는지? 나 광년이! 내가 여자야 여자" 맞다. 남자들은 무당이 아니다. 여자가 시치미 떼고 있는데 그 마음 알 수 없다. 그런데 남자역시 마찬가지다. 스스로 잘났다고 자신과 연인을 속이고 있다. 대개의 남자들이 그렇다. 강하게 보이려고 한다. 여자들은 이런 남자들이 더 안타깝다고 말한다.

연극은 결국 좌석의 80% 넘게 자리잡은 여성관객들의 눈물샘을 건드렸다. 스토리가 진부한데 어떻게 눈물을 흘리냐고? 보면 알게 된다. 배우들의 살떨리는 열연은 웃다가 울다가 난리치게 만든다. 미라클이 그랬고, 해피투게더가 그랬고, 마이걸이 그랬다. 이번 '여친헤방'도 뻔한 스토리를 뻔하지 않게 만드는 배우들이 존재했다.

다소 쌀쌀해진 가을에 여자친구와 넓은 뮤지컬 공연장을 가는 것도 나름 폼 좀 재고 괜찮지만, 소극장 안에서 눈물 한줄 흘리는 여자친구 보듬아 주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 아해소리 -

ps. 가을이 외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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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부터 공연된 연극을 이제야 봤다. 아는 사람으로부터 초대받아서 본 연극 '머쉬멜로우'. 간혹 그 앞을 지날 때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기에 놀라기까지 했다.

'머쉬멜로우'는 그냥 인생이야기이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사랑과 인생이야기다. 솔직히 내용은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너무 평범하고 다소 억지 감동을 주려 노력하는 듯한 뉘앙스마저 느껴진다. 그러나 이 연극을 찾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관객 참여형' 연극 이것이 강점이다. 물론 대학로에는 많은 '관객 참여형' 연극이 존재한다. 관객들에게 물을 뿌리기도 하고,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움직이기도 한다. '염쟁이 유씨'처럼 관객이 여러 배역을 맡아 배우를 도와주기도 한다. '머쉬멜로우' 역시 관객들과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한 명을 배우로 수시로 등장시켜 한 자리를 만들어준다.

그럼 차이점은? 끝까지 간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겁지 않게 움직인다는 점이다. 무겁지 않고 계속 웃으면서 나랑 같이 입장한 관객이 나를 웃겨준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공연 횟수다.

'머쉬멜로우'는 심한 날은 5번, 평소에도 평일 3회 공연을 한다. 주말에는 난리다. 물론 보고싶어 하는 관객들이 있기에 이같은 공연 횟수도 가능하다. 다른 대학로 소극장에서 보면 부러울 따름이다. 배우들도 더블캐스팅으로 돌린다고 하니 피곤함은 다른 연극에 비해 덜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게 더블캐스팅이라고 해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문제다. 대개 다른 연극의 경우 일 1회 공연이다. 주말에만 2회를 하고 월요일에는 쉰다. 컨디션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관객들에 대한 일종의 배려다. 또한 동시에 배우들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특히 관객 참여형 연극은 배우들의 신경이 더 쓰인다. 반응을 봐야하고 관객들의 참여가 미흡할 경우 자칫 당황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쉬멜로우'는 왠지 이를 벗어나고 있다. 이들에게 페이라도 제대로 지급될는지 모르겠다.

좀 더 멋진 '머쉬멜로우'가 되려면 '많은' 공연보다는 '배려하는' 공연이 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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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검색을 하다가 연극 한편에 눈길이 갔다.

극단 차이무의 신작 연극 '변'. 우선 만드는 사람들부터 보자.

극본은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연출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문성근, 최용민, 박광정, 민복기, 신덕호, 신영옥, 박지아, 김지영, 오유진, 김수정 (이상 변라도팀), 강신일, 정석용, 김승욱, 이성민, 서동갑, 이희준, 전혜진, 김지현, 공상아, 윤영민 (이상 변상도팀)

여기서 일단 끌린다.

내용도 가벼운 것 같으면서 주제의식이 뚜렷하다고 한다. 춘향전에서 주인공인 이몽룡과 춘향을 빼버리고 주변인물들이었던 아전과 기생들의 존재를 부각시켰다. 변학도는 연애시를 쓰며 춘향을 짝사랑하는 인물로 나온다. 이를 통해 독재자의 폭압과 그런 독재자를 쉽게 용서한 한국 현대사를 비판한다.

남자 배우들은 전부 양복을 입고, 여자 배우들은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등장하는 극의 시간적 배경은 조선 왕조 중반으로 볼 수도 있고, 20세기말 한국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공간적 배경은 배우들이 쓰는 사투리에 따라 경상도 안동 또는 전라도 남원의 동헌(東軒)으로 나눠진다. 차이무는 이를 위해 캐스팅을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변라도팀,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변상도팀으로 양분했다.

배우중에서 눈이 가는 인물은 단연 문성근. 뭐 분명 문성근이 움직이니 정치적인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정치와 문성근이란 존재를 2002년부터 희한한 고리를 계속 만들어왔으니 말이다. 그 스스로 배우라 칭하고 배우다운 행동을 해도 말이다.

이번 연극 역시 정치색이 강하다. 뭐 이렇게 해석도 가능하다.

"독재자의 폭압과 그런 독재자를 쉽게 용서한 한국 현대사는 비판받아야 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독재자가 누군인가. 박정희, 전두환은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그리고 그들을 용서한 정치인들은 이들에게 혜택을 받은 이들이다. 또 그 안에는 박정희의 딸까지 있지 않은가"
(박근혜 이름 나왔다고 선거법 위반되나? ㅋ. 설마 선관위에 미리 이 글 보내서 허락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

한 극단은 육영수여사 관련 뮤지컬을 만들겠다고 한다. 6월에 배우들을 뽑았다고 하니 우리가 볼 수 있을 때는 혹 한나라 경선전후??

대선이 다가오니 이런 연극에 눈이 가고, 여러가지로 헛된 생각을 하니 큰일이다.

아무튼 '변'을 연극 자체로만 보면 굉장히 흥미로울 듯 싶다. 어떤 리뷰가 나올지 모르지만, 오랫만에 대학로로 발길을 향하게 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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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알지 못하는 자신의 과거 잘못을 알고나면 행복해질까? 아니면 스스로 비참해 하며 절망에 빠질까?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연극 ‘사고 그래도 가능한 이야기’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유쾌하지만 애매한 대답을 내놓는다.


