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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만에 '헤어' 단어가 빠진 순수한 이발관에 갔다. 집 근처에 있는 줄도 몰랐던 '연남 이발관". 나이 지긋하신 이발사 분이 운영하신다.

사실 어느 순간 이발관이 주위에서 사라졌다. 이후 헤어샵이 들어서기 사작했고 비용 시간이 모두 이상한 형태로 진행됐다. 특히 남자들의 어색함이란.

그래서일까. '연남 이발관'이 반가웠다. 저녁 7시 30분까지 한다는 것을 전화로 물어보고 7시에 바로 갔다.

옛날 이발관 의자에 앉자 목 주위에 수건을 X자 형태로 꼼꼼하게 얻은 후, 이발 가운을 다시 목에 꼼꼼하게 두른다. 머리에 잔뜩 물을 뿌리신 후 곱게 뒤로 넘긴다. 이후 아주머니가 꼼꼼하게 기계와 가위로 기장을 잡으면, 본격적으로 이발사 어르신이 머리카락을 자르기 시작한다. 정말 꼼꼼하게 말이다.

윗머리카락을 자를 때는 내가 몸을 낮춰야 한다. 헤어샵에서는 의자를 낮추지만, 여기서는 어르신이 "요즘 사람들은 키가 커 허허허" 하시며 어깨를 누르신다.

중학생 조카 키가 180이 넘는다고 하자 놀라며 또 웃으신다.

다 자르면 다시 아주머니가 귀 근처와 목 뒤에 면도 크림을 바른 후, 면도칼로 잔털을 정리해주신다.

이제 하이라이트. 세면대에 가서 수건과 세면 가운을 입고 고개를 숙이면 찬물을 머리를 감겨 주신다. 헤어샵처럼 온도를 묻는 따위의 과정은 없다. 세수까지 시켜주시고, 샤워기로 사정없이 얼굴의 비눗기를 제거해주신다.

과거 어릴 적에 이발관 좀 다녀본 이들은 알 것이다. 지금은 헤어샵에서 친절하게 하지만, 과거에는 이 부분에서 아주머니들이 "가만히 있어"는 절대적이다. 안 그러면 비눗기가 남아있으니 말이다.

끝이 아니다. 자리에 앉으면 능숙하게 머리의 물기를 수건으로 제거해주시고, 쿨하게 빗을 주신다. 알아서 빗고 일어나야 한다. 헤어샵처럼 드라이기 따위는 사용하지 않는다. 헤어크림? 왁스? 따위 묻지 않으신다.

이 모든 과정의 비용은 1만원이다. 그나마도 카드를 안 받으셔서 잔돈을 털어보니 9천원 밖에 없는 것을 보시더니 다음에 오면 달란다. ^^. 물론 바로 집에 가서 천원을 가져왔다.

여기 매력있다. 보통 머리 기를 때까지 헤어샵 잘 안가는데, 여긴 이발관은 왠지 자주 갈 거 같다. ^^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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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해소리