세계적인 명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사고’를 번역해 국내 초연되고 있는 ‘사고 그래도 가능한 이야기’는 유쾌한 비극의 이야기를 그리지만, 이해하기 힘든 결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작은 회사의 상무이자 판매총책인 오태진은 어느 날 지방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차가 고장이 나서 한 민박집에 묻게 된다. 그곳서 오태진은 전직 사형집행관과 현직 판사, 검사, 변호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곳서 법정놀이 게임을 하게 된다. 죄가 없다고 처음에 주장하던 오태진은 희한한 법정놀이 게임에 빠지면서 스스로의 양심의 잣대로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이 법정에서는 사회규범이나 법률 관습은 없다. 오로지 자신의 죄에 대해 스스로 판단하게끔 만든다. 그리고 이 놀이에서 자신의 과거 잘못에 대해 알게된 오태진은 이런 자신의 모습에 행복해하며 스스로 자신에게 사형을 구형하게 된다. 그러면서 연극은 원작자의 말대로 극을 마무리한다.


“이야기는 최악의 순간으로 접어들기 전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연극 ‘사고 그래도 가능한 이야기’는 런닝타임 내내 관객들에게 희한하면서도 공감되는 논리로 생각하게끔 만든다. 정신없이 오태진을 추궁하는 검사는 우리가 흔히 재판장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모습이 아니다. 오태진에게 친구처럼 다가가면서 증거가 아닌 오태진의 발언을 기반으로 마치 현장에 있었던 것처럼 오태진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난감해 하는 오태진의 변호사도 설정은 ‘변호’이지만, 궁극적으로 오태진의 과거를 끌어내고 죄를 인정하게끔 만든다. 민박집 여성인 고소연도 이런 설정에 한몫하게 된다. 술과 음악 그리고 조금은 정신없는 공격·질문성 발언들이 극장을 발랄하게 만든다. 그리고 ‘사고 그래도 가능한 이야기’는 이미 정해진 결말로 향한다. 그리고 관객들로 하여금 충분히 그 결말을 예상하게 만든다.


극의 유쾌함에서 ‘어?’라는 의문점을 찍게 되는 것이 여기부터다. 극이 끝나기 직전의 상황. 그 상황을 충분히 예상한 관객들. 그러나 예상도 하고 배우들은 그 예상에 맞게 충분히 결론을 맺어주었지만 관객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스토리상으로 따지자면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판단하며 행복을 느꼈던 오태진이 마지막 택한 그 엉뚱한 행동에 과연 어떤 의미를 관객들이 부여해야 하는지 접근하기 어려웠고, 극 흐름으로 따지자면 너무 급하게 결말을 이끌려 하다보니 오태진의 감정변화가 충분히 전달되기 어려웠다.


국내 초연이고 짧은 기간 동안 충분한 수정을 거치지 않고 공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유쾌한 전체 흐름과 달리 결론에서 갸우뚱해진 관객들의 고개를 다시 정위치로 세우려면 좀더 세밀한 후반부 보완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용선중이 연출하고 강경덕 인성호 이승준 이승구 이정현 김진모 원인재 김환준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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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사고'는 괜찮은 연극이다. 단 상대가 너무 강했다. 처음 극이 올라간 날 뮤지컬 캣츠가 바로 옆 공연장에서 올랐다. '사고'의 출연배우는 이렇게 전한다.

"첫 날은 저희가 많았는데, 둘째날부터는 저희 쪽 주차장까지 캣츠 관객으로 차더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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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가 서른이 되기 전에 인생의 숙제 둘 중 하난 해결할 줄 알았어. 결혼하거나 일에 성공하거나. 그런데 이게 뭐냐고.”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올려지고 있는 뮤지컬 ‘싱글즈’의 나난이 외치는 이 말은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29살 싱글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동시에 벗어나고픈 현실을 집어주는 말이기도 하다.

뮤지컬 ‘싱글즈’의 큰 흐름은 영화 ‘싱글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때문에 관객들은 다음 장면이 무엇인지 배우들이 어떤 표현을 할 것인지 대략의 스토리를 이미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관객들은 이런 ‘뻔히’ 아는 스토리임에도 엉뚱한 곳에서 웃음을 터트리고 의외의 장면에서 박수를 친다. 뮤지컬 ‘싱글즈’가 영화 ‘싱글즈’가 같으면서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29살이란 인생의 전환점 아닌 전환점에 대해 뮤지컬 ‘싱글즈’는 매우 유쾌하게 이야기한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거부하고픈 일들이 주인공 나난에게 연이어 일어나면서 이야기는 슬프지만 유쾌하게, 거부하고 싶지만 이미 한번쯤은 겪었을 법한 느낌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느낌은 뮤지컬이 가지고 있는 힘인 생생한 움직임과 노래로 관객들을 휘어잡기 시작한다. 영화는 많은 공간에서 다양한 상황들을 연출하면서 극장 안 관객들을 끌어들이지만 공간이 제약이 따르는 뮤지컬은 ‘내 이야기’를 한 곳에서 동적으로 표현하면서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아닌 동화시켜 버린다.

뮤지컬은 29살이란 나이를 숫자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싱글이란 존재도 ‘혼자’라는 것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자유’와 ‘책임’에 무게 중심을 이동시킨다. 나난도 초반에 “스물아홉, 전혀 특별하지 않아”로 시작된 노래가 끝에 가서는 ‘서른살’에 대한 칭송으로 바뀌어 버린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에서 29살과 싱글에 대한 처참한 선입관과 불안감을 일순 날려버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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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싱글즈’에서 또하나 주목할 것은 배우 김도현의 변신이다. ‘인당수 사랑가’나 ‘천사의 발톱’에서 보여준 강인한 느낌에서 이번에는 친숙한 옆집 총각의 모습으로 관객들을 웃기기도 하고 안타깝게도 만든다. 영화에서 이범수가 했던 역할을 맡은 김도현은 뮤지컬이 영화와 달리 나난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닌 남녀 주연배우 네 명의 싱글라이프가 골고루 표출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나난과 동미의 사이에서, 그리고 동미와의 관계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들까지도 지속적으로 부각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김도현의 모습과 반대로 아쉬운 것은 이현우의 모습이다. 여성관객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등장했지만, 노래를 제외한 이현우의 연기는 브라운관 드라마의 ‘실장님’ 이미지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이현우는 자신의 스타일을 억지로 바꾸려 하는 것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려 한다며 이번에도 자신의 스타일대로 자연스럽게 연기할 뜻을 이미 밝혔다. 그러나 이것이 뮤지컬 속 ‘수헌’이 아닌 드라마 속 ‘실장님’의 이미지만 부각시키고 있는 이현우의 연기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는 그냥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뮤지컬 속에 스스로는 녹아내리는 것이 아닌 자신이 가진 모습만을 보여주는 그 이상의 노력도 없었다.

그러나 극 전체를 보면 분명 뮤지컬 ‘싱글즈’는 29살이라는 ‘의미없어’하고 싶은 숫자를 이미 겪었거나 겪고 있거나 겪을 예정인 모든 사람들에게 ‘의미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그것도 아주 유쾌하고 기분좋게 말이다.

스토리를 따지지 말아야 한다. 영화가 아닌 뮤지컬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본다면 제법 괜찮은 경험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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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선녀와 나무꾼’이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인다.


극단 초인은 2007년 신작인 연극 ‘선녀와 나무꾼’을 오는 2월 2일부터 11일까지 올린다.


연극 ‘선녀와 나무꾼’은 2006년 고마나루 전국향토연극제에서 연출상을 수상하는 등 이미 극의 완성도를 인정받은 작품이다.


연극은 하늘의 사람들과 땅의 사람들이 왕래를 하던 순수함과 혼란이 공존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깊은 산속에 늙은 어머니와 장성한 아들이 살고 있는데, 어느 날 사냥꾼들이 총성을 울리며 나타나 산속 동물들을 마구잡이로 죽인다. 이중 달아나던 사슴 한 마리가 노인의 치마 속에 숨어들고, 아들은 사냥꾼이 노인을 향해 총을 드는 것을 보고 사냥꾼을 죽이게 된다. 이 때문에 더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던 중 노모는 목욕하는 선녀를 보게 되고 늦도록 장가를 들지 못한 아들을 위해 선녀의 날개옷을 훔치게 된다. 그리고…


극단 초인은 이번 연극을 통해 설화를 확대, 재창작하여 인연의 순환과 인간의 폭력성을 그렸다고 이야기한다. 가볍게 볼 수 있던 동화 속 사건들을 철학적 사유를 할 수 있는 연극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박정의가 연출하고 고재경, 이상희, 안미정 등이 출연하는 연극 ‘선녀와 나무꾼’은 대학로 학전 블루 소극장에서 관객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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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이 집중해 연기를 해야 하니 죄송하지만 카메라를 옮겨주셨으면 합니다”


영상 촬영을 하려던 PD가 연출가의 조심스럽지만 완고한 부탁에 자리를 옮겼다. 다른 연극이나 뮤지컬 촬영 때는 보기 힘든 장면이다. 연극의 흥행을 위한 촬영보다는 배우들의 충실한 연기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을 선택한 연출가의 부탁에서 ‘자존심’이 느껴짐과 동시에 연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대학로 아룽구지 소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연극 ‘강철’은 연극 자체보다는 윤소정과 한태숙이라는 인물에 포커스가 맞춰져 입소문을 탔다.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라고 인정받는 이들이 5년만에 재회해 대학로에서 ‘일’을 내고 있으니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 그러나 연극을 보고나면 이들의 존재대신 ‘여성’과 ‘어머니’ 그리고 이들을 이해 못하는 ‘남성’만 남게 된다.


연극은 딸 유진이 엄마 제이를 면회를 오면서 시작한다. 제이는 남편을 죽인 죄로 15년간 수감 중에 있다. 유진은 15년 만에 만난 엄마를 계속 면회하면서 서로를 향한 애정을 쌓아간다. 반복되는 면회를 통해 엄마가 정당방위라고 확신한 유진은 상소를 하려 하지만 제이는 이를 극구 말린다. 그리고 진실을 털어놓게 되고, 딸 제이는 자신이 잘못 알고 있던 진실에 혼란스러워 한다.


이 진실에 대한 접근과정에서 관객들도 혼란스러워 한다. 제이와 똑같이 남편을 죽인 살해 동기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미리 ‘정당방위’라고 결정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왜 남편을 죽였을까’라는 질문보다는 남편을 죽일 수밖에 없는 그녀의 상황을 미리 머릿속에 만들어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론에 이르면 그 상황은 뒤죽박죽 되어버린다.


여기서 관객들의 반응은 남성과 여성으로 뚜렷이 나눠진다. 여성들은 “그녀가 가진 찰나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평가를 했지만 남성들은 여전히 “왜 그녀가 남편을 죽였을까”라는 처음의 질문에서 한 발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남성인 기자가 연극이 끝난 후 “왜 이성적이지 못했을까”는 질문을 머릿속에 먼저 떠올린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연극을 본 몇몇 여성관객과 이야기를 나누기 전까지도 이런 질문은 계속 남아있었다.


“연극과 같은 상황이라면 내가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지 나도 자신하지 못하겠다”는 한 여성관객의 느낌은 연극 ‘강철’의 내용이 비단 연극속 이야기만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해준다.


영국 작가 로나 먼로의 ‘Iron’을 원작으로 하는 연극 ‘강철’은 내년 1월 28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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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연극이다. 남성의 감정선이 아닌 여성의 감정선이 연극의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기 때문에 남성이 봐야하는 연극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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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불이 꺼졌다. 이야기속 이야기가 끝이 난 것이다. 다시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와야 하는데, 관객석에서 끊임없는 박수가 터졌다. 불이 켜지고 이야기는 계속 진행됐다. 그리고 배우들의 마지막 동작이 끝난 후 다시 끊임없는 박수가 터졌다. 일어서기 어려운 소극장이 아니였다면 기립박수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지난 주 연극 해피투게더 공연 현장의 모습이다.


연극 내용은 어렵게 돈을 모아 이곳저곳에 기부해 온 치매 걸린 한 할머니의 집에 도둑이 들어와 아들 노릇을 하면서 벌어지는 엉뚱한 일들에 대한 이야기다. 10회 앵콜인 이번 공연은 지난 공연보다 확실히 웃음의 강도를 줄였다. 어쩌면 지난 공연과 같은 웃음을 기대했다가는 자칫 당황할 수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2명의 배우가 바뀐 상황에서도 흐름은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그러나 무게 중심을 메시지쪽으로 옮겼다는 연출가의 말은 그다지 신뢰를 얻긴 힘들 듯 싶다. 이미 여러차례 공연에서 보여준 웃음에 대한 기대감때문인지, 관객들은 배우들이 의도한대로 쉽게 이끌려 가지 않았다. 6월 공연에서 보여준 관객들의 훌쩍거림이 이번 공연에서 쉽게 들리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관련 글] 6월 해피투게더


사실 할머니가 혼절하는 장면, 그리고 이 때문에 두 도둑이 진실을 말하며 속죄하는 장면은 이 공연에서 어쩌면 유일하게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씬이다. 그리고 연극을 마무리함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는 철저하게 '웃음에 대한 기대'에서 무너져 버린다. 도리어 몇 번 공연을 봤던 이들에게는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 감동과 느낌을 다시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문을 듣고, 평가를 어디선가 읽고 온 이들에게는 오로지 웃음에 대한 기대뿐이다.


이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극은 보러 간 순간, 배우들의 감정선을 따라 움직여주는 것이 제대로 즐기는 것이다. 그들이 웃겨주면 신나게 웃고 울려주면 울어버리면 그만이다. 팔짱끼고 심각하게 있을 필요도 없고, 더불어 웃겨달라 기대치를 높이는 것도 문제다. 해피투게더는 유명세 덕에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관객들이 자칫 줄어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지난 회 공연에서 맹상열씨의 무게감이 너무 강했던 것도 지금의 해피투게더로서는 치명적이다. 달구역을 맡은 배우가 약해서라기보다는 맹상열씨가 너무 강했다. 미라클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분명 중심배우가 아님에도 중심배우로서 극을 이끌어가는 그였다.


10회째 앵콜인 해피투게더가 좀 더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되려면 좀더 확실하게 관객들이 배우의 감정선을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무게를 골고루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해피투게더는 해피한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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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가미’ 연극 ‘잘 자요, 엄마’ 등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에서 이미 그 존재감으로도 빛을 발하는 배우 윤소정. ‘레이디 멕베스’‘이아고와 오셀로’ 등을 통해 인간의 어둡고 강렬한 내면을 해부해서 보인 연출가 한태숙.


이 두 거장이 5년만에 연극 '강철'로 5년만에 재회한다.


연극 강철은 남편을 살해해 수감 중인 어머니가 15년만에 면회온 딸과 재회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연극으로 원작은 영국 극작가 로나 먼로의 ‘Iron’이다


이 작품은 ''모녀''라는 자칫 진부해질 수 있는 소재를 15년이라는 시간과 교도소라는 공간을 이용해 익숙하지 않지만 괴리감은 느껴지지 않게 풀어나간다.


딸 오지혜와 함께 출연한 ‘잘자요, 엄마(Night Mother)’ 이후 2년여 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윤소정은 이 작품에서 남편을 죽인 뒤 복역하다 성장해 버린 딸(서은경)과 15년 만에 재회해 긴장감 넘치는 모녀 관계를 이끄는 어머니 제이 역할을 맡았다.


딸과 만난 제이는 어색한 분위기와 교도관의 감시 속에서도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서로를 향한 애정을 조금씩 쌓아간다. 반복되는 면회를 통해 엄마가 정당방위라고 확신한 유진은 상소를 하려 하지만, 이때 제이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내 놓고 예상치 못했던 진실에 딸 유진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독창적인 시각과 정교하고 세밀한 작품을 선보이는 한국의 대표적 연출가인 한태숙은 작품에 대해 “원작 먼로의 희곡 'Iron'은 동기없는 범죄, 우발적으로 일어난 여성폭력 이라는 사실을 냉정하고 논리적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신랄하게 인간의 구속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간의 분노로 모든 것을 잃은 한 인간의 절망을 통해 이 시대에 시사점을 던져주는 연극 ‘강철’은 대학로 아룽구지 소극장에서 12월 15일부터 내년 1월 28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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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을 위해 사내는 남근을 도려내고 수백의 여자는 절개를 맹세하며 일년 삼백 예순날 바늘로 허벅지를 찔렀던 600년전 조선시대 구중궁궐안 은밀한 성에 대한 이야기가 무대에서 펼쳐진다.


플레이팩토리 마방진은 연극'마리화나'를 아리랑소극장에 올린다.


세종대왕의 며느리 봉씨가 궁녀와의 동성애로 폐출됐다는 조선왕조실록 내용에 기초한 이번 연극은 세종 재위 시절을 배경으로 왕세자 부부와 내관 용보와 부귀, 궁녀 소쌍과 단지, 석가이 등 일곱 남녀의 얽히고 설킨 욕망과 치정을 대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정치권력적 음모와 암투, 그리고 남성중심적인 이야기들로 이뤄진 지금과의 역사 작품과는 달리 조선시대 여성의 성, 성적 불구자로 취급된 내관, 그리고 동성애에 대해서 이 연극은 과감하게 이야기한다.


연극은 조선시대를 말하지만, 동시에 현대를 말하고 있다. 마방진측은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못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억압당하고 있는 우리들, 600년전 조선시대와 2006년 지금 현재. 모양만 다를 뿐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락희맨쇼''이발사 박봉구'등을 작품을 선보인 고선웅이 연출한 이번 연극에는 이국호, 이승비, 최현숙, 조영규 등이 출연하며 내달 31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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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마리화나>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작품이다.

1) 어느 시대 이야기 - 조선시대. 세종대왕 때 이야기.


2) 어디서 알았나? - 조선왕조실록(세종 18년 10월 26일)


3) 그녀들은 누구인가?

봉씨는 조선의 제5대 왕 문종의 세자시절의 두 번째 부인이자, 세종의 며느리였다.
세종은 세자의 첫째 부인 김씨의 질투와 시기심이 문제되어 폐출한 뒤에 두 번째 세자빈으로 명문집의 규수 봉씨를 간택했다. 그런데 봉씨는 나인과 대식(소위, 동성애)을 했다는 사실이 발각되어 폐출 당하게 된다.


4) 꼼꼼이 보기
왕조의 여인네들의 우선 사항은 뭐니 뭐니 해도 왕의 승은을 입어 후사를 잇는 것이었다. 다른 궁녀의 임신을 시기했던 봉씨는 어느 날 ‘태기가 있다.’고 얘기했다. 기뻐한 세종은 조용한 거처로 옮길 것을 명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표했다. 그러던 어느 날 봉씨는‘낙태를 하였다. 단단한 물건이 형체를 이루어 나왔는데, 지금 이불 속에 있다.’고 얘기했다. 물론 이불 속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세종은 정말 이상한 며느리를 얻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봉씨를 폐출시킬 수밖에 없었던 사건은 이른바 ‘대식(對食)’ 스캔들이었다. 궁궐 안에서 궁녀들의 동성애 풍습은 꽤나 문제가 되었던 모양이다. 세종은 “금령을 어기면 곤장 70대를 집행했고, 그래도 능히 금지하지 못하면 곤장 100대를 집행했는데 그제야 그 풍습이 조금 그쳐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풍습을 막은 ‘곤장 100대의 위력’도 세자빈을 막을 수는 없었다. 봉씨는 여종 소쌍을 사랑하여 항상 그 곁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 한다. 이들의 애정행각은 세종의 귀에도 들어가 동숙(同宿)의 증거를 추궁하여 세자빈을 폐출시키고 말았다. 세자빈이 여종과 동숙한 일은 매우 추잡하다 하여 공식적으로 교지에는 너댓 가지 정도가 언급된다. 첫째, 성질이 투기가 많고 대를 이을 자식이 없었다. 둘째, 궁궐에서 술을 마시고 여종들에게 남자를 사모하는 노래를 부르게 하였다.
셋째, 중전이 내린 효경과 열녀전 등을 내팽개쳤다. 이상이 공.식.적.인 이유다.


** 위의 내용은 [여성주의 저널‘일다’WWW.ILDA.COM ]의 2004년 11월 3일 기사
  <역사 속 레즈비언 문학의 주인공은 세자빈 봉씨: 미니 기자> 기사에서 발췌한 내용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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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활을 물었을때 나는 허탈한 어깻짓으로 어딘가 있을 무언가를 아직 찾고 있다했지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엔 빛나는 열매를 보여준다 했지 "

잔잔한 동물원의 음악을 들으면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오른다. 그러나 대부분은 잊어버린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이들의 노래는 현실에 대해 갖가지 고민을 하며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 모두에게 똑같은 ''그리움''과 ''기다림''을 느끼게 한다.

오는 12월 1일부터 무대에 올라가는 뮤지컬 ''동물원''은 20대에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고 느껴봤을 이런 감정을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어느 공간에 있든 경험했을 법한 젊음과 꿈, 그리고 희망에 관해 무대 위에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평범하고 일상적이지만 또 쉽게 느끼지 못하는 이런 이야기를 동물원과 더불어 뮤지컬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홍경민과 이정열이 들려준다.

뮤지컬 ''동물원''은 홍경민과·이정열이 무대에 같이 오른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된 작품이다. 이들의 무대가 기대되는 것은 같은 배역과 같은 동물원의 노래를 하지만 전혀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호소력의 목소리를 가진 홍경민과 따뜻하지만 흡인력있는 음색의 이정열의 무대를 골라보는 재미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동물원이라는 팀의 무게가 주는 기대가 크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들의 노래는 대부분 어떤 형태로든 들어봤을 것이고 그 은은함에 한번쯤은 도취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의 포스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연 내용을 표현한 포스터가 아닌 출연배우 이미지로 차별화된 포스터를 선보이는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포스터는 공연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한 장의 사진 혹은 그림으로 공연에 대해 모든 것을 표현하는 작업. 뮤지컬 ''동물원''은 무대 위에 서는 배우 한명 한명을 포스터로 담아 선보였다. 사람과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연이기에 어쩌연 배우 한명 한명을 내세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일는지 모른다.

이종오가 연출을 맡아 2006년 연말 초대형 뮤지컬들과 맞대결을 자신하고 있는 뮤지컬 ''동물원''은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관객들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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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떠나온 사람과 떠나보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늘 무엇으로부터 떠나오고 떠나보냅니다. 그리고 후회합니다. 떠나보내지 않고 지켜야 했던 것과 변하지 않았어야 할 것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뒤틀리고 어두우며, 온갖 인간 군상들은 300년 결계가 풀린 천녀의 눈에는 ''이상한 동양화''로 비춰진다. 떠나보내고 떠나오고 떠나려는 준비를 하는 인물들 사이에서 드러나는 모습들은 혼돈이며 우리 사회의 모순이다.

극단 인혁의 ''이상한 동양화''는 이런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야기는 전등사 대웅전 보수 공사 도중 인부들의 실수로 나부상중 하나가 굴러 떨어지며 300년 동안 갇혀 있던 나부상의 결계가 풀리면서 시작된다.

40대 증권맨 봉씨는 주가 조작 사건으로 수배자로 전락한 뒤 전등사에 숨어지내는 처지다. 봉씨가 숨어지내는 전등사에 대대적인 문화재 보수공사가 벌어진다. 공사 잡부들 틈에는 태국에서 온 이주노동자 줄리가 끼어있다.

보수공사는 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 맞추려 무리하게 진행되고, 이 와중에 나부상 중 하나가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난다. 수백 년 동안 대웅전 처마를 이고 있던 나부상의 정령 천녀(踐女)의 결계가 깨지고, 천녀는 전등사의 영물인 잔나비와 함께 자신의 벌을 대신할 대리자를 찾아 서울로 향한다.

사채업자들에게 아킬레스를 부상당한 봉씨는 노숙자로 신세가 되고, 줄리 역시 시화의 한 공장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한다. 이들 모두는 천녀의 조작으로 엮여 가짜 목사 한백만이 운영하는 사랑의 둥지라는 외국인 노동자 쉼터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극단은 NArT2006 지원선정작인 ''이상한 동양화''가 블랙코미디라고 말한다. 비극적이지만 우스꽝스러우며, 즐겁게 볼 수 있지만 행복하지는 않다.

우리가 겪는 어지러운 세상을 제3자의 눈으로 봐서 그럴지도 모른다. 연극은 즐겁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씁쓸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연출등 활동을 하고 있는 이기도가 연출하며 남우성, 최홍일, 황연희 등이 출연하는 ''이상한 동양화''는 11월 5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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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깽. 선인장과에 속하는 용설란의 일종으로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특산물로 가시가 많고 독소가 많으며 밧줄과 카펫의 원료로 재배되고 있다.


애니깽. 1904년 멕시코에 노예로 팔려간 조선인들과 그 후예들을 일컫는 말

1905년 4월 4일 1,033명의 조선인들이 멕시코로 가는 영국선박 일포드호에 몸을 싣는다. ''지상천국''. 멕시코 애니깽 농장에 대해 이들이 들은 말이였다. 그러나 한달 반만에 도착한 그곳은 지옥보다 더한 곳이였다. 7등민족으로 대우받으며 하루에 1천개의 애니깽 잎을 따지 않으면 가죽채찍으로 맞아야 했으며 농장주인의 개를 부러워할 만큼 열악환 환경에서 조선인들을 서서히 죽어갔고 애니깽 농장의 거름이 되었다.

연출가이자 작가인 고 김상열씨가 1988년 세상에 알린 이 이야기는 당시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널리 알려진 하와이 이민이 아닌 ''노예''로서의 멕시코 송출. 가슴 아픈 슬픈 역사는 연극 무대에 올려지면서 알려졌고, 이후에 영화, 뮤지컬로 바뀌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리고 18년뒤 애니깽은 다시 무대에 올라 100년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극은 관객들에게 눈물을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다. 역사를 똑바로 알라고 소리치지도 않는다. 그냥 100년전 현실을 차분하고 때론 강렬하게 알려주고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관객석은 이러한 무대위 상황과는 달리 무거운 공기가 흐른다. 눈물 짜는 소리와 더불어 가슴이 답답해져오는 느낌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마지막 외침이 끝난 후, 배우들이 무대 위에 오르자 그 어느 연극보다도 길고 우렁찬 박수가 나왔다.

사실 젊은 세대들에게 멕시코 이민역사와 애니깽이란 단어는 익숙치 않은 말이다. 1988년 연극과 1997년 영화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말은 단순히 역사속에서만 존재하는 잊혀진 단어로 남아있다. 그러나 박근형 연출가는 의미를 달리했다.

"생각해본다. 2050년 어느 날 우리들의 모습을. 시청 앞에 펄럭이는 이국의 국기에 경례하는 우리들을. 새로 배우고 익혀야 할 낯선 우리들의 모국어를. 다시 또 노예처럼 살아야 할 우리들의 미래를"

궁녀역을 맡았던 한보경 김상열연극사랑회 대표 역시 이러한 세태에 대해 "요즘은 싫은 것, 아픈 것은 너무 잘 잊어버린 것 같다"며 지적했다.

"단순히 연극으로 보는 ''애니깽''이 아니라 기억해야 할 역사로서 ''애니깽''을 좀더 알아야 할 것 같습니

다"라며 연극소감을 남긴 한 관객의 평가는 지나쳐 들을 말은 아닐 듯 싶었다.


연극 ''애니깽''은 29일까지 대학로 아룽구지 소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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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그녀석의 아트'' 전용관 오픈-

정보석, 권해효, 오달수, 박광정, 송승환, 김석훈, 문천식, 이광기, 김진수…

이들의 공통점은? 연극 ''아트''를 거쳐간 거쳐간 쟁쟁한 배우들이라는 점이다. 우정에 관한 남자들의 속마음을 뜨끔할 정도로 제대로 보여주는 연극 ''아트''가 ''그 녀석의 아트''로 새로운 이름으로 바꾸고 전용극장을 마련해 대학로에 자리잡는다.

전용관의 타이틀을 달고 관객들을 만나는 공연이 퍼포먼스인 난타와 점프, 그리고 재즈뮤지컬인 루나틱 등으로 최근 점차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있는 연극 ''아트'' 역시 언제나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아트''는 프랑스의 극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으로 고가의 한 미술작품으로 인해 시작된 세 친구 사이의 갈등을 그린 것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그림때문에, 그러나 점점 마음 속에 쌓아두었던 서로에 대한 불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연극이란 장르를 보다보면 스토리가 너무 강해 배우들의 면면을 살펴보기 힘든 연극이 있는가 하면, 배우들의 힘에 의해 움직이는 연극이 있다. ''아트''를 보고 있자면 철저히 ''후자''라는 생각이 든다.


정보석, 이남희, 유연수가 보여준 첫번째 ''아트''를 봤다고 해서 ''아트''를 모두 본 것은 아니다. 이광기, 김장섭, 김진수의 ''아트''는 또 다르기 때문이다. 어느 배우가 어떤 배역을 맡았는냐에 따라 그날의 ''아트''가 달랐다.

피부과의사역에 송이주, 충무로인쇄소사장역에 송요셉, 건축 설계사역에 조경한. 스타 마케팅을 지양하고 철저히 오디션을 통과한 이들로 구성된 ''그 녀석의 아트''가 더욱 기대되는 것이 이 때문이다.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아서 그 색깔을 알 수 없는 배우들이기 때문에 ''아트'' 등장인물 본연의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대학로 전용극장으로 돌아온 ''그 녀석의 아트''는 11월 10일부터 관객들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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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소설이 연극 혹은 영화화되면 출연하는 사람들은 부담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원작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태백산맥이라든가, 아버지 등의 소설이나 강풀의 만화 아파트 등이 그렇다. 원작을 살리지 못한 댓가는 참혹했다.


연극 '미라클'의 출연진은 이와 다르게 10회 앵콜 공연이라는 것이 어깨를 무겁게 한다. 이전까지 보여준 '미라클'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다. 연극은 그 특성상 한번 보고 넘어가기 보다는 대부분 새로운 인물로 채워진 연극을 또다시 보고싶어한다. '미라클'과 더블어 연극 '아트'등이 대표적이다. 같은 줄거리 같은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어떤 사람이 나오냐에 따라 맛이 확 달라진다. 때문에 "이전 배우들보다 재미가 없던데"라는 말은 "그저 그런 연극""볼 만하다"는 등의 처음 본 이들의 악평보다 더 잔인한 평가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이번 앵콜 미라클은 그 기대치를 충족시켰고 또다른 웃음과 감동을 주는 새로운 '미라클'을 보여주며 그 명성을 충분히 이어가고 있다.


12월 31일까지 대학로 미라클 시어터에서 공연되는 연극 '미라클'. 10회 앵콜공연에 10만 관객 관람이라는 기록은 이 연극이 이미 대학로의 명실상부한 대표 연극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연극의 줄거리를 말한다거나 관객들이 어떤 호응을 보인다는 등의 이야기는 새삼 거론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다. 검색해보면 나오고, 설사 내용을 모르고 '명성'만 듣고 찾아간다고 해도 전혀 후회하지 않을 정도다.


해피투게더, 한 여름밤의 꿈 등에서 독특한 캐릭터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번에도 관객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모두 선사하는 역할을 맡은 배우 맹상렬은 "극 전체가 굉장히 명랑하고 ''미라클''이라는 제목처럼 기적을 바라는 주인공들의 간절한 마음이 잘 표현되는 연극이다"라고 평했다. 맹상렬이라는 배우는 개인적으로 해피투게더에서 강한 인상을 받은 배우다. 웃길 줄 알고 진지할 줄 안다.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힘도 있다.


어쨌든 "정말 재미있어요. 이 연극을 보면서 웃지 않거나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는 사람은 요즘 어떤 개그프로그램의 유행어처럼 3살때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일겁니다"라는 한 네티즌의 공연평은 이 연극이 어떤 연극임을 말해준다.


간혹 연극을 보고난 후 배우들과 같이 극장을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들이 옷을 갈아입고  무대위 사람이 아닌 현실속 사람으로 변한 모습을 보면 기분이 묘해진다. 보여주는 얼굴이 아닌 자신의 인생의 무대로 돌아온 얼굴들은 뭐라고 형용하기 어려운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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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은 것은 다른 사람보다 먼저 텅 빈 무대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앞으로 배우들이 땀을 흘리며 이야기를 풀어 나갈 공간을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어느 순간보다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첫 연극을 어떤 것을 봤는지 기억이 안난다. 고등학교때 자리수를 채우기 위해 강제로 보러 간 '햄릿'이 첫 연극일 수도 있겠고, 갑자기 생긴 초대권에 가 본 대학로 어느 연극이 나의 첫 무대경험(?)이였을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왜 그런지도 모르게 연극이 좋아졌고, 기회가 되는대로, 혹은 일부러 기회를 만들어 공연장을 찾기 시작했다.


국립극장같은 대형극장에서부터 20여명이 앉아서 보는 대학로 소극장까지 배우들의 숨결이 느껴질 수 있는 공간이 무조건 좋았다. 물론 이후에는 배우들의 숨결을 느끼기 힘들어지는 대극장은 점점 멀리하게 되었다.


아무튼 2만원짜리 연극은 배우들이 말하고 뛰는 사이에 '삶'과 '사람'을 보게 된다. 영화는 허상이지만, 연극은 현실이다.


사람들은 영화도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말하지만, 영화가 현실을 말했다가는 망하기 쉽다. 일명 흥행한 영화와 일찍 간판을 내린 영화를 비교해보면 알 것이다. 현실의 이야기를 그리는 순간 영화는 사람들의 맘 저편으로 물러나 버린다.


하지만 연극은 아니다. 애시당초 비현실적 이야기를 그릴 수 없기에 철저히 현실적 이야기를 만든다. 죽은 자의 영혼을 등장시키는 연극조차도 현실적으로 변해버린다. 무엇보다 그 영혼의 역할을 하는 배우가 우리 앞에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영화는 모두 다른 공간에서 찍어서 영화극장이라는 상영 공간을 만들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관객에게 선보인다. 메시지보다는 이미지를 선사해야 하기 때문에 '거리'와 '위치'가 중요하다. 사운드가 어떻게 들리냐도 중요하고, 그에 따른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연극은 한 공간에서 만들어진다. 소극장은 거리마저 생략된다. 배우가 관객석에 앉아있기도 하고, 통로에서 튀어나온다. 이미지보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에 '거리'와 '위치'보다 관객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을 중요시 여긴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눈 앞에 보이는 배우들의 땀을 보여준다.


영화를 비하하고픈 마음은 없다. 건물이 무너지는 모습을 연극에서 보여줄 수는 없다. 미스 사이공의 헬리콥터 장면이 "그나마 연극에서 저정도 구현되는 것이 어디냐'는 촌평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계가 있는 것이다. 거대함, 시공간의 자유로운 이동 등은 분명 영화의 강점이다.


강조하고픈 것은 영화나 연극을 '왜' 보러가느냐는 전제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선택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웃고 울며 즐기고 싶다면 단연 연극이다. 반면 그냥 스트레스 해소나 가볍게 현실 이탈정도라면 영화가 제격이다.


사실 연극 한편이 2만원, 사랑티켓 혜택을 받거나 해서 보더라도 1만원 안팎이다. 게다가 하루에 한번밖에 보지 못하거나 주말에 2회 상영이 고작인데다가 극장도 많지 않다. 반면 영화는 싸고 편하다. 7천원, 할인혜택을 받으면 3천원까지도 혜택을 받는다. 어느 때고 볼 수 있고, 접근성도 용이하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연극을 쉽게 접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난 이런 생각을 한다. 영화가 과연 7천원 (혹은 3천원)의 가치가 있을까. 어느 때는 1천원짜리 가치밖에 없는 영화를 웬지 7천원씩이나 주고 봤다는 생각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물론 박수 칠만한 영화도 있다. 소수이긴 하지만).반면 연극은 지금까지 단 한편 (아래 혹평한 창작 뮤지컬)을 빼고는 5만~10만원짜리 연극을 1만원~2만원 주고 봤다는 생각이 들때가 대부분이다. 1시간 30분동안 무대위 배우들의 열정을 보면 그 이상의 가치도 부여하고픈 마음이 든다.


연극과 영화. 위에서 풀어낸 이야기를 다른 이들에게 하면 어떻게 비교대상이 되냐고 말한다. 맞다. 비교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선택'을 할 수 있는 인간이 비교까지는 아니더라도 비교 비슷한 행위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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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스마일 어게인' 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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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연중인 연극에 출현하는 배우가 이전에 출현했던 작품이 흥행을 하거나, 작품 자체가 높게 평가되면 배우와 관객 모두 기대감과 부담감을 한꺼번에 느끼게 된다.


배우에게는 이전 작품의 명성을 지켜야된다는 부담감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자신에 대한 홍보가 되는 이점이 있고, 관객에게는 일단 믿을 만한 배우와 작품이라는 점과 자칫 너무 큰 기대감에 실망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있다.


연극 '해피투게더'와 '미라클'을 거쳐 탄생한 '스마일 어게인'은 배우들에게는 부담감을 주었을지 몰라도 관객들에게는 믿을만한 배우들의 볼만한 연극 한편을 또 하나 만났다는 기쁨을 주기에 충분했다.


'스마일 어게인'은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일곱가지 이야기로 구성해 보여주는 옴니버스 공연이다. 시한부인생의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 죽음을 맞이한 노부부 이야기, 생애 단 한번이라도 1승을 거두고 싶어하는 삼류복서 이야기 등 죽음과 삶, 그리고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1시간 30분동안 끊임없이 풀어낸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등장하는 연극을 이끌어가는 배우 두 명의 면면이다.


이미 관객 10만명을 넘어선 연극 '미라클'과 여덟번째 앵콜 공연인 '해피투게더'를 통해 실력파 배우임을 확인시킨 양현민과 김희준이 각각 1인 7역씩 14명의 역할을 소화해낸다. 그러나 똑같은 모습은 없다.


이 두 명이 누군지 모르고 간다면 10명 정도의 배우가 등장하는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공연을 제작한 PAMA프로덕션측은 연극을 소개할 때 "배우들을 보라"고 강조해 말한다.


무대와 관객석의 거리가 거의 없다시피한 소극장에서 이들이 열연은 관객들을 웃고 울린다. 여장한 모습으로 등장해서는 배꼽잡는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순식간에 노부부로 변신해 관객 이곳저곳에서 눈물 흘리며 훌쩍거리는 소리가 나오게 만든다.


물론 중간 중간 거부감 일어나는 대사나 몸짓 등도 나온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이는 극의 흐름이지 이들 배우의 극 소화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양현민의 모습은 해피투게더에서 처음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움직임이 이번 것보다 좀더 격렬했기 때문이다. 물론 정적인 연극이 쉽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기억하고 움직이며 내뱉는  행위를 끊임없이 해야한다는 것은 정신적 체력적 소모성이 엄청나다.


양형민·김희준 두 배우는 '스마일 어게인'이 말하는 삶과 죽음에 대해 "(공연을 하면서) 죽음이 꼭 두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에서 나온 삼류복서가 '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하는 것처럼 삶은 열심히 살만한 가치가 있고 또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지금 살아가는 이들 중에 죽음을 맞이해본 사람들은 없다. (간혹 살아났다는 사람이 있지만 난 보지 못했다) 때문에 죽음에 대해서는 막연한 두려움만 있을 뿐이다. 살아가는 이승에 대한 집착이 너무나 강하기에, 저승에 대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기에 늘 두려움을 느끼고 산다.


'스마일 어게인'에서 느껴지는 이런 죽음에 대한 순간은 그러기에 쉽게 웃기만 하면서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아직 설 익은듯한 느낌의 100% 추천작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 90%이상의 감동과 느낌을 가질 것이며 나머지 10%도 어느 순간에 이들 배우들이 채워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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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연습장에서 단원들을 보고있으면 ''대학 동아리''가 생각이 난다. 너무 젊고 발랄하며 활동적이라 5년차 ''기성 극단''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습에 돌입하자 스스로에 맡은 역할에 몰입하는 모습은 거꾸로 오랜 전통의 극단 같았다.


5천명 가까운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젊은 극단 화살표의 젊은 감각의 신파극 ''보고싶습니다''가 장기 공연에 돌입한다.


''보고싶습니다''는 맑고 지고지순한 여자와 주먹을 쓰지만 순정파인 남자의 사랑, 부모오 자식의 사랑, 남매간의 사랑 등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과 사랑의 이야기다.


신파극이기 때문에 ''눈물''이 나오는 장면만 연출되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그 어느 연극보다도 역동적이고 빠른 전개가 이뤄진다. 화살표단원들이 말하는 것처럼 유쾌한 웃음과 진한 감동이 적절히 잘 섞여서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연출을 맡은 정세혁 화살표 대표는 "신파라는 말이 구시대 유물같은 느낌을 주지만,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보고싶습니다''에서 보인 ''퓨전 신파극''은 이를 좀더 현대적으로 꾸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2002년 12월 단막극으로 시작해 2003년, 2004년 공연 당시 10개월간 5만 관객, 객석점유율 97%의 기록을 세운 연극 ''보고싶습니다''는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에서 9월 15일부터 12월 31일까지 공연된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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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습니다'가 정말 재미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재미있다'. 젊은 층에게는 사랑을, 중년층에게는 향수를 준다. 배우들의 열연을 몰입도를 높게 만들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긴장감은 연극 이상의 느낌을 준다.


몇 가지 포인트를 알고 들어가면 더 쉽게 다가갈 것이다.


1. 박카스


2. 프로포즈


3. 사이다향


4. 날씨


5. '보고싶다'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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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괴물'' 목소리의 주인공이자 충무로 조연의 중심에 서있다는 평가를 받는 오달수가 출연한다고 해서 주목받고 있는 연극 ''임차인''. 그러나 연극을 보고 있자면 스타로 부상한 오달수는 사라지고 ''삶''을 다룬 연극다운 연극 한 편만 남는다.


연극 ''여행''의 극작가 윤영선의 2006년 신작 ''임차인''이 대학로에서 관객과 만난다.


돈을 내고 물건을 빌려 쓰는 사람이라는 법률적 용어인 ''임차인''. 줄거리만 본다면 4장으로 구성된 내용에서 임대인(아래층 여자)과 임차인(윗층 여자)이 나오는 1장을 제외하고는 왜 임차인이라는 단어가 극의 주제로 사용되는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연극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이 몸은 있으나 마음은 이곳에 있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사람 간에 주고받는 관계를 설정하는 ''임차인''이라는 단어가 왜 그곳에 알게된다.


젊은 날의 꿈과 좌절에 대한 이야기(1장),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가족간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2장). 낯선 곳에서 정착 하려 하는 여자와 아직은 낯선 곳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남자의 이야기(3장).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여인이 자신의 어렸을 적 추억을 다시금 되찾아 보게 된 이야기(4장)는 각각의 색깔로 극의 주제를 뚜렷하게 만든다.


극을 쓰고 연출을 맡은 윤영선 교수는 연극은 경험한 현실의 반영이라고 말하며 ''임차인''은 "살아가는 삶이 이런 거구나"라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4개의 줄거리중 개성파 배우 ‘오달수’와 함께 연극 ‘라이어’ ‘아트’ 등에서 관객의 배꼽을 빠뜨렸던 배우 ‘박수영’이 한국적인 언어구사로 사실적인 연기를 펼치는 2장(택시기사와 손님)은 최고의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공연을 보고 싶은 분은 누구나 편안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오달수의 말처럼 연극 ‘임차인’은 연극을 보고 싶어하는 이들을 가장 연극다운 연극으로 초대할 것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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